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치(드래곤 라자) : 말빨좋은 꼬마. 17세 더벅머리 초쟁이 후보 소년의 탈을 쓴 현자드래곤이 아닐까 추측된다.
통키(피구왕 통키) : 열혈 스포츠 만화의 주인공.
준후(퇴마록) : 제천석을 좋아하는, 사육된 꼬마.
크라드메서(드래곤 라자) : 중립을 지키는 크림슨 드래곤.
넥슨(드래곤 라자) : 크라드메서의 라자. 자신의 4/5를 잃고 죽다.
호르게(장미의 이름) : 엄숙한 절대믿음을 추구함.
월리엄(장미의 이름) : 개방적 믿음, 지식의 추구.
교황( 無 ) : 이 교황은 교회의 대장 이상의 성질이 못된다. 다른 교황은 몰라도.
십자군 다수( 無 ) : 탐욕에 물들어 본래 목적을 잊은 맹목적이었던 부대. 신의 이름을 대행해서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새삼 말할 필요는 없다.
할슈타일 후작(퓨쳐 워커) : 모든 것을 자신의 도구로 생각하는 놀랄만한 추진력의, 한번 죽었다 살아난 자.
아일페사스(퓨쳐 워커) : 드래곤 로드의 딸. 해츨링이지만, 왠지 나중에는 성룡이 되어있다.
헤밀튼(퇴마록) : 2000년 가까이 산 자. 아하스 페르츠의 다른 인격.
히드레안(마왕 이야기) : 자기중심적 사고의, 혼돈의 대행.
루드비히(프린스) : 왕자지만 가출하고, 앞길은 순탄치 못해 얼마 안가 한쪽 눈을 잃는다. 바이저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오닉스 나이트(폴라리스 랩소디) : 노스윈스 선단 흑기사 호의 선장. 언제나 가면을 쓰고 다닌다. 얼굴에 그림자가 없어지면 죽음을 맞는다는 예언을 받은적이 있다. 밥은 어떻게 먹는걸까?
미(퓨처 워커) : 바꿀수 없는 과거와 고정된 미래 보는 무녀. 퓨쳐 워커다.
네리아(드래곤 라자) : 범죄가 될 정도의 아름다움을 지닌 나이트호크. 벼락과 천둥, 뒤에서 말거는걸 싫어한다.
캐스퍼(꼬마유령 캐스퍼) : 꼬마유령. 외로워한다.
라디언(유피네스) : 친구들을 드래곤 라자의 세계로 끌고온 것이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호한다.
작은 니스(로도스도전기) : 니스의 손녀, 레일리아의 딸.
쿠베린(쿠베린) : 자기중심적 사고. 묘인족의 왕. 당연히 인간이 아님. 어쩐지 쿨가이.
아우프(더 타로트) : 광대. 광증이 보인다. 숨겨진 과거가 대단한 듯. 쌈 잘한다.
아인슈타인( 無 ) : 물리학자.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함. 대통일 이론을 만드려다가 결국 실패.
비류(탐그루) : 어쩐지 시니컬한 녀석.
세헤라자드(탐그루) : 이야기하는 롬파일. 영혼의 에뮬로 구동되는 것 같다.
라이(용병단) : 괜찮은 믿음의 사제.
판(로도스도전기) : 로도스의 자유기사. 나이스가이. 전형적 주인공. 기사가 아니라 사무라이 같다.
디드리트(로도스도전기) : 로도스도전기의 히로인. 엘프가 아니라 실은 에루후(엘프의 일본식 발음)다. 게이샤같다.
백마(로도스도전기) : 로도스도 전기 마지막 장면에 나온 말.
바라미(폴라리스 랩소디) : 에레노아. 반왕을 나오지 않게 한다.
므므마케르(므므마케르) : M으로 시작되는 모든걸 만들 수 있는 재봉틀. 재봉틀이기에, M으로 시작되는 물건들을 만드는 광경을 상상해보면 사람에따라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생각할 수 있기도 하다. 뒤집어서 사용하면 W로 시작되는 것들을 만들 수 있......쿨럭. 이건 거짓말이다-_-;
핸드레이크(드래곤 라자) : 대마법사. 바이서스의 건국영웅. 뱀파이어. 최소한 315살은 넘었음. 만화에서의 그 치와 비교하지 마라.
