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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역한글: '족보'라는 단어가 구약에 8번, 신약에 4번으로 총 12번 나옵니다. 대신 '세계'가 5번(구약 4, 신약 1), '보계(譜系)'가 17번, '계보'가 1번(창세기 5장 1절) 등장하여 이를 모두 합치면 계통을 뜻하는 단어가 총 35회 사용되었습니다.
개역개정: 번역을 단순화하고 명확하게 다듬으면서 '세계'나 '보계' 같은 어려운 단어 대신 대부분 '족보'나 '계보'로 통일하여 번역했습니다. 그리하여 '족보'라는 단어가 구약에 24번, 신약에 4번으로 총 28회 등장하며, '계보'와 합쳐 총 45회에 걸쳐 족보 관련 용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족보나 계보 외에도 '호적(戶籍)'이라는 단어가 성경에 나옵니다.
구약에서는 에스겔 13장 9절에 단 한 번 사용되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경고하시면서 "내 백성의 공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며 이스라엘 족속의 호적(등록부)에도 기록되지 못하게 하리라"고 하실 때 쓰였습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누가복음 2장에 집중적으로 네 번 나옵니다.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고 하였고, 요셉과 마리아도 다윗의 자손이므로 "호적하러" 베들레헴으로 올라갔다는 기록입니다. 또한 사도행전 5장 37절에서도 가말리엘이 공회원들을 설득하는 말 중에 "호적할 때에 갈릴리의 유다가 일어나 백성을 꾀어 따르게 하다가..."라며 역사적 배경을 언급할 때 한 번 더 등장합니다.
신약 성경에서 '호적' 혹은 '호적하다'에 쓰인 헬라어는 '아포그라페(Apographe, 명사)'와 '아포그라포(Apographo, 동사)'입니다. 이 동사형은 히브리서 12장 23절에서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때 '기록되다'라는 완료형 수동태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의미상으로 족보나 계보가 '가문 내부의 명부'라면, 호적은 동사무소나 관공서에서 관리하는 '공적 등록부'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성경에는 수많은 족보가 들어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다섯 가지 주요 족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5장 (아담의 계보): 죄로 인해 죽음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세대를 이어가며 생명의 약속이 보존되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누구는 몇 세에 누구를 낳았고, 그 후 몇 년을 살며 자녀를 낳았으며 몇 세에 죽었더라"는 정형화된 형식을 지닙니다.
창세기 10장 (노아 후손의 계보): 홍수 이후 노아의 세 아들(셈, 함, 야벳)을 통해 온 세상에 민족들이 어떻게 퍼져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족보입니다. 창세기 5장과 달리 나이는 언급되지 않고 "누구의 아들은 누구며..." 하는 계통 나열 형식을 띱니다.
역대상 1장~9장 (방대한 역사적 계보): 아담부터 시작하여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와 다윗 왕가, 그리고 바벨론 포로기 이후까지의 인물들을 이름 위주로 촘촘히 기록한 성경에서 가장 방대한 족보입니다. 역대상 1장 1절은 짧게 "아담, 셋, 에노스" 세 이름만으로 한 절을 이룹니다.
마태복음 1장 1절~17절 (예수 그리스도의 하향식 계보):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래로 내려와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는 부계 중심의 족보입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하신 메시아 언약이 예수님을 통해 성취되었음을 혈통으로 입증하는 법적 족보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족보에는 여성이 언급되기 힘든 고대 관습을 깨고 다말, 라합, 룻, 밧세바(우리아의 아내) 등 이방인이거나 흠이 있는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혈통이나 자격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죄인을 품으신다는 복음의 메시지를 내포합니다.
누가복음 3장 23절~38절 (예수 그리스도의 상향식 계보): 예수님으로부터 시작하여 위로 거슬러 올라가 다윗, 아브라함, 아담을 지나 최종적으로 "그 위는 하나님이시니라"까지 연결되는 족보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하나님까지 총 77대로 이어지는 이 상향식 족보는, 마리아를 통한 모계 중심의 계보로 해석됩니다. 예수님이 유대인만의 구주가 아니라 아담의 후손인 온 인류의 보편적 구주이심을 강조합니다.
