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한국산 '불닭'이 견인, 라면 수출 월 1억달러 돌파 / 5/20(월) / 한겨레 신문
한국의 라면 수출액이 월간 1억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국내에서 전량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이끈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 통계를 확인한 결과 라면의 4월 수출액은 1억 859만달러(약 147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7395만 달러)에 비해 46.8% 증가한 것이다. 올 2월 월간 사상 최고 기록(9291만 달러)을 갈아치웠다.
삼양식품 대표 상품인 '불닭볶음면'이 국외에서 인기를 높인 것이 이 같은 기록을 이끌어냈다. 16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857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 시장 컨센서스(예상 평균)인 영업이익 424억원을 크게 웃도는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예상 밖 실적)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35% 늘었다.
특히 '불닭볶음면'보다 매운맛을 줄인 제품 '까르보불닭'이 인기를 끌면서 국외 매출액이 85% 늘었다. 올 1/4분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국외 매출 비중은 75%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보다 11% 포인트 상승했다. 삼양식품의 미국 매출액은 7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2억원)보다 323% 성장했다. 삼양식품은 수출 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1643억원을 투자해 밀양 2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상반기에 2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24억 끼로 현재의 18억 끼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다.
정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틱톡 등 SNS에서 확산되면서 삼양식품이 독주하고 있다. 미국 라면시장 규모가 확대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 라면업체들의 미국 시장 내 실적 성장은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규모뿐 아니라 원가 하락, 달러 강세 효과도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날인 17일 제한가폭(30%)까지 오른 44만 6500원(약 5만 1300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상장 이후 최고치. 시가총액은 3조 3635억원(약 3870억엔)로 기존 라면 1위 브랜드였던 농심(2조 4270억원/약 2790억엔)과의 격차를 9000억원 이상으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