카알(드래곤 라자) : 대현자. 바이서스를 영웅 위주에서 왕권위주로 바꿀 수 있었던, 귀족을 붕괴시키려 하고 있는 자칭 독서가 타칭 독설가. 후치는 그에게 꼬리가 달렸다고 추측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만화의 산적두목과 착각하지 말 것. 내가 생각해보건데, 전혀 다른 인물이다.
솔로쳐(퓨쳐 워커) : 무지개의 솔로쳐. 핸드레이크의 마지막 전인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마지막은 아니다). 데스나이트와 무지개의 솔로쳐 이야기는 유명함. 후치가 싫어하는 노래중 하나이기도 하다.
에카드나(퓨쳐 워커) : 용아병. 드래곤 솔져. 드래곤의 이빨에서 나온, 인간의 상식을 초월하는 뛰어난 전사. 에카드나란 이름은 솔로쳐가 붙여주었다. 심심하면 에카드나의 스펠링을 뒤집을 것.
누군가( 글쎄 ) : 그저 누군가.
인간( 어디든지 ) : 모를리 없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겠지만, 사실 여기서 나온 모든 인물들 중 가장 알기 어려운 존재.
공간은 공간이 아니다. 천장을 보고 있지만 그건 천장이 아니고, 바닥을 딛고 있지만 바닥은 바닥이 아니다. 절대 순수의 새하얀 색이 보이는데 그 속에서 다시 절대순수의 암흑이 어느새 보임당한다. 빛나되 빛나지 않고 어둡되 어둡지 않은 허공을 가르며 바닥아닌 바닥에서 천장아닌 천장으로 유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그들이 있었다.
사실은 그들이 누구인지 내가 알 수는 없었다. 알아서는 안되었으리라. 하지만 처음 보았을 때 그건 처음이 아니게 되었고 극단화되어 나는 그들을 알고 있었다.
쳉이 말했다.
"시작은 언제나 시작이 아니야."
쳉을 수줍게 밀치고 나온 유약한 소년 스웁이 모두에게 대답을 구하는 질문을 나에게 물어왔다.
"전쟁은 왜 하지요? 전쟁은 끔, 끔찍해요.""
그들 중에서 긍정의 신음과 부정의 냉소가 흘러나왔다. 몇몇은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한 듯 나를 계속 쳐다 보았다. 나를 응시하는 가죽바지 검은 머리 여엘프를 바라보며 나는 대답했다.
[나만 안죽으면 그 이유는 상관없어]
날 보던 이루릴 세레니얼은 내게 말했다.
"당신은 손을 내밀지 않는군요?"
후치가 나선다.
"저것 ( 후치는 날 손가락질했다 ) 은 선이 자신에게 너무 가까워요."
통키가 멀리서 외쳤다. "선 넘으면 아웃이야!" 그러더니 준후가 재빨리 힐기보법으로 다가와 정성스레 꼬은 금줄로 내 주위를 두르고 이야기했다. "선 밖으로 나오면 안돼요."
크라드메서가 잔뜩 피곤한 얼굴로 넥슨을 부둥켜 안은채 물었다.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 수 있지?"
그러자 호르게가 외쳤다.
"전지전능하신 주 하나님을 믿으면 영생을 얻을 수 있소!"
호르게의 외침에 월리엄이 토를 달았다.
"그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오, 존경하는 호르게, 우리는 '영생'의 명확한 의미를 민중들에게 밝힐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자 각지의 기사들과 상인들이 갑옷을 걸치고 크라드메서에게 진군했다. 크라드메서는 내게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죽지 않을 수 있지?" 나는 대답했다.
[죽을 것 같을 때 살아남아서, 끝까지 살아야지. 그러면 돼]
대답을 들은 크라드메서가 넥슨의 시체를 땅바닥에 던지고 날아오를 때 헤밀튼이 미친 듯 외쳤다.
