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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걷기 명소화 강변 휘감는 회룡포~삼강…제주 올레길 견줄 녹색길로 | ||||||||||||||||||||||||||||||||||||||||||||||||||||
예부터 물맛 좋기로 소문난 예천. 세 곳에서 흘러든 물줄기가 삼강리에서 만난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내성천, 죽월산(충북)의 금천, 그리고 안동댐을 지난 낙동강이다. '육지 속의 섬' 회룡포마을을 찾아 금빛 모래톱 비경을 감상하고 삼강리 낙동강변 삼강주막에서 시원한 막걸리에 부침개를 맛볼 수 있다. 이런 지형적 장점을 배경으로 예천군이 만든 것이 바로 '삼강~회룡포 강변길'이다.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연계하는 각종 개발사업과 삼강리 일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녹색문화상생벨트 사업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싣는다.
◆강물 휘감아 도는 그림 같은 마을 '회룡포'와 '삼강주막' 낙동강과 소백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경북 내륙 예천. 그래서 어느 농촌지역보다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보다 강물이 마을을 휘감은 모습이 훨씬 더 그림 같다.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회룡포마을은 낙동강 지류 맑은 내성천이 마을을 태극모양으로 에워싸고 있다. 영락없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하회마을에는 서애 선생의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회룡포마을에는 그런 사대부의 거창한 유산은 없다. 하지만 고향의 정취가 그대로다. 그래서 더욱 시골맛이 나고 전형적인 농촌 냄새가 짙은 곳이다. 회룡포 가는 길은 용문면 소재지에서 승용차로 10분 정도. 향석리 장안사 절 밑까지 승용차가 올라갈 수 있다. 차에서 내려 비룡산 등산로를 따라 5분이면 바로 비룡산 전망대에 이른다. 가슴이 탁 트인다. 회룡포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 아래 백사장이 눈이 시리도록 깨끗하다. 회룡포를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은 금천과 합치고 다시 낙동강을 만나 큰물이 된다. 삼강리(풍양면)는 바로 이 세 줄기의 물이 합쳐지는 곳이다. 하류에 영풍교가 놓인 후 나루터와 나룻배 뱃사공이 사라졌다. 요즘은 삼강주막에서 회룡대를 갈 수 있도록 하는 '비룡교'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다리가 준공되면 삼강주막과 회룡포가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다. 변함없이 나루터를 지키는 1천300리 낙동강 유일한 주막집인 삼강주막. 110년 전통의 삼강주막 2대 주모였던 유옥연 할머니가 2005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자 2007년 허물어져 가던 주막을 현대식으로 복원해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배추전과 손두부, 메밀묵에 막걸리 등 한상차림의 가격은 불과 1만2천원, 단연 인기다. 주말이면 하루 평균 1천~2천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예천군 장원호 관광개발담당은 "낙동강과 내성천변의 아름다운 생태자원과 역사, 문화자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회룡포 일원을 제주도 '올레길'과 버금가는 녹색길로 조성하고, 인근 삼강주막과 연계해 예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삼강~회룡포 '강변길' 예천군이 국가명승지인 회룡포와 삼강주막 등 낙동강과 내성천의 수변공간을 활용해 만든 것이 바로 '삼강~회룡포 강변길'이다. '삼강~회룡포 강변길'은 삼강주막에서 출발해 비룡교~사림골~용포마을~제1 뿅뿅다리~회룡포~제2 뿅뿅다리~용주시비~회룡교~성저교~성저마을~원산성~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으로 이어진다. 모두 13.65㎞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이 구간은 삼강주막과 용포마을을 잇는 비룡교가 내년 8월 완공되면 걸을 수 있다. 지금은 용주시비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걸어보는 것이 좋다. 한 바퀴 돌아오는 데 4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갈림길 곳곳에 안내판이 갈 길을 알려준다. 용주시비 주차장에 내리면 가장 먼저 내성천 물줄기가 나그네를 맞는다. 강 건너에는 기암절벽 사이로 수많은 소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 사이로 불어오는 강바람은 걷는 이의 가슴과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폭 50m는 족히 될 만한 모래사장은 신발을 벗고 걸으면 더욱 좋다. 성저마을을 지나면 원산성 숲길이다. 원산성은 삼한시대부터 유명한 격전지 중 한 곳이었다. 돌과 흙을 쌓아올린 이 성 주위에는 많은 고분이 흩어져 있으며 봉수대가 남아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삼강앞봉 조망대에 이른다. 옛날 삼강나루를 오가던 보부상과 사공들이 허기진 배를 달래고 지친 몸을 쉬던 삼강주막이 삼강교 옆으로 조그맣게 보인다. 조금만 더 걸으면 비룡교 공사 현장을 지나고 탁 트인 야외 광장에서 능선을 조심스레 타고 사림재에 오른다. 사림재 아래 용포마을로 들어서자 다 쓰러져가는 집 한 채가 눈에 밟힌다.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물 건너 산비탈 마을에 터를 잡았으며, 이제는 휑하니 빈집만 남게 됐을까.
