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패턴
다중이
비를 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눈을 오라고 한 적이 없는데
오늘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이다.
주어진 길을 걸어왔을 뿐인데
새로운 길을 만들어 보려고 애쓰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닦아 놓은 길을 터덕터덕 걸어가고 있다.
어느 길을 가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지도 않았는데
시냇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았을 뿐인데
다중은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이럴까 저럴까 우물쭈물할 때
알고리즘은 몸속으로 들어와 청맹과니를 만든다.
뭐 그럴 수 있지
나만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는 아니니까
AI가 알려주는 길이라면
머리가 나쁜 나보다 잘 결정해 줄 거라고 믿었지.
나만의 길을 만드는 것은 힘이 들고 귀찮아
죽음 앞에 몸뚱이를 던져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몸에 탈이 나고 후회할 수도 있지만
이놈은 나쁜 놈이다.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잖아
착한 척 다가와서 나를 머저리로 만들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거야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좋았지
그때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통장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나는 거야
습관적으로 호의를 받아들이고
습관적으로 호의를 베풀다가
습관적으로 영혼을 터는 것을 허락한 것이었지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넛지는
같이 살만 한데
다크패턴은 검은 색이었다
기투는 철학인줄 알았지
* dark pattern, decepittive pat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