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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영정(淡泊寧靜)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군자는 욕심이 없고 마음을 깨끗하며 안정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淡 : 맑을 담(氵/8)
泊 : 머무를 박(氵/5)
寧 : 편안할 영(宀/11)
靜 : 고요할 정(靑/8)
출전 ; 제갈량(諸葛亮)의 계자서(誡子書)
이 성어는 54세에 달한 제갈량(諸葛亮)이 여덟 살 아들에게 주는 계자서(誡子書)에서 연유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갈량의 계자서(諸葛亮 誡子書)
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
군자의 행위는 고요한 마음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르는 것이다.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안정되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
夫學須靜也, 才須學也.
모름지기 배움에는 반드시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며, 재능은 반드시 배움을 필요로 한다.
非學無以廣才, 非志無以成學.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수 없고,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학문을 이룰 수 없다.
慆慢則不能勵精, 險躁則不能冶性.
방자하고 오만하면 정밀하게 연마할 수 없고, 조급하고 경망하면 본성을 다스릴 수 없다.
年與時馳, 意與日去,
遂成枯落, 多不接世.
(그러는 사이에) 나이는 시간과 함께 달려가고 의지는 세월과 더불어 사라지면서, 마침내 가을날 초목처럼 시들어 갈 것이다.
悲守窮廬, 將復何及.
곤궁한 오두막집에서 슬퍼하고 탄식해 본들, 그때서야 어찌 돌이킬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헹궈내는 담박(淡泊;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과 내면으로 침잠하는 영정(寧靜)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 뜻이 환해지면(明志), 그제야 먼데까지 갈 힘이 생긴다(致遠).
언어의 소음에 치여 하루가 떠내려 간다. 머금는 것 없이 토해내기 바쁘다. 쉴 새 없이 떠든다. 무책임한 언어가 난무한다. 허망한 사람들은 뜬금없는 소리에 그만 솔깃해져서 그러면 그렇지 한다.
풍문이 진실로 각인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 곁에서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이익을 챙긴다. 입이 열 개로도 할 말 없을 짓을 하고 나서 제가 외려 분하고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이런 말은 너무 피곤하다. 그 말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희희덕거리는 행태는 너무 가볍다.
도대체 침묵의 힘을 잊은 지 오래다. 예산 추사 고택 기둥에는 주자(朱子)의 '반일정좌(半日靜坐), 반일독서(半日讀書)'가 추사의 글씨로 걸려 있다.
하루의 절반은 고요히 앉아 마음을 기르고, 나머지 절반은 책을 읽는다. 이런 태곳적 운치야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마음먹기 따라 정좌(靜坐)의 시간을 늘릴 수는 있을 것이다.
청나라 주석수(朱錫綬)는 유몽속영(幽夢續影)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요히 앉아보지 않고는 바쁨이 정신을 얼마나 빨리 소모시키는지 알지 못한다. 이리저리 불려다녀 보지 않으면 한가로움이 정신을 얼마나 참되게 길러주는지 알지 못한다.(不靜坐, 不知忙之耗神者速;不泛應, 不知閑之養神者眞)"
내성(內省)의 침잠 없이 허둥지둥 바쁘기만 하면 영혼의 축대가 그 서슬에 주저앉는다. 자신과 맞대면하는 시간을 늘려나가야 바깥의 경쟁력도 강화된다.
제갈공명은 아들에게 이런 훈계를 남겼다. "군자의 행실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 담박함이 아니고는 뜻을 밝게 할 수가 없고, 고요함이 아니면 먼데까지 이르지 못한다.(夫君子之行,靜以修身,儉以養德. 非淡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헹궈내는 담박(淡泊)과 내면으로 침잠하는 영정(寧靜)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 뜻이 환해지면(明志), 그제야 먼데까지 갈 힘이 생긴다(致遠).
머금지 않고 쏘아대니 세상이 시끄럽다. 비울 줄 모르고 욕심 사납게 먹어댄 결과 소화불량에 걸린다. 제 허물을 감추려고 남을 덥석 문다. 제 부족을 숨기자니 허풍이 는다. 바람 드는 북창 아래서 무현금(無絃琴)을 어루만지던 도연명(陶淵明)의 그 침묵과 정좌(靜坐)의 시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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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영정(淡泊寧靜)
삼국지 영웅 제갈량(諸葛亮)은 지금의 산시(陝西)성 바오지(寶鷄)에 해당하는 오장원(五丈原)에서 생을 마감한다. 서기 181년, 그의 나이 53세였다.
그는 임종 직전 8세였던 아들에게 유언을 남긴다. 계자서(誡子書)로 전해지는 그의 유언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지침이 담겨 있다. 제갈량 본인의 교육 철학을 보여준다. 그대로 옮겨보자.
