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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3 경인일보신춘문예 시 당선작<떠도는 지붕>표절의혹에 대해
2013. 1. 11. 14:30
올해 신춘당선작들을 읽다가 다시 또 불거진 표절의혹이 있어 글을 올립니다.
올해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이 아래의 시의 표절 내지 유사성을 가졌기에 근거 자료를 제시합니다.
아래의 여러 시는 서로의 작품을 서로 표절한 근거로 2010년과 2011년에 당선되어 네 군데 신문사에서 당선취소된 시들입니다. 올해 경인일보의 당선작 또한 아래 제시한 시들을 표절한 정황이 있기에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시들은 모두 박모 시인에게 시를 배우는 문하생들의 시이고 작품의 오브제와 기법 구성이 모두 같습니다. 이런 혐의로 올해 서울신문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아예 표절 가능성 때문에 심사에서 배제했다는 심사평이 있습니다. 서울신문도 2011년도에 이 문하생들 작품이 서로간의 표절로 판정되어 당선취소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문하생들의 작품이 최근 몇 년간 문제가 되어 문단에서는 흐려진 등단 풍토와 타락한 거래를 아는 사람은 웬만큼 다 알고 있고, 모르고 심사하는 심사자나 이를 위신 때문에 묵과한다면 바른 것을 알리는 신문사의 정의로운 태도가 아닐 것입니다.
진실하게 성실하게 정직하게 치열하게 시를 쓰고 고통의 밤을 지새며 1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하는 문청들을 생각해서 이런 비양심적이고 타락한 마음으로 시인을 사는 작태는 정리되어야 할 줄로 압니다.
2010년, 2011년은 위의 시들 중 중앙일보, 부산일보 광주일보 서울신문 모두 당선취소 되었습니다.
부디 경인일보가 바른 정신과 사회정의와 양심을 바로세우는 결정을 용기있게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벌써 여러 시인들과 문학도들이 이 작품이 아래 작품들과 같은 맥락의 표절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카페에도 이미 올려지고 있습니다.
※ 다음 시들은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강정애의 ‘새장’이 당선 취소된 근거로 그리고 포란의 계절 표절의 당선취소 근거로 서로 제시된 작품입니다.
올해 경인일보 당선작 떠도는 지붕과 이 작품들과의 표절부분과 표절정황을 대략 표시 해보겠습니다. 표절과 유사부분은 같은색 글씨와 무늬와 번호로 비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짜집기하듯 조합한 표절이라 한두군데가 아니라 누더기 같이 덕지덕지 많습니다.색깔이 있는 부분은 다 표절부분입니다.
<2013 경인일보 당선작>
떠도는 지붕 / 장유정
바람으로 벽을 세운다.
해와 달을 훈제하는 뾰족한 꼭대기에는 바람의 뚜껑이 있다.
날씨 사이에 계절이 끼여 있는 벌판에*①
조립식 숨구멍을 튼다.
이것을 바람의 집이라 부르고 싶었다.*②
예각이 없는 벽*③
구겨진 바람*⑤을 펴 문을 만든다.
환기창으로 들어 온 햇살은 시침만 있는 시간이 되고
불의 씨앗을 들여놓으면*⑥ 집이 된다.
집에서 흔들리는 것은 연기뿐*⑦이라는 듯
발굽이 있는 흰 연기들이 꾸물꾸물 날아오른다.*④❽
한 그루 귀한 자작나무, 벌판의 한 가운데 서서 시계로 운영되고 있다 (푸른 지붕은 바람의 소관이다)*❶ 반짝거리는 나무의 초침이 다 날아가도 재깍재깍 부속품들만 돈다.❷* 흐린 날에는 시간도 쉰다.
