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가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지난 3월 말, 벚꽃 축제 시작하였던 이곳에 불과 열흘도 되지않아, 벚꽃은 바람결에 비오듯 떨어지고 있다.
4월 초순이 채 가기도 전에, 송해공원의 벚꽃은 절정을 지나서 낙하하고 있다.
2.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흐르는 저 하천의 물도 강을 지나 언젠가는 바다에 이를 것이다.
인생도 流水(유수)같이 흘러 바다에 이르듯, 내 나이 벌써 70이 넘었다.
이제 어깨가 굽어지고 허리, 다리도 약해졌는지 오래 걷기가 힘이든다. 걸음도 자꾸 느려짐을 느낀다.
3. 저 나무는 일년을 순환으로 내년에도 봄이 되면 다시 꽃을 피울 것이나, 우리네 인생은 한번 청춘이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 人生無常(인생무상) 이로다! 하루 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귀한 날이다.
온전하게 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작은 日常(일상)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4. 젊은 날은 몰랐었다. 이렇게 빨리 세월가고 늙어갈 줄을, 한 때는 자신만만하여 자만하였고, 무슨 일이든밀어붙이고, 좌충우돌 실패로 낙심도 하었다.
배움을 등한시 하고 놀기와 낭만에 젖고, 사랑 구하기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좌절과 방황도 하였다.
5. 그러다가 대학 4학년때, 가슴에 病병(폐결핵)을 얻어 스님이 되고 싶어 무작정 山으로 뛰어들었다.
불교 서적을 많이 읽으며 심취하였고, 어설픈 禪(선)을 해 보기도 하였다.
마장이 들어 혼돈속에 헤메다가, 아버지의 訃音부음을 듣고, 집으로 가니, 다음 날이 三憂祭(삼우제)를 앞둔 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불효막심한 자식으로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고 통곡하였다. 하산시에 주지 스님이 주신 장엄염불 책을 보면서 집에서나 삼우제 가는 길에서나 산소에서
나무 아미타불' 염불이 저절로 가슴을 타고 흘러나왔다.
6. 못다한 장남으로서의 도리와 이복 누나들의 차별과 시기에서 억눌려 있던 서러움까지 밷어낸 염불이었을 것이다.
산에서 홀로 참선한다고 하거나, 미친듯 뛰어다닌 기행을 스님들이 보시고, "이 학생은 출가시켜야 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하면서 모친과 상의하였다.
모친은 "집에 큰 일이 났으니, 집에가서 큰 일을 치르고 나서, 출가 시키겠다"고 하시고, 나를 데리고 집에 오게 하였다.
그 날이 아버지 삼일장을 치른 다음 날이었다.
산소에서 아버지의 삼우제를 지른 후, 남은 대학4학년의 학기일정을 마치고, 졸업하고 취업하게 되어, 나의 출가 계획은 무산되어 버렸다.
7. 직장생활이 20년간 이어지고, 40대 전반에 불교와의 끊어진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한국 불교대학 입학, 조계종 포교사 자격 취득으로 삶의 목표가 바뀌게 된다.
중고등학교 일요법회 지도법사, 용연사 청년회 지도법사 활동을 하면서 스님으로 출가의 꿈을 키워갔다.
8. 49세 말에 출가의 뜻을 집에 고하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출가하여 바로 행자시절로 들어갔다. 기본 승가교육을 받고, 50세 여름에 승려증을 받게 되었다.
스님이 되어 15년간은 두문불출하여 기도 정진에 몰두 하였다.
어느덧, 20여 년이 번개같이 지나가 버렸다.
9. 2019년 7월 이곳, 달성군 화원읍으로 이전해 온, 이후부터는 포교를 위해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주역사주 인생상담 전문가가 되었다. 사주 상담 밴드도 운영하고 있고, 노인복지관에 열심히 다니고 있고, 초등학교 ㆍ고등학교와 군대동기들 모임에도 빠짐없이 다니고, 작년에는 파크 골프 동우회 초대회장도 엮임하기도 하였다.
10. 이 나이들어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니, 젊었던 紅顔(홍안)의 청춘시기도, 열흘도 채 못가서 바람따라 미련없이 떨어지는 벚꽃의 落花(낙화) 모습 마저도 아름다워 보인다.
내 남은 여생도 마지막까지 붉은색을 유지하는 저 꽃들같이 열정적으로 살다가, 비오고 바람불며는 그대로 몸을 맡겨 미련없이 떨어지리다.
一期一會(일기일회)의 삶이다. 매 순간이 마지막 기회이니, 지금에 至誠(지성)다해 살아갈 뿐이다.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지만, 바람따라 떨어지는 저 꽃잎도 아름답구나!
♡추 신
'花無十日紅'은 남송 시인 양만리의 詩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는 ‘권불십년(權不十年)’과 함께 권세·성공의 무상함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