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이랑 맑은 물결
거울처럼 빛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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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頃澄波一鑑光
천경징파일감광
천 이랑의 맑은 물결
거울처럼 빛나구나.
谷欄斜倚賦滄浪
곡난사의부창랑
굽은 난간에 기대
창랑가를 읊어보네.
葮霞兩岸西風急
단하양안서풍급
갈대밭 양쪽 언덕에
갈바람이 거센데
無數飛帆亂夕陽
무수비범난석양
무수한 돛배들이
어지럽게 석양에 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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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강을 바라보고
창랑가를 읊어본다는
이 시는
조선조의 서도대가로 알려진
한석봉
(韓石峯:1470~1532)의 시이다.
창랑은
굴원의 어부사에 나오는 말로
창랑가(滄浪歌)를 뜻하는 말이다.
창랑가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민요의 하나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탁하면
내 발을 씻는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濯兮
可以濯吾足)”
구절은
인생의 모든 일은
자연이 돌아가는 대로
맡겨야 한다는 뜻을
노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말하자면
상황에 따라
인간의 처신이 달라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라는 의미이다.
석봉(石峯: 본명 韓濩)은
명종 때 진사시에 합격하여
탁월한 글씨 덕분에
사자관(寫字官)이 되어
국가의 여러 문서와
명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도맡아 썼다.
중국에 사신이 갈 때도
사서관으로 따라가기도 했다.
나중에는
흡곡현령과
가평군수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조선조에 성행했던
조맹부의 글씨체를 따르지 않고
왕희지 필법을 구사했다.
워낙 글을 많이 써
필력이 산을 무너뜨린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그의 글씨가
속되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서사관체라는
특유의 서체가 나오고,
서도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수많은 비석의 비문을 썼다.
그리하여
역대서예가 중
금석문의 필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ㅡ지안스님 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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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이랑의 맑은 물결
거울처럼 빛나구나.
굽은 난간에 기대
창랑가를 읊어보네.
갈대밭 양쪽 언덕에
갈바람이 거센데
무수한 돛배들이
어지럽게 석양에 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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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詩, 그 숲속 거닐기
천 이랑 맑은 물결 거울처럼 빛나구나
發菩提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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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9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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