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해운대경관을 위해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도시 및 자연경관 로드맵 제시해야
‘해가 울면?’ 답은 ‘해운대’다. 아재개그의 정답이지만 남 말이 아니다. 해운대가 울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자부하던 해운대가 그 위상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해운대 해수욕장 피서객이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 집계방법에 따라 수치는 달라도 엄연한 사실이다.
반면 송도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여름 부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해운대와 송정이 전년 대비 각각 5.4%와 3.9%가 감소한 반면, 송도는 10% 증가하고 다대포는 2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연합뉴스). 해운대의 숙박시설과 관광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그 원인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해운대에는 송도나 다대포에 비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송도해수욕장에는 케이블카, 해상다이빙대, 구름산책로 등이 조성됐고, 다대포해수욕장은 부산도시철도가 연장되면서 관광 인프라와 접근성이 편리해졌다. 하지만 해운대해수욕장은 꽉 막히는 교통과 부족한 주차시설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유인할 인프라에는 큰 변화가 별로 없다고 관광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물론 해운대는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도시경관도 뛰어나다. 대표적인 곳이 센텀시티와 마린시티이다. 이 지역은 고층빌딩의 마천루와 쇼핑센터를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묶어두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해운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곳곳의 관광명소를 찾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도시경관 꾸미기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감천문화마을 성공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재송, 반여, 반송동에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아름다운 경관을 꾸밀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다.

꽉 막히는 교통과 부족한 주차시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부족한 해운대경관 <사진 : 이진수 명예기자>
● 경관법을 아십니까?
최근에 이르러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해운대구 역시 부산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며 도시경관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왔다. 해수욕장으로만 알려져 있던 해운대에 거대한 복합산업단지와 주거단지, 관광시설 등이 들어서고, APEC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적인 행사가 열릴 정도로 해운대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도시가 되었다. 이제는 부산을 말하면 해운대가 가장 먼저 언급될 정도이다.
그러나 빠른 성장의 그늘에는 앞으로 극복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쌓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강원도 동해안으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관광도시 해운대의 위상은 점점 떨어질 수도 있다. 관광객들이 해운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곳곳의 관광명소를 찾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광자원을 묶어 상승효과를 거두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7년, 도시의 역사·문화·자연 등을 보전하기 위한 ‘경관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우수한 경관을 발굴하여 지원·육성하여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은 경관자원을 조사한 뒤 걷고 싶은 거리, 야간경관, 지역녹화 등의 경관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또한 민간과 공공의 합의를 통해 건축물의 디자인과 색깔은 물론 역사·문화·자연보전 등의 내용을 담은 경관협정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07년 경관법을 만든 이후, 금년 3월 다소 늦게 해운대구 경관조례가 만들어졌다. 그런 만큼 해운대구는 더욱 경쟁력 있는 도시경관과 자연경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는 비행장 터와 매립지에 새롭게 개발한 도시인 반면, 신도시와 재송동, 반여동, 반송동은 나름대로의 지역경관 조성계획을 세워 보존·재생·활용해야 할 지역이다.
부산의 일부로서뿐만 아니라 해운대 자체적으로도 완결된 관광 인프라를 만들도록 창의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특히 민·관·학 분야 전문가와 일반주민이 참여해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해운대만의 독특한 경관을 만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