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회유 시도했다던 가짜 변호사’ 해임
이달 11일 선임계 낸 文정부 靑출신
유동규 “검찰진술 등 내 동정 살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신변보호를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가짜 변호사’를 언급하며 자신을 회유하려던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4일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변호사를 해임했다. 불법 대선자금 8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이 변호사를 통해 조직적으로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한 회유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혹 대상이 됐던 변호사를) 아까 해촉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전 직무대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이 처음에 나를 회유하려 했다”며 “감옥 안에 있는데 가짜 변호사를 보내 검찰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등 내 동정을 살폈다”고 했다. ‘가짜 변호사’로 지목받는 A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지난달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으로 추가 기소되자 이달 11일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A 변호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20년 4월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경선에 도전했다가 낙마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 등에 대한 변호도 맡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유 전 직무대리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A 변호사 외에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과 가까운 변호사들이 사건을 맡고 유 전 직무대리를 적극 돕기보다 회유 및 감시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유 전 직무대리의 심경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유 전 직무대리는 최근 일부 변호인의 접견을 거부하고 변호인 동석 없이 검찰 조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18일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냐’는 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질의에 “검찰은 오히려 유 전 직무대리의 변호인 선임 과정이 그를 회유하려는 과정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