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故鄕) =백석= ◈
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을 보이었다.
의원은 여래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날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디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띄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이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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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향(故鄕)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좋은 시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