(빈집을 알리는 표시가 열려 있다)*❸
정착하는 곳마다 그 곳의 시간은 따로 있다
(자작나무에 붙은 시간이 다 떨어지면 지붕을 걷고)*❹
(게르! 하고 부를 때마다 게으른 잠이 눈에 든다).❼
(바삭거리는 시간들이 날아간다.)*❺
집은 버리고 (벽만 둘둘 말아)*❻트럭에 싣는다.
떠도는 것은 지붕뿐이다.*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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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란의 계절 / 김미나 <2011중앙신인문학상 당선취소작>-표절
흔들리는 집을 짓는 것들은 날개들뿐이다.*⑦ 새들의 건축법에는 면적을 재는 기준이 직선에 있다고 나와 있다. 직선은 흔들리는 골재를 갖고 있다. 문 없는 집, 계단 없는 집, 지붕이 없는 집*③, 없는 게 너무 많아 그 집을 탐하는 것들도 별로 없다.
미루나무에 빈집 몇 채 얹혀 있다. 층층을 골라 다세대 주택 같다. 포란의 계절에만 공중의 집에 전세를 드는 새들, 알들이 아랫목처럼 따뜻할 것 같다. 아궁이에선 초록의 연기가 피어 오르고*④ 어둠을 끌어다 덮으면*⑥ 아랫목에서 날개가 파닥일 것 같다.
공중 집을 보면 새들의 작고 뾰족한 부리가 생각난다. 날개에 붙어 있는 공중의 주소, 셀 수 없는 바람의 잔가지들이 엉켜 있어 수시로 드나드는 바람엔 개의치 않는다. 양 날개에 바람을 차고 나뭇가지를 나르던 가설의 건축.
쌀쌀한 날씨에 군불처럼 둥지에 앉아 있는 새들.
불안한 울음이 가득한 포란의 집, 짹짹거리는 소리가 나뭇가지를 옮겨 다닌다.*❷ 직선의 면적에 둥근 방. 문고리가 없다.
(이제 소란한 공중은 새들의 소유다.)*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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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 강정애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취소작>
나무 밑 떨어진 이파리들은 모두
누군가 한 번쯤 신었던 흔적이 있다
낡은 그늘과 구겨진 울음소리가*⑤ 들어있는 이파리들
나무 한 그루를 데우기 위해
붉은 온도를 가졌던 모습이다
저녁의 노을이 모여드는 한 그루 단풍나무 새장
새들이 단풍나무에 가득 들어 있는 저녁 무렵
공중의 거처가 소란스럽다.
후렴은 땅에 버리는 불안한 노래가 빵빵하게 들어 있는
한 그루 새장이 걸려 있다
먼 곳을 날아와 제 무게를 버리는 새들
촘촘한 나뭇가지가 잡고 있는 직선의 평수 안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후드득, 떨어지는 새들의 발자국들
모든 소리를 다 비운 새들이 날아가는
열려 있으면서 또한 무성하게 닫혀 있는 새장
허공의 바람자물통이 달려 있는 저 집의
왁자한 방들
잎의 계절이 다 지고 먼 곳에서 도착한 바람이
(그늘마저 둘둘 말아 가면)*❻
새들이 앉았던 자리마다 새의 혀들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늘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의 혓바닥들만 부스럭거릴 것이다 *❷
모두 그늘을 접는 계절
간혹, 지붕 없는 새의 빈 집*③과
느슨한 바람들만 붙어 흔들리다 간다
한 그루 단풍나무가 제 가슴팍에 부리를 묻고 있는 저녁
후드득, 바닥에 떨어지는 나무의 귀
누군가 새들의 신발을 주워 책갈피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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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문 / 김후인 <2011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취소작>
