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中醫)의 역사(歷史) / 명대의 걸작,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
주(周)나라에서는 이미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가 많아지고 투약경험이 쌓이고
풍부해지니, ‘주례(周禮)’, ‘시경(詩經)’, ‘산해경(山海經)’에 약물에 관한
기록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서한(西漢) 초기에는 약물에 관한 전문서적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 나타났다.
이 책은 태고에서 한대(漢代)에 이르는 기간 동안 민간에서 축적한 약물에 관한
지식을 총괄한 것으로 몇몇 의가가 이어가며 저술한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약물은 모두 365종이다. 그 가운데 식물약이 가장 많은 252종이며, 동물약이 67종, 광물약이 46종이다. 약물의 효용과 사용목적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누었고 상품은 120종으로 일반적으로 독성이 약하거나 무독하며 흔히 '보양약물'이라 불리는 것들이었다.
중품도 120종이며 유독한 것과 무독한 것이 있는데 대개는
보양과 질병 치료를 겸한 약이었다.
하품은 125종이며 보통 독성이 있는 것이 많아,
오직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 책은 먼저 약물이론을 적고 약물의 채취시기와 저장법 등을 기술하였다.
치료할 수 있는 주요 병증(病症)으로는 약 170가지를 들었는데,
거기에는 내과, 외과, 부인과, 안과, 이비과, 치과 등의 질환이 포함되어 있다.
약효의 대부분이 정확하며 오늘날에도 꽤 실용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한의학은 한나라 시대에 이미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침구술(鍼灸術)을 중심으로 하는 물리요법이나 양생법(養生法)과 ‘상한론(傷寒論)’의 약물요법, 그리고 ‘본초(本草)’라는 약물학으로 일단 완성되어, 이후 2천년 동안 이어졌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당나라 시대에 소실되었으나 그 내용은
역대 본초경 속에 남아 명청대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쳤으며,
명나라 이시진(李時珍; 1518-l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이 나오기까지
이 책의 분류법이 본초분류의 표준으로 계승되어 왔다.
이시진(李時珍)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이후 역대
본초서적의 각종 약물관련 자료들을 다시 분석하고 정리하여
강(綱), 목(目) 등의 체계로 배열했다.
그는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래로 1천여 년 이상 이어져온 상, 중, 하 삼품 분류법을 깨고 악물을 물, 불, 흙, 금석, 풀, 곡류, 채소, 과일, 나무, 곤충, 어류, 조개류, 가금류, 짐승, 사람 등 16부로 구분하고 총 60가지를 실었다.
또 약품마다 강이라고 하고 강 아래에는 목으로, 강목이 뚜렷했다.
뿐만 아니라 약물의 교정, 이름, 집해, 정도, 수치, 맛, 치료, 발명, 부록,
참고 방제 등 약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그는 중점은 명확하게, 내용은 상세하게, 양은 많으나 번잡하지 않게 만들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모두 16부, 5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명 저서에 실린 약물 1,518종과 이전 사람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록한 374종 등 모두 1,892종이 실려 있으며
그중 식물이 1,195종을 차지한다.
역대 본초 저서들의 핵심을 흡수하였고 이전의 착오나 잘못된 점을 고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저서 앞쪽에는 약물을 그린 그림 1,100 개를 실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실린 각 종류의 참고 방제가 11,096개인데
내과, 외과, 부인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을 포함한 임상에 두루 쓰이는 방제를 모아놓았다.
치료할 수 있는 범위는 일상적인 질병과 다발병을 위주로 방제의 형태도 환약,
가루, 석고 등 종류가 많았고 방제들은 과학적이고 간편하며 아주 실용적이었다.
한약학의 백과전서라고 할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천공개물(天工開物)’과
‘농정전서’와 함께
명대의 백과사전적 과학서적의 걸작 3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