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중(大運中)의 소운(小運)과 지역(地域)의 기운(氣運)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은 천지(天地)의 대운(大運)을 말한 것이오 대운(大運)의 속에 소운(小運)의 유행(流行)이 있고, 또 각지역(各地域)에 따라서 음양성(陰陽性)의 기운(氣運)이 상이(相異)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동일(同一)한 대운(大運)이라 하더라도, 그 시기(時期)와 지리(地理)를 따라서 그 시운(時運)에 적지 아니한 차이(差異)가 있는 것이다. 소운(小運)의 유행(流行)이라함은 음양(陰陽)의 유행(流行)하는 기운(氣運)은 때를 따라서 소장(消長)과 성쇠(盛衰)가 있어, 그것이 사람의 생활(生活)과 사회(社會)의 변동(變動)에 영향(影響)하고 있음이다. 이제 음양(陰陽)의 기운(氣運)이 인체(人體)의 생리(生理)에 영향(影響)한 일례(一例)를 보건대, 중국(中國)의 송조말엽(宋朝末葉)에는 병(病)의 발원(發源)이 대개(大槪) 양기(陽氣)의 부족(不足)함에 있으므로, 張潔古․李東恒 등(等) 제현(諸賢)의 약방(藥方)이 모두 중궁(中宮)을 보(補)하고 양기(陽氣)를 부조(扶助)하는 약(藥)을 주(主)하고, 명조말(明朝末)에 이르러서는 병(病)의 발원(發源)이 대개(大槪) 음허(陰虛)함에 있으므로 朱丹溪 이하(以下) 제의(諸醫)가 모두 음기(陰氣)를 보(補)하고 하초(下焦)를 자익(滋益)하는 약(藥)을 주(主)하니, 이는 때를 따라서 기운(氣運)의 유행(流行)이 상이(相異)한 까닭이다.
지역(地域)의 상이(相異)라 함은 지리(地理)의 동서(東西), 남북(南北) 또는 고저(高低), 조습(燥濕) 등(等)을 따라서 음양(陰陽)의 유행(流行)이 동일(同一)치 아니하여 또한 인생생활(人生生活)에 영향(影響)하고 있음이다. 이제 동양(東洋)과 서양(西洋)의 대체(大體)의 예(例)로써 보건대, 동양(東洋)은 양방(陽方)에 속(屬)하고 서양(西洋)은 음방(陰方)에 속(屬)함으로 음양(陰陽)의 기운(氣運)이 상반(相反)하는 것이 적지 아니하다. 종횡(縱橫)으로써보면 동양(東洋)의 가족제도(家族制度)는 부전자수(父傳子受)하는 종적(縱的)이오, 서양(西洋)의 가족제도(家族制度)는 부부(夫婦)를 중심(中心)으로 하는 횡적(橫的)이니, 종(縱)은 양(陽)이오 횡(橫)은 음(陰)이며, 서적(書籍)같은 것도 동양(東洋)은 종서(縱書)하고 서양(西洋)은 횡서(橫書)하는 것이다. 종합(綜合)․분석(分析)으로써 보면 종합(綜合)은 양(陽)이오 분석(分析)은 음(陰)이라, 동양(東洋)의 학문(學問)은 종합(綜合)을 주(主)하니 모든 인문학(人文學)과 한의학(漢醫學)이 그 일례(一例)이오, 서양(西洋)의 학문(學問)은 분석(分析)을 주(主)하니 지금의 과학(科學)과 의학(醫學)의 여러 분과(分科)가 그 일례(一例)이며, 문장(文章)의 구절(句節)같은 것도 동양(東洋)은 종합(綜合)된 일구(一句)를 한마디로 쓰고, 서양(西洋)은 구(句)를 분해(分解)하여 일단어(一單語)를 한마디로 쓰며, 문자(文字) 같은 것도 아국국문(我國國文)은 초중종성(初中終聲)의 종합(綜合)이오, 서양문(西洋文)은 분해식(分解式)이며, 음식(飮食) 같은 것도 동양(東洋)은 비빔밥식(式)의 종합식(綜合式)이오, 서양(西洋)은 일미(一味)씩 분식(分食)하며, 신체(身體)의 생리(生理)에도 이러한 현상(現象)이 있어, 대소변(大小便)같은 것도 동양인(東洋人)은 공제(共濟)이오 서양인(西洋人)은 분제(分濟)이다.
음양(陰陽)의 상구(相求)로써 보면 동양(東洋)은 채식(菜食)이 많고 서양(西洋)은 육식(肉食)이 많으니, 채식(菜食)은 그 성(性)이 대체(大體)로 양(凉)하고, 육식(肉食)은 대체(大體)로 온(溫)한지라, 동양(東洋)은 양(陽)에 속(屬)함으로 그를 조화(調和)하기 위(爲)하여 채식(菜食)을 주(主)하고, 서양(西洋)은 음(陰)에 속(屬)함으로 또한 그를 조화(調和)하기 위(爲)하여 육식(肉食)을 주(主)하는 것이니, 사상의학(四象醫學)의 이(理)에 장부(臟腑)에 냉(冷)이 많은 소음인(少陰人)은 육식(肉食)을 요(要)하고, 열(熱)이 많은 소양인(少陽人)은 채식(菜食)을 요(要)하는 것이 또한 그 까닭이며, 시력(時曆)에 있어서, 자래(自來)로 동양(東洋)은 태음력(太陰曆)을 쓰고, 서양(西洋)은 태양역(太陽曆)을 쓰니, 이는 양성(陽性)은 음성(陰性)을 구(求)하고, 음성(陰性)은 양성(陽性)을 구(求)하는 이(理)에 의(依)한 것이다.
