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만개하는 4월과 5월의 봄산이 색조화장을 곱게한 여인의 아름다움이라면,
초록이 짙어가는 6월의 초여름산은 민낯에도
싱그러움을 뽐내는 여인의 아름다움인 것 같습니다.
개월 개월마다 계절 계절마다 달리하는 산하의 아름다움을 선후배님들과 같이 누리고 느낄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산악회의 크다란 매력인 것 같습니다.
2019년 6월 15일 토요일 오전 9시
며칠 전 현충일에 진행된 당진댁
서울나들이 환영산행의 여파일까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하여
아쉽지만 피플러브
회장님, 알대장, 저 3명
만이 초록빛 진하게 물들어가는 청계산 산행을 하게되었습니다,
오전 8시 50분. 먼저 도착하셔서 여유롭게 책을 보시고 계시는 회장님께 인사하고
알 대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립니다.
하나 긴 유럽여행을 마치고 어제 귀국한 여독 때문일까 알대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회장님과 협의 후, 회장님과 저의 집
딱 중간에 위치한 안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하여 이동하고 10시 30분부터 무악재에서 안산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조촐? 단촐? 표현하기 어렵습니다만, 개의치 않고 회장님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딯습니다.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적다고
실망하지 않고 많다고 들뜨지 않는 15년 풍상을 겪은 산악회의 내공이 발휘됩니다.
무악재에서 안산 봉수대, 봉수대에서 서대문
구청 위쪽 메타세과이어 길, 메타세과이어에서 독립문으로 이어지는 자락길을 약 3시간여 걸었습니다.
산행길이 험하지 않아 짧게 느겨지는 시간 동안,
여태것 제가 한 산행 중에서 주절주절 가장 많은
말을 한 산행이었습니다.
대학시절 저를 좋아했던 여학생이 야구를 빌미로 접근하였는데, 퇴짜놓은 연애 얘기
회장님의 힘들었던 가족사, 어머님과의
관계 등등 회장님 얘기
저의 회사 및 자질구레한 가족 얘기
하여튼 산행내내 거의 저 혼자 주절주절이었습니다.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호랑이 행세하며 왕이 된다는데,
희용형과 종원형이 없으니 제가 형들 대신
호랑이가 된 날입니다.
희용형과 종원형한테 감사드립니다. 저를
호랑이로 만들어 주셔서.....
안산과 인왕산의 사잇 고개에는 옛날
호랑이가 하도 많이 살아서
그 고갤 넘을 때는 사람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건넌다하여 모아재로 불리다가
무악재로 바꼈다고 합니다. 제가 바로 그 무악재 호랑이가 된 느낌입니다.
초록빛 숲속, 미세먼지 없는 청정 날씨, 데크로 깔끔히 정리된 자락길, 적당한 무더위
이 네박자와 저의 주절주절이 리듬을 타며 약 3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영천시장에서
기장멸치회와 묵밥 소주로 애프터를 시작합니다.
소주 3병에 얼큰히 취해 여전히 회장님께
주절주절이었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4월 산행에서 폭탄맞고 쓰러진 우를 범하지
않으려고, 소주 3병으로
3시경 마무리 후 회장님이
사주신 꼬마어묵, 꽈배기 봉다리를 들고
귀가하였습니다.
장시간동안 주절주절 후배의
이야기를 싫은 내색없이 들어주신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회장님과
단둘이한 멋진 추억의 산행이었습니다. 아울러 불참하여주셔서 저를 호랑이로 만들어 주신 희용형과 종원형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족
1. 취기에 회장님이 계산하게 하는 누를
범했습니다. 7월 중 토요일 시간 정해주시면 은평구 울릉도
횟집에서 물회를
대접하여 저의 죄를 사면 받고자 합니다.
2. 10월 산행은 덕적도로
하고 덕적도 마무리 후 인천 거주자 병일선배와 제가 애프터 책임지기로
회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객기로 한말에 병일선배가 덤터기 쓰게 되었습니만, 실현
가능성 99%
이오니 많은 회원님들의 산행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조촐한 산행기 재밌게 잘 읽었네, 다음달에 보세나,
잘 읽었네. 재미나군. 알 대장의 카톡 글을 보니 더 웃기고.근데 나와 종원이가 없는 덕분에 호랑이가 됐다니 무슨 소린가? 나와 종원이가 그렇게 말을 많이 했나? 종원이 얘기는 별 영양가 없는 수다지만 내 얘기는 유익하고 유쾌한 문화해설이자 윤활유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착각이었나?
아이구 희용형님! 워낙 출중하신 선배님들이 계셔서 그동안 기를 못펴다가 계시지 않은 틈을 타 알량하게 설쳐봤다는 얘기죠 뭐..
산악회 임원진의 산행기...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총무의 옛 얘기에 취해서인지 회장님 얼굴이 소녀처럼 보이네요 ㅎ
뜬구름. 진짜 술 취했나벼. 우리 그날 소주 2병 마셨거든. 너 차 안몰고 갔지> 그랬으면 죽는다~~어묵은 니가 나한테 사 준겨. 하긴 그날 뜬구름이 주저리주저리 말은 많이 햇지러. 평소 과묵한 데 비하믄...산행기까지 쓰느라 수고했다. 나도 오붓하게 맛있는 멸치 무침 잘 먹었어. 글고 알아. 너도 이제 늙은기라~~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자. ㅎㅎㅎ 이번주도 기력 회복에 신경쓰고 너무 무리하지 마라~~ 다음 달에는 건강하게 얼굴 보자~~시원한 데로 가야할 텐데...
뜬 총무님은 야구 안 좋아했나부네. 여고시절, 학교에 트랜지스터 라디오 가져가 야구중계 들은 바 있는 나로선 이해불가임...ㅎ
제천 능강계곡
번개 산행에서 묵묵히 선배들을 챙긴 현준에게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현준아 고마웠다.
글고 9월엔 당진 쪽으로 산행오기로 했는데, 그 약속은 어째서 잊었나? 나야 아는 것이 없어 병일이처럼 '덕적도' 하는 식으로다 산행지를 정하진 못 하겠네요. 솔향기 길이 됐든, 가의도가 됐든, 아무튼 9월 산행은 당진댁이 책임질랍니다.
*ps; 9월이 여의치 않으면 8월에라도...8월엔 제가 서울로 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산악회원들이 당진으로 오신다면 산행 가능합니다~~~
당진 가까운 서산에는 황금산과 팔봉산이 있지. 둘 다 가밨는데 황금산보다 팔봉산이 낫더라. 인근의 솔뫼성지, 공세리성당, 합덕성당 중 한두 곳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고.
참 글을 맛깔나게 쓰십니다.잘 읽었습니다.
다시 읽으도 재밌습니다 산악회 최초로 두분이서 산행을 되군요 극적입니다 호랑이 총무님!
다시 읽어도 재밌습니다 산악회 최초로 두분이서 산행을 되군요 극적입니다 호랑이 총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