몇 층의 구름이 바람을 몰고간다
그 몇 층 사이의 긴 장마와
연기가 접혀 있을 것 같다
바람의 층 사이에 머무르는 種들*①이 많다
發芽라는 말 옆에 온갖 씨앗을 묻어 둔다
여름, 후드득 소리 나는 것들을 씨앗이라고 말해본다*②
나는 조용히 입 열고
씨앗을 뱉어낸 최초의 울음이었다
오래 된 떡갈나무 창고 옆에
나뭇가지 같은 방 하나 들였다
나무에 걸린 바람을 들여놓고*⑥ 싶었다
지붕이 비었을 때엔*③ 빗소리가 크다
빈 아궁이에 솔가지 불을 밀어 넣으면*⑥
(물이 날아올랐다)*❺
물기를 머금고 사는 것들이
방안을 채울 줄 알았다
아궁이 앞에서 뜨거운 울음의 족보를 본다
실어 온 씨앗으로 바람은 키 작은 뽕나무를 키웠다
초여름, 초록이 타고 푸른 연기가 날아오르고*④
까만 오디가 달렸다
문을 세웠더니 바깥이 들어와
빈 방이 되었다
바람의 어느 층이 키운 나무들은 흰 연기를 품고 있다*④
어제는 나무의 안쪽이 자라고 오늘
나무의 바깥이 자랐다
나무는 어디가 문일까
(문을 열어 놓은 나무들 마다)*❸
초록의 연기가
다 빠져 나가고 있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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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 / 박해람 <2008 현대문학 발표, 경운서당 운영>
-전략-
너는 왜
몸밖에 없는 것들에게 왜
(문을 열어주었던 것이냐)*❸
아무리 흔들려도 저 木家의 밖은
멀리 떠나지 않고
흔들리는 푸른 것들은 ⑦바람의 고삐에 묶여 있다
고삐는 가고 깊은 곳으로 팽팽하다
바람의 고삐에 가끔 몸이 휘어지지만
결국 끌려가지 못하고 버티는 나무의 머리채가 떨구는
그악스런 독설들
-후략-
독설-2
-전략-
허공에도 층층이 있어 저마다 듣는 바람의 소리에 높이가 있다
땅에 내려놓은 半身은
멀리서의 으스스함을 먼저 알아차린다
개미는 아침을 건너 비를 피했으며
독설이 생기기 전 마른 잎에는 그 어떤 침도 고이지 않았다
모든 선험은 독설의 후렴
제각각 후미가 있듯
나는 내 말의 후미를 바라본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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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 이슬 <2009 정지용백일장 차상 당선작>
모든 것들은 제 무게만큼의 그늘을 키우며 산다
잎 넓은 오동나무 밑으로 비를 피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면 모든 나무들은 방수의 그늘이 있다
활짝 우산이 펼쳐지듯 잎을 피워낸 그늘 밑으로
촘촘한 나뭇가지가 잡고 있는 잎의 넓이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후드득,
살구처럼 떨어지는 소리들
새들이 비를 피해 나뭇가지에 앉아있다
모든 소리를 다 비우고서야
새들이 우산 밖으로 후드득 날아간다
잎의 계절이 다지고
먼 곳에서 도착한 바람이
(그늘마저 둘둘 말아 가면)*❻
새들이 앉았던 자리마다 새의 혀들이
소란스럽게 돋아날 준비를 할 것이다*❷
몇 번의 여우비와 몇 번의 소나기가 다녀갈 것이고
그러는 사이 몇 개의 우산살은 부러질지도 모른다
자동으로 펴졌다 접히는 우산
모두 그늘을 다 접는 계절이 오면
간혹, 지붕 없는 새의 빈 집과*③
느슨한 바람들만 붙어 흔들리다 갈 것이다
그늘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의 혓바닥들만 부스럭거릴 것이다*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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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 / 이슬 (201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취소 _ 사유; 중복 투고)