"그렇게 살아왔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아! 생존 말고 삶, 삶의 증거는 무엇이지?!"
그 물음에는 저쪽에서 할슈타일 후작을 간질이던 아일페사스가 대답했다.
"웃는거지, 하하하!"
그 말을 듣고서 광소하는 헤밀튼을 뒤로하고 히드레안이 아찔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듯 물었다.
"그럼, 웃음으로 그 존재가 증명되나."
바이저를 눌러쓴 루드비히가 중얼대듯 답했다.
"웃음이 보이지 않아도 '나'는 있어."
루드비히의 옆에서 오닉스 나이트가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고 얀이 철가면을 쓴채 울부짖었다. 미는 무녀의 가면을 쓰고 물그릇에 담긴 물을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물을 조심스럽게 쏟아내었고 네리아가 어쩐지 조마조마한 느낌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무녀의 가면이 ㅡ 그 속에서 미가 말했다.
"미는 이제 고정된 과거와, 또 고정된 미래를 볼 수 있어요. 미래는 보는 순간 고정되어 버리거든요. 안보면 되지만 미는 퓨쳐워커니까 보아요. 고정된 미래를 향해 걷는 미는 '없는 것과 같'나요?"
쳉이 안쓰러운 얼굴을 할 때 캐스퍼가 스슥, 미를 통과해서 빙글빙글 돌다가 내 배를 통과하고서 미에게 말했다.
"미는 만져지잖아요. 나는 있지만 나는 만져지지 않아서 인간들에게 '나는 없'어요."
그러고서 캐스퍼는 빙글 재주넘고는 저 천장, 아니, 위로 끝없이 올라갔을 때, 다시 급강하하기 시작했고 크라드메서로 변해있었다. 크라드메서는 바닥, 아니, 아래를 뚫고 계속 내려갔다. 라디언이 백발을 휘날리며 크라드메서가 만든 구멍으로 올라와서는 말을 내뱉었다.
"나는 친구들을 지킬 때 '나'일 수 있다."
작은 니스도 지지않고 말했다.
"할머님께서 대지모신의 품으로 돌아가셨으니 이제 저는 니스로서의 '정체성 회복'이 가능한가요?"
그래서 난 모두를 둘러보며 말해주었다.
[난 나야. 나머진 몰라]
쿠베린이 말했다.
"너란 녀석은 정말 건방지군. 따뜻하지도 않은 주제에."
그래서 난 기쁘게 대꾸해주었다.
[맛도 없어]
그때 갑자기 불쑥 정말 놀람스럽게도 광대 아우프가 튀어나왔다.
"이 몸은 광대, 아슬아슬 줄타고 휘쩍휘쩍 재주넘는 웃음의 전도사, 웃음파는 광대라오!"
미친 광대 같으니. 광대는 다시 저쪽 크라드메서와 십자군의 싸움터를 향해 더블 스트라이크를 외치며 뛰어들었고 난 십자군과 크라드메서의 무사 귀환을 위해서 아우프를 향해 돌맹이를 던진 뒤 자리에 앉았다.
"사실 네가지 힘은 하나라구. 대통일 이론을 완성시켜야 해."
돌맹이에서 문을 열고 나온 아인슈타인이 중얼거리자 비류가 아인슈타인에게 퉁명스럽게 충고했다.
"양자이론을 생각하셔야지요. 안그래, 세헤라자드?"
세헤라자드는 비류의 목소리를 듣고는 TV, 전화기, 랩탑 등을 옮겨다니며 고개를 끄덕였다. 종래에 나는 어지러워졌고 실버블러드 용병단 라이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킨 뒤 판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분전하지?]
그리고 판은 그리 어려운 질문도 아니라는 듯 빙긋 미소지으며 답했다.
"이 로도스도의 평화를 위해."
멋진 ㅡ 실은 조야한 말을 남긴 채 백마에 타서 뒤에 미녀 게이샤 엘프를 태우고 가는 낭인 사무라이 자유기사 판의 모습은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바라미가 말했다.