이외(以外)에도 상하(上下), 내외(內外), 좌우(左右) 등(等)에 상대(相對)되는 것이 적지 아니하니 의관(衣冠)에 있어서 동양(東洋)은 갓을 쓰는 것을 예(禮)라 하고 서양(西洋)은 모자(帽子)를 벗는 것을 예(禮)라 하며, 가옥건축(家屋建築)의 의식(儀式)에 있어서 동양(東洋)은 상량식(上梁式)을 행(行)하고 서양(西洋)은 정초식(定礎式)을 행(行)하며, 문(門)을 열 때에 동양(東洋)은 밖으로 열고 서양(西洋)은 안으로 열며, 식사(食事)할 때에 동양(東洋)은 우수(右手)로 먹고 서양(西洋)은 좌수(左手)로 먹으며, 수지(手指)로 수(數)를 계산(計算)할 때에 동양(東洋)은 무지(拇指)에서 하나를 시작(始作)하고 서양(西洋)은 소지(小指)에서 하나를 시작(始作)하는 등(等) 일일(一一)히 매거(枚擧)할 수 없으니, 이는 우연(偶然)함이 아니오, 실(實)로 지리(地理)와 풍토(風土)의 음양대대(陰陽對待)로부터 자연(自然)히 발생(發生)한 것이다.
西洋 主分析 故個人自由主義發達 東洋主綜合 故家族宗族鄕里 등(等) 血統主義 發達
東洋人 看地圖 上爲南 下爲北 左爲東 右爲西 西洋人 上爲北 下爲南 左爲西 右爲東 此 東洋人 南面爲主 西洋人 北面爲主故也
음양상구(陰陽相求)의 이(理)에 의(依)하여 동양(東洋)과 서양(西洋)이 서로 타(他)의 유여(有餘)함을 수입(輸入)하여 아(我)의 부족(不足)함을 보익(補益)하는 것은 생존작용상(生存作用上) 절실(切實)한 일이다. 그러나 음양상구(陰陽相求)라 함은 아(我)의 본체(本體)를 살리면서 타(他)의 작용(作用)을 받아들여 용(用)을 삼는 것이오, 결(決)코 아(我)의 본체(本體)를 폐기멸각(廢棄滅却)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본체(本體)를 폐기멸각(廢棄滅却)하면 이는 음양상구(陰陽相求)가 아니오 곧 타(他)가 편승(偏勝)하고 아(我)가 편패(偏敗)하는 자멸작용(自滅作用)이다.
그 일례(一例)를 들건대 동양(東洋)의 한의학(漢醫學)은 종합의학(綜合醫學)이므로 안병(眼病)이 생(生)한 때에 간장(肝臟)을 치료(治療)하는 일도 있고, 이병(耳病)이 생(生)한 때에 신장(腎臟)을 치료(治療)하는 일도 있으니, 이는 동양의학(東洋醫學)의 본체(本體)이다. 만일 안이병(眼耳病)이 생(生)한때에 안이(眼耳)만을 대증(對症)하는 서양의학(西洋醫學)을 주(主)하고 한의학(漢醫學)의 본체(本體)를 폐기멸각(廢棄滅却)한다면, 이는 의학(醫學)의 퇴보(退步)이며, 지금 세간(世間)에 정치(政治)․학술(學術)․윤리도덕(倫理道德) 등(等) 각(各) 부면(部面)에 긍(亘)하여 본체멸각(本體滅却)의 경향(傾向)이 적지 아니한 것은, 모두 음양상구(陰陽相求)의 원리(原理)를 알지 못하고 자아(自我)의 본체(本體)를 자각(自覺)치 못하는 우거(愚擧)이다.
이와 같이 대운(大運)의 속에는 소운(小運)이 있고, 또 각지역(各地域)에 따라서 기운(氣運)이 동일(同一)치 아니한지라, 그러므로 비록 대지상(大地上)의 전인류(全人類)가 모두 동일(同一)한 시운(時運)의 속에 살고 있으되, 그 국민(國民)의 변통(變通)의 재(才)와 창조(創造)의 역(力)이 능(能)히 시(時)와 처(處)의 유행(流行)하는 기운(氣運)을 관찰(觀察)하여 시의(時義)를 선행(善行)하는 사회(社會)는 음양(陰陽)이 조화(調和)하여 흥왕(興旺)하고, 그러한 재(才)와 역(力)을 가지지 못한 사회(社會)는 음양(陰陽)이 편승편패(偏勝偏敗)하여 쇠패(衰敗)하는 것이다.
註一. 伏羲․文王의 八卦圖에 金一夫의 正易圖를 添附함 【別表】
註二. 繫辭上傳 第九章
註三. 繫辭上傳 第十一章
註四. 說卦傳 第五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