마태복음의 하향식 족보(부계)와 누가복음의 상향식 족보(모계)는 다윗 왕에게서 서로 만납니다. 부계로는 솔로몬을 통해 요셉으로 내려오고, 모계로는 다윗의 또 다른 아들인 나단을 통해 마리아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어느 쪽으로 보나 예수 그리스도가 다윗의 자손이심이 명백히 입증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초기 흐름을 요약해 보면, 아담과 하와에게서 가인, 아벨, 셋이 태어났고 그중 셋의 계통(에노스, 게난, 마할랄렐, 야렛, 에녹, 므두셀라, 라멕)을 통해 노아가 나옵니다. 홍수 이후 노아의 아들 중 야벳은 유럽으로, 함은 아프리카로, 셈은 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갔으며, 셈의 계보에서 데라를 거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가계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서 약속의 아들 이삭이 태어났고,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서 야곱이 태어났습니다. 야곱은 레아, 라헬, 실바, 빌하를 통해 12명의 아들을 낳았으며, 이들이 이스라엘 12지파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이 방대한 족보의 흐름을 다윗 왕가를 기점으로 한 번 더 도식으로 이해하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 다 윗 왕 ] │ ┌─────────────┴─────────────┐ (솔로몬 계열) (나단 계열) │ │ [ 부계 하향식 ] [ 모계 상향식 ] (마태복음 족보) (누가복음 족보) │ │ [ 요 셉 ] [ 마 리 아 ] └─────────────┬─────────────┘ │ [ 예수 그리스도 ]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 이어지던 계보는 다윗 대에서 솔로몬 왕가(왕위를 잇는 법적 계보)와 나단 가문(생물학적 혈통 계보)으로 갈라졌다가, 최종적으로 요셉과 마리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다시 온전히 하나로 만납니다.
오늘날 스스로 메시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지만, 그들은 메시아가 될 수 없습니다. 구약의 예언대로 아브라함과 다윗의 합당한 혈통적 족보를 지니지 못했고, 미가서 5장 2절의 예언대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이사야 7장 14절이나 창세기 3장 15절의 약속대로 동정녀의 몸에서 여인의 후손으로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촘촘히 기록된 이 족보야말로 예수님이 참 메시아이심을 증명하는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이 족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신학적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역사적 실제성: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허구나 신화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실제 인물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입증합니다.
언약의 신실성: 메시아의 혈통이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단절되지 않고 보존되었는지 보여줌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됨을 보여줍니다.
세대를 초월하는 은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시간표에 따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묵묵히 이어져 마침내 성취됩니다.
우리의 영적 소속감: 갈라디아서 3장 29절 말씀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의 것이 되면 믿음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어 구원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고 약속된 하늘의 유업을 함께 이을 자가 됩니다.
사실 저도 문중에서 제작해 준 '남씨 대동보'라는 개인 가문 족보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받아두고 오랜 세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다가, 이번 강의를 준비하며 제 이름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족보를 펼쳐보니 종손인 제 이름(남대극)과 동생들의 이름, 그리고 선조들의 함자가 한자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 족보를 보면 자손들의 돌림자(항렬)를 통해 가문의 질서와 세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족보는 가문 안에서 질서를 세우거나 조상을 기억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만, 우리에게 구원을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세상의 혈통을 지나치게 자랑하고 따지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 1장 4절에서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디도서 3장 9절에서도 "어리석은 변론과 족보 이야기와 분쟁과 율법에 대한 다툼은 피하라 이것은 무익한 것이요 헛된 것이니라"고 강력히 권면했습니다.
바울이 족보 이야기에 부정적이었던 이유는 명백합니다. 가문과 혈통을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끼리끼리 파벌을 조성하게 되고, 항렬과 촌수를 앞세워 남을 대접하거나 무시하기 쉬우며, 결국 족벌주의와 정실주의에 빠져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한 형제자매라는 연합 정신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족보를 대할 때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개념이 바로 '세대(世代)'입니다. 세대는 보통 한 대(代)인 약 30년의 세월을 말합니다.
한자어 세(世)와 대(代)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한학에 따르면, '세'는 시조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헤아리는 내림차순(1세, 2세, 3세...)의 개념이고, '대'는 기준이 되는 인물로부터 위로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며 헤아리는 오름차순(3대조, 4대조...)의 개념입니다. 대를 셀 때는 기준이 되는 본인을 포함하여 헤아리며, 직책의 순번을 나타낼 때도 '제10대 대통령'처럼 대를 사용합니다.
이 구분의 관점에서 성경 번역을 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유다서 14절에 에녹을 가리켜 개역한글판은 "아담의 칠세 손 에녹"이라고 정확하게 번역한 반면, 개역개정판은 이를 "아담의 칠대 손 에녹"이라고 수정했습니다. 대수를 세는 규칙상 자기를 포함해야 하므로 '칠세 손'이 훨씬 명확한 한글 표현인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에스라 7장 1절에서 5절에 나오는 에스라의 계보 번역에서도 세(世)와 대(代)의 오용과 더불어 오차가 발견됩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에스라를 가리켜 "그는 스라야의 아들이요 아사랴의 손자요 힐기야의 증손이요 살룸의 현손이요 사독의 5대 손이요 아이두의 6대 손이요... 아론의 16대 손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히브리어 원문은 매우 단순하게 "벤 스라야(스라야의 아들), 벤 아사랴(아사랴의 아들), 벤 힐기야..." 형식으로 '벤(Ben, ~의 아들)'이라는 단어만 반복될 뿐, 숫자는 전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번역자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숫자를 임의로 계산하여 보충한 것입니다.
