[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골프 vs 파크골프, 당신의 선택은?
김창욱 부산외대 골프대학원 주임교수2025. 2. 9. 18:31
김창욱 부산외대 골프대학원 주임교수
파크골프의 붐은 과거 골프의 붐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대한 파크골프 인구는 파크골프협회 등록회원 18만3788명과 비등록 회원을 포함해 100만 명에 달한다. ‘100만 파크골프시대’가 열린 것이다.
골프와 파크골프는 태생부터 다르다. 골프는 특소세가 붙는 고급 스포츠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종목이다. 반면 파크골프는 자자체에서 제공한 스포츠 복지의 개념에서 시작했으며 대한체육회 엘리트 등록선수가 한 명도 없는 순수 놀이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골프에서 파크골프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뭘까.
먼저 파크골프는 골프보다 스코어에 덜 집착하고 높은 기술이 없더라도 평생 한 번 잡을까 말까 하는 버디를 거의 매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만족감이 높다. 파크골프는 골프처럼 비거리를 크게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도 않는다.
또한 골프보다 쉬운 부킹, 적은 비용, 높은 운동량(카트없이 걷기)을 따져볼 때 가성비 또한 높다. 게다가 파크골프는 입장하는 순서대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쉽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골프를 하다가 파크골프를 하면 골프를 경험하지 않은 파크골퍼보다 훨씬 잘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도 피어난다.
골퍼들 중에는 “내가 파크골프를 어떻게 해”라며 골프 우월주의에 빠져있는 사람도 여전히 많지만 골프가 노령화하는 반면 파크골프는 젊어지고 있어 상당한 인구가 골프에서 파크골프로 이동하고 있다. 파크골프장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398개의 파크골프장이 등록돼 있다. 부산은 현재 등록 파크골프장이 11개에 불과하지만 2026년까지 44개가 추가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건 변화도 파크골프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파크골프대회는 골프대회보다 훨씬 개수가 많으며 상금 규모도 1억 원이 넘는 대회가 많다. 파크골프구단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파크골프 공중파 중계도 예고되고 있다. 예전에 알던 원로 골퍼는 이제 파크골프 구단에 소속돼 1년에 상금만으로도 1억을 넘는 파크골프계의 스타가 되었다. 지난해 필자도 안동에서 열린 파크골프대회 경기진행을 맡았을 때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파크골프 해외투어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골프투어처럼 파크골프투어로 겨울나기를 하는 파크골퍼 인구도 느는 추세다. 스크린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생겨나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대회를 위해서는 공식화된 규정과 경기장 등이 정립돼야 하고, 파크골프 보급을 위한 지도자 배출과 교재의 개발 등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부산은 기온이 겨울에도 따뜻하고 낙동강을 끼고 있는 수준급 파크골프장이 많아 해외 파크골프투어를 부산으로 돌려볼 만하다. 계획된 파크골프장 중 일부는 대회 전용 구장으로 난이도 있게 조성해 상시적으로 대회가 열릴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대회 전용 구장이 조성되면 파크골프투어계에서 많은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밝혔듯 파크골프대회가 골프대회보다 훨씬 많이 개최되며 참가인원도 많고 1개월 정도 체류하며 대회를 준비한다고 하니 파크골프의 확산이 부산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급하는 파크골프 스포츠지도사에 도전해 인생 2막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