靜以修身, 儉以養德.
무릇 군자의 행동은 고요함으로써 스스로를 수양하고, 근검으로써 덕을 키워야 한다.
非淡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담백하지 않으면 큰 뜻을 밝힐 수 없고, 평온하지 않으면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夫學須靜也.
무릇 배우고자 하려면 반드시 평온해야 한다.
才須學也, 非學無以廣才.
재능을 갖추고자 하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고,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재능을 넓힐 수 없다.
非志無以成學.
그러기에 뜻이 바로 서지 않으면 배움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다.
慆慢則不能勵精, 險躁則不能冶性.
음란하고 태만하면 정진할 수 없고, 위험하고 조급하면 품성을 다스리기 어렵다.
年與時馳, 意與日去, 遂成枯落.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의지는 날이 갈수록 쇠해져 점점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多不接世.
늙으면 세상사 따라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悲守窮廬, 將復何及.
그제야 곤궁한 집에 들어앉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제갈량은 아들에게 "잡생각 하지 말고 학문에 정진해 큰 뜻을 이루라."고 충고한 것이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의 '담박영정(淡泊寧靜)'이 여기서 나왔다.
이 밖에도 권학문(勸學文)은 많다. 주자(朱子)는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少年易老學難成) 촌음이라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一寸光陰不可輕)"고 했고,
송(宋) 태종의 셋째 아들이었던 조환(趙恒)은 '집에 돈이 있다고 땅을 사지 마라, 책 속에 온갖 곡식이 다 들어있다(富家不用買良田, 書中自有千鍾粟)'로 시작하는 권학문을 지었다.
올 대학 입시철이 시작됐다. 청소년들의 배움이 대학 입시에 맞춰진 게 현실이다. 큰 배움의 길을 강조한 제갈량의 유언은 우리 교육 현실과 어울릴 수 없는 것인가.
▶️ 淡(맑을 담, 질펀히 흐를 염)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적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炎(담)으로 이루어지며, 맛이 적은 국물의 뜻이 전(轉)하여 담담하다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淡(담, 염)은 빛의 엷은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①맑다 ②빛깔이 엷다 ③맛이 싱겁다 ④담백하다 ⑤묽다 ⑥거친 음식 ⑦맛없는 음식 그리고 질펀히 흐를 염의 경우는 ⓐ질펀히 흐르다(염) ⓑ어렴풋하다(염) ⓒ물이 감도는 모양(염) ⓓ그림자가 희미한 모양(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맑을 열(洌), 맑을 숙(淑), 맑을 청(淸), 맑을 호(淏), 맑을 재(渽), 맑을 린(潾), 맑을 징(澄), 맑을 철(澈), 맑을 담(澹), 맑을 찬(澯), 맑을 류(瀏), 깨끗할 정(瀞), 물 맑을 식(湜), 물 맑을 영(渶), 물 맑을 형(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짙을 농(濃), 짤 함(鹹)이다. 용례로는 짠맛이 없는 맑은 물을 담수(淡水),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담(淡淡),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박(淡泊), 진하지 아니한 맛을 담미(淡味), 담담하고 소박함을 담소(淡素), 진하지 아니한 먹물 또는 먹빛을 담묵(淡墨), 짠 음식을 많이 먹지 아니함을 담식(淡食), 욕심이 없고 깨끗함을 담연(淡然), 엷게 낀 연기를 담연(淡煙), 엷고 맑게 낀 구름을 담운(淡雲), 엷게 채색한 그림을 담화(淡畫), 연한 빛깔로 진하지 아니한 빛을 담색(淡色), 대단하지 아니한 걱정을 담수(淡愁), 은은하게 향긋한 향기를 담향(淡香), 담백하고 우아함을 담아(淡雅), 소금을 약간 뿌려서 조금 절임 또는 그런 간을 담염(淡鹽), 아담한 자태를 담자(淡姿), 요란하지 아니한 담박한 화장을 담장(淡粧), 담박한 교제를 담교(淡交), 태도나 마음이 쌀쌀함을 냉담(冷淡), 짙음과 옅음 또는 그 정도를 농담(濃淡), 조촐하고 산뜻함을 아담(雅淡), 청렴 결백하여 욕심이 없음을 고담(枯淡), 욕심이 없고 담백함을 염담(恬淡), 마음이 깨끗하고 담박함을 청담(淸淡), 맑은 물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담박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담수지교(淡水之交), 엷은 화장과 짙은 화장이라는 뜻으로 갠 날과 비 오는 날에 따라 변화하는 경치를 이르는 말을 담장농말(淡粧濃抹), 느긋하고 침착하여 서두르지 않음을 우유염담(優遊恬淡), 바다 물은 짜고 민물은 맛이 담백함을 해함하담(海鹹河淡), 욕심이 없이 마음이 깨끗하고 담담함을 무욕염담(無慾恬淡) 등에 쓰인다.
