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ed to take it all away
Learn her freedom just inside a day
And find her soul
To find their fears allayed
Tried to make her love their own
They took her love they left her there
They gave her nothing back
That she would want to own
- 언니 내가 천사의 목소릴 들려줄까?
고3이라 잔뜩 예민해져 마뜩잖은 내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동생이 들려준 노래입니다.
전영혁의 음악세계의 매니아로 열혈청취자이자
그곳에서 꽤나 필명을 날리던 동생은
독서광에 숫기없고 내성적인 아이였습니다.
부끄러움이 도가 지나쳐 명절이면
집안에서 가장 어른이셨던 할머니를 뵈러 몰려오는 손님들을 피해
집 옆 공원이며 교회로 사라져버리는,
그런날이면 늘 손이부족해
부엌에선 고양이손이라도 빌려야할 판에
매번 종적이 묘연해지는 동생 때문에 무척이나 애먹어하시던 엄만
손님들이 다돌아가시고 조용해진 집에
저녁햇살처럼 스며들어와 책을 보는 동생을 향해
"그래가꼬 니가 이 험한 세상을 살라고 그라냐,
어떻게 사회생활할라고 그라냐-"고
한숨을 내쉬며 걱정하시던 기억.
그렇게 약간 이상한 구석이 있긴했지만
공부잘하고 착하고 속깊어 어른스럽운 아이라
문제를 일으키는건 피아놀치겠다했다, 미술을 하겠다했다
뜬금없이 수녀견습생이 되겠다하는 다혈질에
천방지축인 큰딸 저였습니다.
그런 조용한 아이가 듣는 음악이
클래식과 이정선과 신촌블루스 봄여름가을겨울
-여기까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Led Zeppelin 과 딥 퍼플, 데미스루소스 짐모리슨 도어즈와
지미헨드릭스며 Renaissance의 음악들
헤비메탈과 아트락인지 프로그레시브락인지뭔지..
다른건 다 함께 들어줄수있었지만
그눔의 뭐라고 말해줘도 통 먼 소린지 싶은 헤비메탈과
아트락 프로그레시브락은 도무지 좋아지질 않았습니다.
제가 섬마을 샘이되어 떠나기전까지
줄창 한방을 쓰던 우린,
동생이 새벽 2시만 되면 스물스물 일어나 라디오를 켜고 듣던
전영혁은 나의 공공의 적이 되었고
우리의 새벽은 전쟁이었습니다.
한밤중에 귀신나올것같은(?) 절규와
전자키타와 신경을 거슬리는 베이스와 드럼의 푸닥거림 둥둥거림과
그 정신나간 듯 뒤틀린듯한 음악을 듣는 동생때문에
소리좀 줄여라부터 시작된 우리의 신경전은
"그들이 나중에 언니가 좋아하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될거라고 난 믿어..."(이럴땐 말도 잘해요)
"비틀즈라면 모를까 그인간들이 모차르트가 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언니는 음악꽤나 듣는다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식한 말을 해.."
"음악도 음악나름이다 그것도....."
고3의 히스테리까지 겹친 내 짜증과 윽박지름 나중엔
제발 잠좀자자 잠좀자!...읍소까지.
그러다 동생은 헤드폰을 쓰고 나는 이불을 뒤짚어쓰고
씩씩거리며 궁시렁 궁시렁거리다 잠이들곤 했던
무수한 밤의 기억이 선명한 흑백사진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전쟁이 한창일무렵
당근과 채찍이라고
언니도 좋아할만한 곡이야 라며 당근으로 동생이 쥐어 준 노래입니다.
Renaissance - Ocean gypsy
uriah heep의 Rain
Rainbow - Rainbow eyes
그땐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뭐 괜찮다, 이런곡도 있니?"
하며 무심한척했지만
그때 처음 들었던
Annie Haslam 의 음성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요즘은 어떻냐구요?
같은 아파트에 살게된 동생이
밤마다
집에 놀러오면 기회를 놓치지않고
권토중래의 심정으로
신쾌동의 거문고산조나 김소희명창의 범피중류를
거실 가득 채우고 들려주면
"언니 난 다른건 다되도 판소리는 정말 모르겠더라
좀 끄면 안돼?"
라고 애걸복걸하는 형국이 되어서
지난날 와신상담(臥薪嘗膽),
침과이대(枕戈以待),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갈고 닦은 내 내공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하며
혼자 화장실 들어가
거울보며 크큭대고 웃습니다.
그런 추억의 노래입니다.
Renaissance - Ocean gypsy
한번 들어보실래요?
...
..
.
.
이글은 제가 얼마전 푸밤에 올린글인데
아해님을 삼세판(?) 웃겨드리기위해 올립니다.
오늘은 수업이 많아 글쓸수가 없어서리~ ^^*
게으름이라
너무 책망치마십시오^^*
...
한문을 무서버하시는분들을 위해-^^*
*권토중래(卷土重來)
흙먼지를 말아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온다는 뜻으로, 한 번 실패한 사람이 세력을 회복
해서 다시 공격(도전)해 온다는 말.
*와신상담(臥薪嘗膽)
섶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는다는 뜻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참
고 견딤의 비유.
*침과이대(枕戈以待)
창을 베고 누워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다는 말로 복수의 일념을 불태우다의 뜻.
*절치부심 (切齒腐心)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이다라는 뜻
나릿믈님 이해되셨나요?^^*
Renaissance - Ocean gypsy
첫댓글 우와 친절도 하시다...한자 나오면 독문과 나왔다고 벅벅우기는 펭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제 밤에도 아해에게 맞춤법 특별 개인교습을 받았습니다. 이래 가지고 언제 사람구실 하려나 모르겠습니다. 지미 핸드릭스...그 이 씨디가 어디있는데.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오랜만에.
그런데 이거 가지고 아해님을 웃기기 힘듭니다. 어제 아해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더 씬걸로 부탁드립니다.
그런가요....ㅠㅠ..근데 혹 충격의 원인이 펭귄님 맞춤법교습하시다....몸져누우신건 아니죠?
맞습니다. 열개 가르치면 제가 한개 알아먹어서...아해님이 열받아서는...이런 제자 처음 봤다고. 근데 맞춤법은 너무 어렵지않습니까? 솔직히. 나만 그런가?
내랑 얘기할 때는 아해, 해해해 잘 웃는뎅.
나참. 그런데 왜 나랑 말할 때는 안 그러지? 쌈꾼처럼 군다니까요. 혼내주세요.
해님은 나랑도 잘 웃어여.ㅋㅋㅋㅋ.다 펭귀니님ㄸㅐ문이다. 그러면서 맨날 해님보고 약먹으라고 하냐....
사로얀님, 고마워여.^^...매일 하나식 가르쳐 주세여....^^
넵! 그럼 맛있는 커피계속주실건가요? ....제가아는거 37개중에 4개 가르쳐드렸으니까 아직 33번 커피마실수있겠당...^^*
후후후. 웃었어요. 사로얀님 마음이 보여서요. 올린 음악 다 좋아하고요, 국악은 판소리 다섯 마당 다 좋아하고요. 기회가 되면 판소리를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어요. (한 때는 잘 웃는다고 별명이 '해보'였는데 제 풀에 지쳐서 많이 안 웃나 봅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요즘 잘 웃습니다, 게시판에서야 그렇지 않지만.)
펭귄, 모함하지 마. 낡은 무덤 가를 뒹구는 글이다 보니 그렇지 실제로는 나 늘 웃으면서 글 써. 읽는 사람이 그렇게 보아주지 않으니 문제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