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하는 <가을의 기도>는 김현승(金顯承․1913-1975) 작사, 김영준((金永駿)․1942~ ) 작곡의 가곡이다.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는 1956년 ‘문학예술’지에 발표 되었다.
이 시는 절대자에 대한 기도(祈禱)와 사랑, 절대자(絶對者)를 향하게 하는 완전한 고독(孤獨)에 대한 소망(所望)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소망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일반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1,2,3연에서 가을은 각각 낙엽이 지는 명상(冥想)의 계절-풍성한 열매가 맺는 결실(結實)의 계절-누군가를 찾게 하는 고독(孤獨)의 계절로 그려진다. 이 시의 시상(詩想)은 이렇게 3연을 향해 집중되어 있으며, 마지막 구절(句節)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가 작품의 중심적인 시구라 할 수 있다.
김영준은 이곡을 2009년에 발표하였다. 가을을 가장 좋아하여 이 시를 꼭 가곡으로 만들고 싶은 강한
충동(衝動)을 느꼈다 한다.
이 시의 첫 번 째 단락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두 번째 단락은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세 번 째 단락은 ‘가을에는 홀로 있게 하소서’로 나누어진 것으로 해석하였다. 그리고 첫 번 째 단락에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를 더욱 강조하고 싶은 생각에서 다른 멜로디로 2회 반복해서 부르도록 하였다,
곡 중 박자표가 3/4과 4/4가 혼용된 것이나, 붙임줄을 사용하여 당김음(Syncopation)을 활용한 것도 또
하나의 의도였다고 한다.
김현승은 평안남도 평양(平壤) 출생으로, 아호(雅號) ‘다형(茶兄)’ 으로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
김창국(金昶國) 목사의 2男으로 부친을 따라 7세부터 전남 광주에서 성장했다. 숭실전문 문과를 졸업했다.
숭실전문 재학 때 양주동(梁柱東) 교수의 소개로 시 두 편이 동아일보에 발표되어 문단에 나왔다. 조선대학교, 숭전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김영준은 경기도 양평(楊平)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작곡과 졸업 후 중․고등학교 교원으로 근무하였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작곡가로 한국음악협회 양평군지부장을 역임하였다.
이 곡이 세상에 알려 지면서 그 간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과 다시금 연락을 하며 지내게 되었고, 모르는
이들에게서도 소중한 인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양평 출신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역임한 강영우(姜永祐․1944~2012) 박사가 이 곡의
음반을 받고 기뻐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가슴에 남는다고 한다.
이 가곡을 소프라노 ‘안미순(安美順․1971~ )’이 악상에 맞게 잘 표현하여 부르는 것을 인터넷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준 작곡가의 딸인 현대음악작곡가 김지현(金池賢․1972~ )은 이화여대와 대학원 졸업 후 독일 쾰른(Kὅln)대학과 에센(Essen)대학 졸업 후 전남대학교예술대학 출강을 하였고, 현재 가천대학교(嘉泉大學校)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로 작곡한 안정준, 김승일, 김종태의 곡도 있다.
한편, 2013년 9월 25일에, ‘다형김현승시인기념사업회(茶兄金顯承詩人記念事業會)’가 ‘다형 김현승 탄생
100주년 기념대전’을 개최하였다. 이날 ‘다형 김현승 전집’을 출간하여 참석자들에게 무료 배포하였다.
이 기념사업회는 2009년에 발족하여 해마다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광주․전남우리가곡부르기 제91회 음악회(2016.10.03)’가 ‘가을에는 기도하고 사랑하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김영준 작곡의 가을의 기도가 다 함께 배우고 연주하는 곡으로 프로그램 속에 진행되었다.
-이 자료는 한국보학문화연구회가 매년 발행하는 '보학연구 제35집(2019)'에 '한국 노래 부르기 제8회/한국가곡 이야기(2)'로 게재된 필자의 글입니다.-
첫댓글 가을의 기도를 안정준이 아닌 다른 작곡가의 노래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많은 분들이 애창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현승 시인의 시 '가을의 기도'를 이미 여러 작곡가가 작곡하였는데, 김영준 작곡가의 곡은 2009년에 발표되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이라 생각됩니다. 곡의 흐름이 조용히 사색적이라 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