나무의 뿌리들이 태엽을 감고 있는 시간
누군가 상자뚜껑을 열듯 소리를 쏟아내는 나무들의 춤
소리가 멎을 때까지 흔들리는 일에 한창이다
울긋불긋 어지러운 현기증을 다 털어낸 자리
나뭇가지를 뛰어 다니며 놀던 수액들은 모두 바람이 된다
앞뒤를 보여주며
숨기는 것 없다는 듯 보여주는 엽록의 투명한 연주가 길다
잎의 사이사이마다 음계가 반짝거린다
새들이 앉았다 간 나무 밑마다
불안한 노래가 가득 떨어져 있다
뿌리가 감고 있는 것은 깊은 어둠이다
칸칸의 어둠에 앉았다 날아가는 새들
가끔 잎을 털어내는 (환한 시간이면 날아오르는 새들이)❺ 있다
가장 밝았던 한 때
꽃잎의 치어들을 다 허공에 날려 보내고
나무는 지금 푸르게 비어 있다
꽃의 그늘이 진 자리에 초록의 소리가 가득하다
바람의 흔적이 가득한 나무 속
나이테를 돌아 풀어지는 태엽
평생 춤출 곡이 빙빙 돌아 어지럽게 새겨져 있다
푸른 치마를 입고 거꾸로 서서 흔들리는 듯
바람이 상자를 닫는 시간
(음계들이 떨어진 나무 밑에는)*❹ 그늘도 다 졌다
나선형의 나이테 그 길이만큼 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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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사막/박현웅
오랜 공복의 胃, 넓고 메마른 허기를 본다.
반짝거리는 털을 곧추세우고 걸어가는
몇 마리 신기루가 보였다
아니, 걷는 것이 아니라 건너고 있는 중이다
평생 모래를 건너도 모래를 벗어나는 일 없이
발목의 높이를 재보는 은빛여우
오래전 모래 속에서 귀를 빌려온 죄로
사막에 소리를 맡기고 다녀야하는 은빛여우
넓은귀로 입맛을 다신다.
사구의 그림자가 모래 속에서 걸어 나와 주름으로 눕는 밤
은빛여우의 눈은 빛의 껍질을 벗겨낸 말랑한 과육
소리에 민감한 어둠덩어리다
허기진 소리들이 더욱 환해지며 서로의 먹잇감이 되듯
무서운 것은 포식자가 아니라
찾아야할 작은 먹잇감이다
바람이 불 때를 기다려 식사를 끝내고
약간의 풀이 있는 곳, 여우가 제 발자국을 오래 천천히 핥는다.
작고 빛나는 사막 한 마리가 죽어있다
바람이 만들어 놓는 칼날, 서서히 날이 서가는
죽음의 속도보다 느리게 생명을 쓰러뜨린다.
여우의 몸을 떠난 숨결이 오래
은빛 털을 핥는다.
걸음을 내려놓고 날개 없이 은빛 털들이 날아오른다.*④
채색하는 모래바람은 일렁이는 밀밭풍이다
사막에서 살찌는 것은 바람뿐이다*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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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국제신문신춘문예] 시 당선작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 김지혜
들판의 지표면이 자라는 철
유목의 봄, 민들레가 피었다
민들레의 다른 말은 유목
들판을 옮겨 다니다 툭, 터진 꽃씨는
허공을 떠돌다 바람 잠잠한 곳에 천막을 친다
아주 가벼운 것들의 이름이 뭉쳐있는 어느 代
날아오르는 초록*④을 (단단히 잡고 있는 한 채의 게르
꿈이 잠을 다독거린다.)*❼
떠도는 혈통들은 바람의 겹에 본적을 둔다. 어느 종족의 소통 방식 같은 천막과 작은 구릉의 여우소리를 데려와 아이를 달래는 밤
끓는 수태차의 온기는 어느 후각을 대접하고 있다.
들판의 화로(火爐)다.
노란 한 철을 천천히 태워 흰 꽃대를 만들고 한 몸에서 몇 개의
계절을 섞을 수 있는 경지
지난 가을 날아간 불씨들이
들판 여기저기에서 살아나고 있다.
천막의 종족들은 가끔 빗줄기를 말려 국수를 말아 먹기도 한다.