"저런 자에게 의외로 반왕의 가능성이 있곤 하지."
실없는 소리. 그는 왕이 아니니 상관 없잖아? 무엇보다 나와는 동떨어진 얘기아냐. 난 판의 뒤를 쫓으려는 바라미를 부른 뒤 [에레노아!] "키야아악!" 발광하는 그녀에게 [받아!] 성서를 던졌다. 그녀는 성서에 얻어맞고 연기로 산화했다.
갑자기 재봉틀 므므마케르가 나타나서 미터(Meter)를 만들었다. 그리고
ㅡㅡㅡ쿵!
'세계'가 '흔들렸'다.
[무슨 일이지?]
어쩐지 세계가 점점 고정화된다는 느낌이 들어왔다. 천장이 천장이려고 하고 있었다. 바닥이 바닥이려고 하고 있었다. 빛이 빛이려 했고 어둠은 어둠이려 했다. 그걸 본 핸드레이크가 여상스럽게 말했다.
"구체화의 추상화야."
후치가 되물었다.
"뭐라고요?"
"구체화의 추상화! 멍청한 꼬마녀석! 모르겠냐!"
카알이 나와서는 정수리를 가격당한 후치를 대신해 말했다.
"네드발 군, 인간은 일종의 기준을 세우고 맞추어 생활합니다. 그러니까 길이의 기준이란......" 그때였다, 므므마케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건. 핸드레이크의 뒤에 서있던 제자 솔로쳐는 핸드레이크(Handrake)를 붙잡고 뒤집었다. 에카드나(Ekardnah)는 주위를 둘어보았고 솔로쳐가 외쳤다. "저 재봉틀을 부셔버려!"
그러나 므므마케르는 밀리미터(Millimeter)를 만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쿵!!
'바람'이 '불었'다. 강풍 속에서 모두가 휘날렸고 간간히 카알의 외침이 들려왔다. "인간의......기준......간악한......더욱 더 미립......전체......보지 못하......" 나는 '알았'다.
유성이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이제 돌아갈 수 있다.
누군가 물었다. "너는 누구야?"
[나?]
[나......]
[그래]
[그렇지]
[소개 안했나]
[난]
[내 이름은]
쳉이 말했다.
"끝은 끝이 아니야."
인간의, 모든 생물의 마음 속에서 있을 수 있는 나. 그러나 인간이 말한다. <나는 네가 싫다! 너는 어디다가도 쓸데없는 악(惡)이야!> 정말? 정말? 나는 혼란에 빠졌다. 인간이 나를 부인하는데, 난 왜 있는거지?
그러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정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가게되었다.
[내 이름은]
[소망]
[그리고]
[내 이름은]
[사실 내 이름은]
[이기]
[너희의 마음 속에]
[기틀이 잡혀있는]
[이기, 이기]
'나'를 위해 살고 세상이 있는 것은 '나'를 증명키 위해, '나'라는 자가 '나'로 있을 수 있는. '나'이기 위해 감정을 내뿜고 '나'이기 위해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며 '나'를 위해 자리를 차지하고 '나'를 위해 살아가는ㅡ.
서상현님 '왕의 죽음'을 읽고서, 저런 방법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이건 그 결과물. 어쩐지 허겁지겁같은 느낌이네요.
여기 나온 인물들은 출판, 비출판 소설들 속에서 무작위로 필요한 인물들을 뽑아낸 겁니다. 어째 프리토크 같은 느낌이지만. 덧붙여, 스웁은 아는사람이 제일 적을 듯. 히드레안이나 라디언은 아시는 분들이 꽤 될텐데. 마왕이야기와 유피네스. 냠냠. 음. 하나는 이기로 뭉친게 보이는 인물이고, 하나는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역시 이기로 뭉쳐있(다고 보이)는 인물이지요. 쿨럭.
사실 마지막의 '기준''길이의 기준'에 대한 생각은 모두 적으려 했지만, 충분히 관념적이라 더 관념적으로 변할 것 같아서 관두었습니다.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두지요. 어차피, 나중에 또 그거로 단편하나 갈길 생각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