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환자, ‘지방간’ 있으면 심장병 위험 4배
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
약 7만7000명 평균 5년간 추적‧관찰…지방간과 심혈관질환 연관성 확인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할수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2형 당뇨병을 함께 앓는 경우 위험이 일반인의 4배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된 약 7만7000명을 대상으로 당뇨병과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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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은 지방이 간에 침착된 정도가 간 무게의 5%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흔히 과음해 발생하는 ‘애주가 질환’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게 주된 원인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80%를 차지한다.
지방이 간에 축적되면 정상적인 간세포가 손상돼 염증이 발생하고,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간경화)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간경변이 나타나면 간암 발병 위험이 27%까지 올라가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당뇨병과 지방간이 없는 그룹 ▲당뇨병이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이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은 있지만 지방간은 없는 그룹 ▲당뇨병이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 ▲당뇨병이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으로 나눈 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평균 5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당뇨병과 지방간이 없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이 없는 1단계 지방간 그룹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1.19배, 당뇨병이 없는 2단계 지방간 그룹은 1.38배 더 높게 나타났다.
또 당뇨병이 있는 지방간 없는 그룹에서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3.2배, 당뇨병이 있는 1단계 지방간 그룹은 3.8배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2단계 지방간 그룹은 일반인 대비 심혈관질환 위험이 4.5배 높았다. 심혈관질환 사망률도 이와 유사하게 증가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이 지방간의 심각성에 따라 함께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는 지방간이 간 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간 수준이 낮더라도 당뇨병이 있기만 해도 심혈관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높게 증가했다”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간 예방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