▶️ 泊(머무를 박/배 댈 박, 잔 물결 백)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두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白(백, 박)으로 이루어지며 물 위에 배를 머물게 한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泊자는 '머무르다'나 '(배를) 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泊자는 水(물 수)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白자는 촛불을 그린 것으로 '희다'나 '깨끗하다'는 뜻이 있다. 泊자는 본래 '(배를) 대다'나 '정박하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배를 정박하기 위해서는 수심이 얕은 물가까지 배를 대야 했다. 그래서 泊자에 쓰인 白자는 수심이 얕아 물밑이 비쳐 보일 정도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泊자는 배를 정박하는 것 외에도 어느 한 지점에 잠시 머무른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泊(박, 백)은 ①머무르다 ②묵다 ③배를 대다 ④담백하다 ⑤뒤섞이다 ⑥얇다 ⑦조용하다 ⑧물의 모양 ⑨머무는 곳 ⑩여관(旅館), 여인숙(旅人宿) ⑪호수(湖水) 그리고 잔 물결 백의 경우는 ⓐ잔 물결(백) ⓑ빽빽한 모양(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머무를 정(停), 머무를 두(逗), 머무를 유(留), 머무를 주(駐)이다. 용례로는 배가 닻을 내리고 머무는 곳을 박지(泊地), 여관이나 주막에 들어 밤을 자고 머무름을 숙박(宿泊), 쉬려고 머무름을 게박(憩泊), 보통 살림집에 숙박함을 민박(民泊),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박(淡泊), 여행 도중에 머무름을 여박(旅泊), 열을 지어 머무름을 열박(列泊), 일정한 숙소 이외의 딴 데서 잠을 외박(外泊), 호수 가운데 물 밖으로 드러나 있는 땅을 호박(湖泊), 이틀 밤 숙박하는 일을 이박(二泊), 휴식하며 숙박함을 휴박(休泊), 배가 닻을 내리고 머무름을 정박(碇泊), 풍랑을 만난 배가 정처 없이 물 위에 떠도는 것을 표박(漂泊), 선박 따위를 어떤 곳에서 대어 쉬고 묵음을 헐박(歇泊), 배가 어떤 곳에 와서 정박함을 내박(來泊), 배로 와 닿음을 도박(到泊), 배를 처음으로 댐을 초박(初泊), 배가 돌아오거나 돌아가서 머무름을 귀박(歸泊), 배가 온전하게 정박함을 온박(穩泊), 밤중에 정박함을 야박(夜泊), 타는 배를 매어 둠을 계박(繫泊), 배가 닻을 내리고 머무름을 묘박(錨泊),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여기저기로 돌아다니거나 옮겨 다니면서 삶을 일컫는 말을 전전표박(轉轉漂泊) 등에 쓰인다.
▶️ 寧(편안할 녕/영, 편안할 령/영)은 ❶회의문자로 宁(영)은 간자(簡字), 寗(영)은 동자(同字), 寍(영)은 고자(古字)이다.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皿(명)과 心(심)의 합자(合字)이다. 음식물이 그릇에 수북이 담겨 있어 안심하고 살 수 있음의 뜻한다. 뒤에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을 더하였다. ❷회의문자로 寧자는 '편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寧자는 宀(집 면)자와 心(마음 심)자, 皿(그릇 명)자,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丁자는 '탁자'를 표현하기 위한 모양자이다. 寧자의 갑골문을 보면 탁자 위에 그릇이 놓여 있는 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에 먹을 것이 풍족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心자가 더해졌는데, 이는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이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금의 寧자는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상태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寧(녕, 령)은 ①편안하다 ②편안히 하다 ③문안하다 ④친정가다 ⑤편안(便安) ⑥차라리 ⑦어찌 그리고 편안할 령의 경우는 ⓐ편안하다(령) ⓑ편안히 하다(령) ⓒ문안하다(령) ⓓ친정가다(령) ⓔ편안(便安)(령) ⓕ차라리(령) ⓖ어찌(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편할 편(便), 편안 안(安)이다. 용례로는 수확이 많은 해를 영세(寧歲), 편안한 겨를을 영가(寧暇), 편안하게 삶을 영거(寧居), 무사하고 편안한 날을 영일(寧日), 평안하고 고요함을 영정(寧靜), 편안히 쉼을 영식(寧息), 걱정이나 탈이 없음을 안녕(安寧), 몸이 건강하여 마음이 편안함을 강녕(康寧), 천하가 잘 다스려져서 태평함을 안녕(晏寧), 추측컨대 틀림이 없음을 정녕(丁寧), 친정에 가서 아버지를 뵘을 귀녕(歸寧), 어른이 병으로 편하지 못함을 미령(靡寧), 오래 살고 복되며 건강하고 편안함을 일컫는 말을 수복강녕(壽福康寧), 준걸과 재사가 조정에 많으니 국가가 태평함을 일컫는 말을 다사식녕(多士寔寧) 등에 쓰인다.
