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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다리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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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철학 이야기 시간: 절대적•물리적 시간에서 상대적•심리적 시간으로 변화하며 예술의 중요 테마로 자리잡다.
시냇물 추천 0 조회 403 22.08.22 22:2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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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08.22 23:22

    첫댓글 시간은 사람을 먹고 자란다 / 정진혁

    시간이 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오래 입어 해진 스웨터를 걸치고
    팔순이 넘은 어머니가
    6시 13분에 저녁을 달게 먹었다
    어머니는 늘 시간을 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이제 어머니는 시간의 먹잇감이 되었다
    시간은 이미 귀를 먹어치웠다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에 앉은
    왼쪽 발목 관절을 먹는 시간의 입가에
    어머니가 먹은 시간이 질질 흘러내렸다
    시간은 사람을 먹어 작아지게 한다
    기억을 먹어버리고
    안경 너머 짓무른 눈에는 끈끈한 침을 발라놓았다
    이 빠져 흉한 사기그릇처럼
    군데군데 이빨마저 먹어치웠다
    시간 앞에 먹이거리로 던져진 육신
    어머니는 이제 손목에 시계를 차지 않았다
    오늘도 어머니는 6시 13분에 저녁을 달게 먹었다
    기다렸다는 듯
    시간은 어머니 오른쪽 무릎 관절에 입을 대었다
    먹히던 시간이
    무서운 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 작성자 22.08.22 23:23

    한 시간 / 서화성

       한 시간이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소설을 쓰다가 단편소설은 읽겠지. 빠르게 걸으면 지구를 몇 바퀴 돌다가 몇 번은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겠지. 늦잠을 자거나 봄이 피다가 지겠지. 몇 번째 꿈을 꾸면서 울고 있을까. 공포 영화를 보거나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일지도 몰라. 다른 여자와 다른 생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지. 머리를 감았다 말린다. 기다리던 버스가 지나간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누구는 몇 초 사이에 이상형이 다르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사라질까. 아니면 깨어날까. 아니면 엄청난 웃음이 생겼다가 사라지겠지. 단편소설을 읽다가 지구를 들었다 놓았다 하겠지. 화장실에서 졸다가 꿈을 꾼 적이 있었지. 다른 여자를 생각하면서 머리를 감은 적이 있었다. 그날은 몇 번째 버스를 놓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무덤에서 숨 쉬고 있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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