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인생 칠십 고래 희’라고 했다. 이 말은 ‘사람의 수명이 칠십을 넘기는 것은 드문 일이다’라는 뜻으로 의료기관이 적었던 시대에는 누구나 인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각설하고, 올해 내 나이도 옛날 같으면 상노인 측에 속하는 7학년7반, 희수喜壽에 접어드니, 그래도 살 만큼 살았구나! 라고 스스로 인정하면서, 하루하루를 덤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또한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라고 자문자답해 보면서 하늘이 내린 축복으로 알고 지금 이 시각을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시쳇말로 ‘재수 없으면 이 백 살까지 산다.’라는 말이 회자 되고 있으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산다면 백 살, 아니 이백 살을 살아도 될성싶으나 절대자는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늘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약은 당뇨와 전립선 약으로 저녁 식사 후 두 가지를 복용하고 있다. 당뇨는 젊은 시절은 운동량이 많아서 있는 줄도 몰랐으나, 정년이 가까워져 오면서 초기로 판명이 되어 십 년 전부터 복용해왔다.
전립선 약은 삼 년 전부터 먹고 있다. 이 나이에 두 가지 약으로 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는 것도 현대의학 덕분으로 알고 감지덕지한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당뇨환자 수는 전 인구의 60%에 가깝다고 하나, 증상이 가벼워 잘 나타나는지 알지 못해 40%까지는 그냥 넘겨 버린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나는 초기에 알게 되어 예방약을 먹은 결과 더 심하지 않게 관리하는 실정이다. 전문의들의 말에 의하면 당뇨는 잘 관리만 하면 죽는 날까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지금부터라도 관리 잘해서 남은 인생 가족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살 수 있다니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옛말에 ‘골골 팔십’이란 말이 있다. 병이 있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늘 조심하기 때문에 팔십까지도 산다는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다. 평소 건강해서 약을 먹지 않고 과음과식으로 생활하다가 큰 병을 얻어 일찍 저세상으로 가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늘 자기 건강만 믿고 병원에 검진을 소홀히 해서 중병에 걸려 아픈 뒤에 병원에 가면 이미 늦기 때문에 일찍 세상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리라!
반면, 평소 몸이 허약한 사람은 미리 자기 몸을 조심하고 약을 먹어 오히려 건강한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을 알게 된 사실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소설가 최인호 작가는 평생 당뇨가 있어도 약을 먹고 관리를 잘해 예순일곱까지 살면서 당뇨가 있어 이 나이까지 산 것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 임종은 당뇨에서 온 것이 아니고 세상 누구도 잘 걸리지 않은 희소병(稀少病)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한 말이 아니던가.
유명한 의원도, 저명한 예술가도 좀 더 오래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지만, 절대자는 항상 귀한 사람을 먼저 하늘나라로 소환해 가는 것을 보면 인간 만사가 다 뜻대로 되는 것이 없지 않은가.
내가 지금 이 나이까지도 큰 병 없이 살아가는 것은 하늘이 준 작은 병이 있었기에 잘 관리하면서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감사하게 살아가리라!
“당뇨야, 당뇨야, 참,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