내성천을 건너서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려면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공사장에서 임시 통로를 만들 때 쓰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을 이어붙여 만든 다리다. 이 다리가 생긴 것도 20여 년밖에 안 됐다. 그전에는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을 건너야 했다. 그처럼 오지였으니 한때 임시 귀향처로 쓰였을 법하고, 6`25전쟁 당시 피란처였다는 말도 이해가 된다. 인적이 없던 이 외진 곳에 사람이 들어온 것은 조선 고종 때. 경북 의성에 살던 경주 김씨 일가가 소나무를 베고 밭을 일구었다고 한다. 한때 이곳이 ‘의성포’로 불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를 바깥세상과 이어주는 두 개의 뿅뿅다리를 건너면 처음 출발했던 용주시비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차에 오르기 전 '용주시비'라는 안내판을 따라 잠시 오르면 그곳에 구계(龜溪) 김영락(1831~1906)의 '용주팔경시비'가 있다. 한때 용주로 불렸던 용궁 일대의 절경 8곳을 노래한 것이다. ◆물과 산, 숲길을 동시에 감상 '비룡산 등산로' 강변길보다 조금 힘든 코스지만 물과 산, 숲길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참살이를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알맞은 맞춤형 길이 있다. 용주시비 주차장에서 출발해 장안사~회룡대~봉수대~원산성~삼강앞봉~의자봉~적석봉~사림봉~사림재~용포마을~회룡포~용주시비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모두 10.65㎞로 4시간이 소요된다. 이 길은 굽이치는 내성천과 회룡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 회룡포가 다시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의 등산 동호인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 가는 구간 곳곳에 산악회 리본이 매달려 있는데 얼핏 봐도 10여 개는 넘는다. 관광 삼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안사로 오른 뒤 회룡대만 구경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그래서는 참맛을 알 수 없다. 다소 힘은 들지만 이 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다. 용주시비 주차장에서 쉼터를 지나 가파른 시멘트 길을 걷다 보면 장안사 절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나무 계단길을 따라 400여m 오르면 회룡대에 도착한다. 굽이치는 내성천과 회룡포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을 둘러싼 금빛 모래사장은 금방이라도 뛰어가 뒹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회룡대 난간과 기둥 곳곳에는 낙서가 가득하다. 연인들이 찾아와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남긴 사연들이다. 이곳에서 사랑을 염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돌아가는 물줄기와 회룡포가 태극의 음과 양처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회룡포 바로 건너편에 야트막하게 자리 잡은 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산봉우리 서너 개가 있는데, 그 가운데 산봉우리와 골짜기 모양이 영락없는 '♡' 모양이다. 봉수대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낙동강, 내성천, 금천(錦川)이 합쳐지는 삼강을 굽어볼 수 있는 원산성 절벽이 나온다. 이어 삼강앞봉, 의자봉, 적석봉, 사림봉까지 능선을 내닫고 사림재를 통해 용포마을로 내려오고 내성천을 건너 회룡포마을을 지나면 다시 출발점인 용주시비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 코스는 걷는 데 5시간이 소요된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여행정보 팁 ▷또 다른 길 -삼강주막~비룡교(공사 중)~사림골~용포마을~회룡포~용주시비~장안사~용포대~삼강앞봉~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 모두 9㎞(3시간 30분 소요) -삼강주막~비룡교(공사 중)~사림골~용포마을~회룡대~용주시비~회룡포~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 모두 7㎞(2시간 소요) ▷숙박(회룡포마을)=황토마을(054-655-3973), 여울마을(054-655-7120), 회룡포쉼터(054-655-9143) ▷먹거리(용궁순대)=용궁순대(054-655-4554), 박달식당(054-652-0522), 단골식당(054-653-6126) **사진설명=삼강~회룡포 강변길 파란색 코스=13.65㎞(4시간) 삼강주막⇒비룡교(공사 중)⇒사림골⇒용포마을⇒회룡포⇒용주시비⇒성저마을⇒원산성⇒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 보라색 코스=9㎞(3시간 30분) 삼강주막 ⇒비룡교(공사중)⇒사림골⇒용포마을⇒회룡포⇒용주시비⇒장안사⇒용포대⇒삼강앞봉⇒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 노란색 코스=7㎞(2시간) 삼강주막⇒비룡교(공사 중)⇒사림골⇒용포마을⇒회룡포⇒용주시비⇒회룡포⇒야외무대 및 광장⇒삼강주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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