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6.15.
역시 흥행이 보장되는 대표배우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있다. 그만큼 몸값이 비싸서, 영화사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 자신의 몸값을 충분히 해내는데도 영화 흥행에 실패하는 것을 단순히 영화배우의 탓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들을 데려다 속된 말로 '본전을 뽑아낸다' 는 실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영화사들의 몫인 것을....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명의 배우는 그만큼 자신들의 몫을 충분히 해내면서도 영화내내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다.
물론,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야말로 요즘 영화에서 성격파 배우(?)로써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정한 배우라서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난 그 조연처럼 등장하는 '강동원' 이라는 배우에 눈길이 많이 간다.
그가 등장한 영화들에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여겨지는데도 영화마다 또 다른 매력을 나타낸다.
이 영화에서는 어둔한 듯하면서도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는 그의 모습처럼, 그런 면을 단단히 보여줄 거라고 믿었으나,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해내는 멋진 보조신부(?)님의 역할을 지켜낸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자신의 모습도 다 보여준다.
중간에 겁이 나서 도망치는 역할도 해내고, 또 용기백배해서 돌아오는 역할까지도 서스럼없이 수행해낸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서양에 처음 등장한 '오멘' 시리즈의 한 면을 가져와서 만들었다.
악마가 사람의 몸속에 깃들어 그 악마와 싸우는 신부들의 모습을 그려냈고, 서양의 영화에서는 대부분 악마의 승리로 꾸준히 영화시리즈를 만들기 위한 배경을 만들어 내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그런 거 없다.
하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로 만들어 내서 흥행하기도 힘들지만, 우리 영화에서까지 그렇게 악마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제 누가 그나마 명맥이나 유지하고 있을 카톨릭 신자가 될 것인가?
기독교회가 부흥하고, 카톨릭은 명맥이나 유지하는 것은 아마도 대중화에 이르지 못한 꽉막힌 카톨릭의 교리가 너무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그에 실망한 대중들이 그들을 관심밖으로 몰아냈기 때문일 거다.
문제는 그들도 알고 있는데, 그 해결방안을 지금의 교리안에서는 풀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일 거다.
하긴 내가 뭐 전문가도 아니고, 그에 운운할 것은 아니지만, 내가 느끼는 게 이렇다면 다른 대부분의 대중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게 아니겠는가? 그럼, 결국 진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대중에게는 거리감이 생기게 되는 거고, 다가갈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친숙한 우리 종교도 아니고, 서양에서 건너온데다, 서양의 어느 누군가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솔직히 너무 멀다.
신이 존재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로 악마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서양의 종교가 세상에 전파되고 세상은 아주 단순했다. 나에게 우군이면 좋은 거고, 아니면 아예 모두 나쁜 것으로 정해서 싸워야 할 상대를 명확히 하니, 고민이 없었다.
그리고 세상은 아주 단순한 논리 아래에서 무진장 번영한 것처럼 보인다.
최소한 물질풍요는 이루어냈으니 말이다.
이젠 조금이나마 복잡한 세상으로 갈 때가 됐다고 느낀 건지, 인간들이 단순한 예전의 논리를 더이상 믿지 않는다.
그러자 여기저기 파생되는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이 세상안에서는 찾을 수 없게 된거다.
악마가 한군데만 있는 것이 아닌 상황인 거다.
세상은 너무 난잡해졌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지금 세상에는 없다고 느낀 순간, 두 계파의 인간이 생겨났다. 될대로 되라식으로 살아가는 종류와, 그래도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어리석어 보이는 종류 말이다.
인간은 멸망하기 전까지 이렇게 티격태격하면서 살게 될 것같다.
영화는 그런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심오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그만큼 영화가 생각하게 하는 면이 강한 심도있는 영화였다는 얘기다.
단순히 영화의 줄거리만 생각하면, 신부와 친한 한 소녀가 악마의 숙주가 되었고, 그걸 쫓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것이지만, 영화내내 보여지는 몇가지 장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세상은 복잡해졌다'.
영화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스토리를 너무 먼 곳에서 가져와서 그런지 영화가 그다지 마음에 닿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