문제는 숫자를 계산할 때 기준인 에스라 본인을 빠뜨리고 계산하여 '5대 손'이 아니라 원래는 '6세 손'으로 번역했어야 맞으며, 마지막 대제사장 아론과의 관계도 '16대 손'이 아니라 '17세 손'이 되어야 정확합니다. 이처럼 새(世) 대신 대(代)를 잘못 썼을 뿐만 아니라 대수 자체도 한 대씩 어긋나게 번역한 다소 엉성한 번역입니다.
중국어 성경이나 일본어 성경을 찾아보면 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 현명하게 번역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어 성경은 "에스라는 스라야의 아들이고 스라야는 아사랴의 아들이며 아사랴는 힐기야의 아들이고..." 하는 식으로 원어의 의미를 그대로 살려 '누구의 아들'이라는 관계만 매끄럽게 반복 기술했습니다. 일본어 성경 역시 원문에 없는 연결 고리를 자연스럽게 보충하면서 대수 숫자를 억지로 표기하여 발생하는 번역상의 오류를 피했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우리말 성경 번역에서 개역한글판은 족보와 관련된 용어(세계, 보계, 계보, 족보)를 다양하게 혼용했으나, 개역개정판은 '족보'와 '계보' 두 가지 단어로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둘째, 성경의 수많은 계보 중 핵심은 인류의 기원을 보여주는 역대상의 족보와,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입증하는 마태복음 1장 및 누가복음 3장의 그리스도 족보입니다.
셋째, 성경의 족보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된 구주이심을 혈통적으로 완벽히 증명합니다.
넷째, 족보는 하나님이 허황된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역사 속 실제 인물들을 통해 구원 역사를 한 걸음씩 이루어 오셨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결국 성경은 온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아의 오심과 그 혈통을 집요하고 상세하게 추적하여 기록한 '위대한 하나의 족보책'입니다. 이름도 생소하고 읽기 힘든 수많은 인물의 명단이 성경에 빼곡히 기록되어 있는 이유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계보를 통해 마침내 이 땅에 도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적 성취가 얼마나 신실하고 명확한지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혈통과 가문을 자랑하는 무익한 변론을 그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적 족보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린 하늘 시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178번째 족보에 대한 강의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른 주제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핵심 요약 정리
성경과 족보(Genealogy)의 의의
성경은 구약의 여러 계보를 거쳐 예수 그리스도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스도의 거대한 족보책'임.
족보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역사적 실제 인물들과 신실한 언약 성취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확고한 역사적 증거물임.
신약에 계시된 예수 그리스도의 두 족보
마태복음 1장 (부계 하향식): 아브라함부터 예수까지 내려가며, 법적 왕위 계승과 메시아적 자격을 다말, 라합, 룻, 밧세바 등 이방인이자 흠 있는 여인들을 포함하여 은혜의 복음으로 입증함.
누가복음 3장 (모계 상향식): 예수로부터 하나님까지 77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예수님이 온 인류(아담의 후손)를 구원할 보편적 구주이심을 강조함.
두 족보는 다윗 왕가에서 각각 솔로몬(부계)과 나단(모계)의 갈래로 나뉘었다가 예수에게서 완벽히 통합됨.
족보에 대한 사도 바울의 경계
가문과 혈통, 항렬과 촌수를 지나치게 따지는 것은 파벌을 조성하고 복음의 연합을 해치며 무익한 변론을 낳을 뿐이므로, 족보나 신화에 몰두하는 세속적인 태도를 철저히 경계함 (디모데전서 1:4, 디도서 3:9).
번역상의 세(世)와 대(代) 오류 바로잡기
'세(世)'는 시조로부터 내려가는 순서이고, '대(代)'는 자신을 포함하여 위로 거슬러 올라가는 순서임.
에스라 7장의 계보 번역은 실제 원문에는 숫자가 없음에도 번역자들이 숫자를 계산해 넣는 과정에서 에스라 본인을 누락하여 대수가 하나씩 밀리는 오류를 범함 (5대 손 → 6세 손, 16대 손 → 17세 손이 정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