바닥에 귀 기울이면 땅 속 깊숙이 모래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초원의 목마름이란 자기 소리를 감추는 속성이 있어 깊은 말굽 소리를 받아 낸 자리마다 바람이 귀를 접고 쉰다.*❽
이른 (가을 천막을 걷어)*❹ 어느 허공의 들판으로 날아갈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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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서울 신문은 2011년 신춘문예 시 부분 강정애씨의 '새장" 당선을 취소합니다.
2009년 제8회 '지용백일장 고등학생 부문 차상 수상작인 '이슬'(19)씨의 '우산'과 상당 부분 흡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알 림] 2011 부일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당선을 취소합니다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나무의 문'이 다른 신문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동일한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면 심사에서 제외되며, 사후 확인될 경우 무효 처리됩니다. 작품의 표절이 밝혀질 경우에도 당선이 취소됩니다'라는 본사 신춘문예 응모 요강에 따라 해당 작품의 당선을 취소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해량 바랍니다.
*강정애, 김후인, 이슬, 김미나 박현웅 김지혜 모두 박해람 시인이 운영하는 ‘경운서당’ 동문수학자들이라합니다. 올해 경인일보 당선작도 이쪽 류의 작법
https://naver.me/FUhS3lkc
서울신문 당선취소
진 란
2011. 4. 1. 15:35
[서울신문 2011년 신춘문예 당선]
새장 / 강정애
나무 밑 떨어진 이파리들은 모두
누군가 한 번쯤 신었던 흔적이 있다
낡은 그늘과 구겨진 울음소리가 들어있는 이파리들
나무 한 그루를 데우기 위해
붉은 온도를 가졌던 모습이다
저녁의 노을이 모여드는 한 그루 단풍나무 새장
새들이 단풍나무에 가득 들어 있는 저녁 무렵
공중의 거처가 소란스럽다.
후렴은 땅에 버리는 불안한 노래가 빵빵하게 들어 있는
한 그루 새장이 걸려 있다
먼 곳을 날아와 제 무게를 버리는 새들
촘촘한 나뭇가지가 잡고 있는 직선의 평수 안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후드득, 떨어지는 새들의 발자국들
모든 소리를 다 비운 새들이 날아가는
열려 있으면서 또한 무성하게 닫혀 있는 새장
허공의 바람자물통이 달려 있는 저 집의
왁자한 방들
잎의 계절이 다 지고 먼 곳에서 도착한 바람이
그늘마저 둘둘 말아 가면
새들이 앉았던 자리마다 새의 혀들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늘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의 혓바닥들만 부스럭거릴 것이다
모두 그늘을 접는 계절
간혹, 지붕 없는 새의 빈 집과
느슨한 바람들만 붙어 흔들리다 간다
한 그루 단풍나무가 제 가슴팍에 부리를 묻고 있는 저녁
후드득, 바닥에 떨어지는 나무의 귀
누군가 새들의 신발을 주워 책갈피에 넣는다.
[당선소감]
먼 곳의 숲을 쓸고 온 바람이 나무의 귓전에서 쉬고 있습니다. 식물들의 언어란 저렇듯 손가락을 귀에 후비듯 만들어지는지 나무줄기 끝 빈 고막이 키득거림으로 가득 차는 것을 봅니다.
물고기의 씨앗을 품은 구름이었을까요?
낮달을 돌아 우회하는 구름이었을까요?
언덕에 사다리를 걸쳐 놓고 몸을 접는 호수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군요.
시는 왜 굳이 나에게 찾아와 단추가 되려 했는지 의문이 드는 날들이었습니다. 불안한 꿈은 늘 잠을 앞질러 가곤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가끔 옥타비오 파스의 단추를 읽었습니다. 그때 시는 제 옆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뒤집힌 풍뎅이를 집어 바로 놓듯, 그동안 알고 지내던 시를 뒤집어 놓고 싶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웬 공부가 그리 바쁘냐는 핀잔도 간혹 있었습니다. 등으로 날아다니는 것들, 그러나 그 등 때문에 버둥거리고 있다는 것을 보는 마음을 간신히 찾았습니다. 참 고맙고 고마운 늦은 발견입니다.
