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邱는 祝福받은 땅
대구는 전형적인 분지(盆地)다.
넓은 평야를 중심에 두고 주변은 산지로 큰 솥과 같은 모양이다.
금오산~보현산에 이르는 산지와 가야산~비슬산~최정산~선의산~주사산~단석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으로 인해 비구름의 통과가 적고 건조하며,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추워 기온의 연교차가 심하다. 연평균 기온은 13.7℃. 가장 더운 8월의 평균기온은 26.1℃, 가장 추운 1월은 0.2℃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027.9mm에 불과하여 전국에서 더운 지역 가운데 하나로 분지기후를 갖고 있다.
분지기후로 덥고 춥기는 하나 자연재해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전영권교수는 "신라 신문왕 때 경주에서 대구로 천도하려고 한 것은 사방을 둘러싼 산 덕분에 바다에서 몰려오는 비구름이 들어올 수 없는 덕분으로 살만한 곳이라는 이야기가 「택리지」에서도 나온다고 했다.
아무리 태풍이 와도 대구에 큰 피해가 없고, 가뭄이 와도 고갈된 적이 없으며 지진도 나지 않았다는 점 등은 대구가 기후에서 축복받은 도시라는 점을 입증한다는 게 전 교수의 얘기다.
◆ 다시 쓰는 盆地論
「대구는 盆地여서 변화를 싫어한다.」
「대구는 분지적 사고 때문에 발전이 어렵다.」는 분지적 思考를 들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듯 하나 꼭 그런 얘기는 아니다.
서울도 대표적인 분지도시이지만 분지여서 변화를 싫어한다거나 둔감하다고 지적하지는 않는다.
대구는 대한민국을 이끈 리딩 코리아(Leading Korea)의 도시였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분연히 일어났고 근대화`산업화를 이끈 도시가 대구였다.
누구보다 변화를 앞장서 주도했다. 대구가 이 나라를, 시대 변화를 이끈 도시인 만큼 '분지여서 변화를 싫어한다'는 틀로 대구를 가둘 수 없다.
대구는 낙동강이란 수로(水路)를 통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도시였다.
例로,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를 들 수 있다.
1900년 3월 낙동강을 타고 사문진 나루(대구 달성군 화원)를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왔다. 여기에 대구가 팔공산과 같은 명산을 가까이 갖게 된 것도 분지도시이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발전 용광로
그릇을 닮은 분지에는 무엇인가 고이게 마련. 물이 그릇에 담기는 것처럼 분지에도 사람들이 담기게 되고 정신이 고이게 되는 것이다. 고이는 것을 정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응축'(condensation`凝縮)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대구분지에 응축된 것이 바로 대구정신이다.
나라를 걱정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대구정신의 토대를 분지란 자연환경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 사람들이 화끈하고 뜨거운 기질을 갖게 된 것도 분지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대구분지는 뜨거운 '鎔鑛爐'(blast furnace) 역할을 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구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나거나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루 역할을 한 것도 분지란 토양위에서 나라 사랑 정신으로 똘똘 뭉친 덕분이다.
대구분지가 대구만의 독특한 문화, 정신을 낳은 용광로가 된 것이다.
이것이 국채보상운동과 2`28운동을 태동케 한 밑바탕이 됐다.
분지란 편협한 사고의 틀로 대구를 가둘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발현된 대구정신을 찾고 제대로 이어받는 것이 대구 발전의 또 다른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청암: 대구매일자료 편집]
大邱盆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