▶️ 靜(고요할 정)은 ❶형성문자로 静(정)의 본자(本字), 静(정)은 통자(通字), 静(정)은 간자(簡字), 靖(정)과, 靖(정)은 동자(同字)이다. 爭(쟁)은 물건을 서로 끌어 당기는 일로, 여기에서 팽팽히 당겨져서 움직이지 않는 모양을 나타낸다. 음(音)을 나타내는 靑(청)은 푸른 색깔로, 여기에서는 무성하다는 菁(청), 깨끗하다는 淸(청), 자세하다는 精(정), 편안하다는 靖(정) 따위에 공통되는 뜻을 이어 받고 있다. 靜(정)은 물건이 움직이지 않고 조용함, 편안함, 또 자세함, 장식(裝飾)함, 아름다움을 말한다. 물이 물결치지 않는 것을 淸(청) 또는 淨(정)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또 瀞(정)이라고도 쓴다. ❷회의문자로 靜자는 ‘고요하다’나 ‘깨끗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靜자는 靑(푸를 청)자와 爭(다툴 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爭자는 소뿔을 쥐고 서로 다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투다’라는 뜻이 있다. 靑자는 우물과 초목을 그린 것으로 ‘푸르다’나 ‘고요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니 靜자는 상반된 뜻을 가진 글자가 결합한 셈이다. 사실 靜자는 ‘고요하다’를 표현하기 위해 왁자지껄했던 싸움이 끝난 이후의 소강상태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다투는(爭) 모습에 푸르름(靑)을 더해 매우 고요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靜(정)은 (1)움직이지 아니하여 조용함 (2)고요하고 평화스러움 등의 뜻으로 ①고요하다(조용하고 잠잠하다) ②깨끗하게 하다 ③깨끗하다 ④쉬다, 휴식하다 ⑤조용하게 하다 ⑥조용하다 ⑦조용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요할 적(寂), 고요할 막(寞), 고요할 요(窈), 고요할 밀(謐),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이다. 용례로는 고요하고 엄숙함을 정숙(靜肅), 고요하고 편안함을 정밀(靜謐), 고요하고 쓸쓸함을 정적(靜寂), 정지하고 있거나 균형이 잡히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정태(靜態), 조용히 사물을 관찰함을 정관(靜觀), 정지하고 있는 것을 정적(靜的), 조용히 생각함을 정려(靜慮),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여 피로나 병을 요양함을 정양(靜養), 고요히 그침 또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를 정지(靜止), 명상에 잠김을 정상(靜想), 정지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는 물건을 정물(靜物),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을 바로 하여 조용히 앉음을 정좌(靜坐), 고요하고 평온함을 정온(靜穩), 태도가 조용하고 마음이 맑음을 정숙(靜淑), 조용하고 한가로움을 정한(靜閑), 시끄럽고 요란한 일이나 상태를 조용하게 가라앉히는 것을 진정(鎭靜), 정신이 편안하고 고요함을 안정(安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아니하고 차분함을 냉정(冷靜), 사람의 움직이는 상황을 동정(動靜), 평안하고 고요함을 평정(平靜), 쓸쓸하고 고요함을 적정(寂靜), 한가하고 고요함을 한정(閑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물에 마음을 움직이지 아니하는 정신 상태를 허정(虛靜), 조용하고 엄숙함을 숙정(肅靜), 평안하고 고요함을 영정(寧靜), 성정이 차분히 가라앉고 조용함을 침정(沈靜), 천하의 풍파가 진정되어 태평하다는 말을 사해파정(四海波靜), 산과 들이 텅 빈 것처럼 고요하고 괴괴하다는 말을 산공야정(山空野靜), 나이가 젊고 용모가 아름다우며 마음이 올바르고 침착하다는 말을 요요정정(夭夭貞靜), 때로는 움직이고 때로는 조용히 한다는 말을 일동일정(一動一靜), 부녀가 인품이 높아 매우 얌전하고 점잖음을 일컫는 말을 유한정정(幽閑靜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