“생일 축하해.”
생일 날 당선 소식을 접했습니다.
심사를 보신 백무산 선생님과 안도현 선생님의 축하 전화를 받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눈물과 함께 쓴 알약 같은 긴 시간들이 흰 눈발로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듯 당분간은 아프지 않은 시를 만날 것 같았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선생님들 앞에 큰절 올립니다. 그리고 내 심장과 같은 남편과 두 아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얼굴들을 다 말할 수 없지만 시의 첫 걸음마를 가르쳐주신 박제천 선생님. 우문(愚問)을 들고 가면 늘 현답(賢答)으로 지도해 주신 박해람 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경운서당 학우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약력
-1959년 전북 장수 출생
-부산여자대학 수료
[심사평]
응모작들이 기성 시단의 어떤 흐름에 깊이 감염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말과 말 사이의 공간이 너무 커서 완전한 독해가 어려운 시들이 적지 않았고, 유행하는 소재를 검증 없이 끌어다 쓰는 안이한 시도 여럿 있었다. 감동을 생산하려는 의지보다 시를 잘 만들려는 욕망이 비대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시의 리얼리티에 대한 배려가 전반적으로 부족해 보였다.
당선작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신성희씨의 ‘신발들이 날아간다’는 가장 읽을 만한 시였다. ‘벌판에 버려진 신발이 하나 있다/그 외발을 벌판의 창문이라고 혼자서 불러보았다’는 첫머리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란하고 강렬한 이미지들이 시 읽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다만 지나치게 궤도를 이탈한 몇몇 불안한 표현에 꼬투리를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참 아깝다. 머지않아 좋은 시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강정애씨는 시적 대상을 객관화하면서도 충분히 자기 말을 할 줄 아는 시인이다. 당선작 ‘새장’은 생각과 언어의 결이 살아 있는 시다. 자칫하면 상투성의 늪으로 빠질 수 있는 나무나 새와 같은 소재를 붙잡고 묘한 긴장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무엇보다 감정을 자제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대상을 자기 안으로 바짝 잡아당겨 시를 쓰는 사람이라는 방증이다. 앞으로 서정의 지평을 크게 넓히는 시인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시 부문 본심 심사위원 백무산·안도현
예심 심시위원 유성호·손택수
강가람(=강정애) 시인-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알림] 2011 신춘문예 詩 당선 취소합니다
서울신문은 2011 신춘문예 시 부문 강정애(59)씨의 ‘새장’ 당선을 취소합니다. 2009년 제8회 지용백일장 고등학생 부문 차상(次上) 수상작인 이슬(19)씨의 ‘우산’과 상당 부분 흡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강씨는 “2008년 가을쯤 ‘새장’을 썼으며 당시 함께 시 수업을 받던 이씨에게 이 습작시를 보여주고 합평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씨는 “강씨와 함께 시 수업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두 사람에게 시를 가르쳤던 박해람 시인은 “강씨와 이씨가 여러 차례 함께 시 공부를 했으며 강씨가 ‘새장’을 먼저 쓴 것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이씨는 “내가 쓴 ‘우산’ 초고를 박 시인이 손질해 줬고, 이 중 일부 표현을 박 시인이 강씨에게 줬다.”고 재반박했고, 박 시인은 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서울신문과 시 부문 심사를 맡은 4명의 위원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상 강씨가 표절했다는 혐의는 없는 것으로 자체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데다 비슷한 작품이 이미 이씨의 이름으로 발표된 만큼 미발표작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규정에 어긋난다는 판단 아래 당선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 드리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춘문예 응모작을 더욱 면밀히 검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신문 : 2011-03-26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