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짧은 여행 -110(의왕 - 부곡사- 도깨비시장)
목필균
지하철을 이용하여 혼자서 가보는 낯선 곳 찾아가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 장소로 범계에서 가까운 의왕시로 정했다.
비가 부슬부슬 오지만, 해가 쨍쨍 비치는 날보다는 좋을 것 같았다.
의왕역에서 내려서 부곡사라는 곳을 찾아가는데.... 부곡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는데 두세 번 물었다. 길 찾기 웹을 깔면 안 물어보아도 된다고 하지만 물어보며 찾아가는 것도 현지 사람들과 소통도 되고 좋았다.
가다가 의왕 성당이라는 표지판이 보여 일부러 찾아들어갔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스럽고, 엄숙한 분위가 좋아서 기회가 생기면 들여다본다.
돌아 나오면서 손수레를 끌고 가는 폐지를 줍는 할머니를 만났다. 부곡동 주민센터 방향을 묻는데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셨다. 부슬부슬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손수레를 끌고 가는 팔순으로 보이는 할머니. 그냥 애잔하고 서글퍼 보였다.
주민센터를 찾으니 건너편에 주유소가 보이고, 근처 부곡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유소를 통과하고 체육공원 입구로 돌아드니 안자묘(안향의 사당)가 있었다. 주자학자 안향의 사당이 여기 있다니..... 영주 소수서원에서 안향의 초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울타리 안쪽 사당을 들여다보고 다시 길을 물었다.
다시 돌아가서 좁은 숲길로 들어서면 바로 표지판이 보인다고 했다.
다시 돌아서서 조금 가니 좁은 숲길이 보였다. 부곡사 표지판이 보여서 숲길로 들어서니 음산한 기운이 돈다. 비안개가 끼어있고, 오르막길까지 양쪽에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무엇이 나타날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러나 무서움은 5분 정도 걸으니 끝이 났다. 예불 중인 부곡사에서 염불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도량은 작지는 않지만, 전각이 극락전뿐이고, 극락전 앞에 관세음 보살상이 자리 잡아 있고, 감로수가 있는 곳에 지장보살상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각종 꽃들이 피어있는 화단이 가꾸어져 있었다.
법당에 들어서서 시끄러운 마음을 정좌시킨 다음 삼 배를 올렸다.
작은 사찰 부곡사는 세운지 50여 년 되었다고 한다. 아담한 장독대가 운치를 더했다. 세상에나 정작 절 입구로 나오니 큰길에서 30미터도 들어가지 않은 곳이다. 길을 물으며 가니 시행착오로 숲길도 걸어보고...... 왠지 소박한 이 절을 자주 올 것 같았다.
부곡사를 나와 큰길로 나오니 생활체육공원이 있었고..... 의왕역으로 가는 길이 도깨비시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부곡 도깨비시장은 얼마전에 TV에 소개된 곳이다. 먹거리가 마음에 들면 사 와야지 하며 시장 구경을 했다.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전통시장에 도깨비라는 별칭이 붙은 게 재미있었다.
아직은 번거롭지 않는 시간 때문인지, 부슬거리는 가을비 때문인지 사람들은 북적이지 않았다. 싱싱한 수산물, 먹음직스러운 떡, 옷 가게, 족발가게, 신발가게 등을 들여다보았지만 마땅히 구입할 것은 보이지 않았다.
시장 입구에서야 먹음직스러운 찐빵을 사서 나오니까 도깨비 형상의 상징물이 귀엽게 서 있었다.
아하, 도깨비시장을 관통하여... 쭉 올라가면, 체육공원을 만나고, 부곡사로 곧장 갈 수 있구나!!! 이래서 가 본 사람을 처음 가는 사람이 따라갈 수 없구나 싶다.
가을비가 부슬거렸지만 짧은 나들이가 기분 좋았다.
* 올릴 사진이 더 있는데... 올려지지 않네요...
첫댓글
의왕이라지만 안내사진을 보니 부곡 쪽인가봅니다.
의왕은 부모님 묘역이 있는곳이라 가끔 찾아가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거든요.
숲속 부곡사가 극낙전을 첨부사진으로 보아도 고찰은 아니라고 느껴지지만 큰길에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니 걸음하기 쉬운 장점이 있겠네요.
이번 짧은 여행기가 부곡 이곳저곳의 사람사는 모습을 상세하게 그려 주시니 묘역을 찾고 돌아가는 여유있는 시간에 소개해준 여러곳을 한번 둘러봐야 겠습니다..
의왕역에서 가까운 곳입니다.
선배님과 인연이 깊게 닿은 곳이라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혼자 길을 물으며 찾아가니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되고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소소한 외출을 적어보렵니다.
저 지도 속 철도박물관을 한번 가 본다고 생각해 놓고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오늘 동창님 여행기를 보니 다시 생각이 나네요
몇해 전 처가 식구가 잠시 그 근처에 있어
대략 위치를 기억하고는 있습니다
부곡사라는 절은 역사도 규모도 그다지 크지는 않은 것 같이
느껴지네요...소박하다는 동창님 글에서 더 그런 분위기도 있는 것 같구요..
범계에서 가까운 곳부터 탐방해 보려고 합니다.
의왕에 백운호수.왕송호수가 있다니까 가 볼 생각입니다.
전국을 운전하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동창님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