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인낙혼(墜茵落溷)
한 가지의 꽃잎이 바람에 날리어,
방석 위에 떨어지기도 하고
뒷간에 떨어지기도 한다는 뜻으로,
사람에게는 때를 만남과 때를 만나지 못함이 있음을 비유
곧, 운명에 따라 처지가 현격히 다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墜 : 떨어질 추
茵 : 자리 인
落 : 떨어질 락
溷 : 어지러울 혼
출전 : 양서(梁書) 유림전(儒林傳), 남사(南史)
운명은 바꿀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운명은 어찌할 도리 없는
천부적인 그 무엇으로 생각한다.
당신도 그러한가?
여기 운명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옛날 어느 한 비구가 여섯 가지 신통을 얻었다.
그 비구는 나이 여덟 살이 되는 한 사미(沙彌; 예비 승려)와
함께 산중에 있으면서 경전을 읊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스승인 비구는 사미의 수명이
7일 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 곳에 있다가 죽으면 그의 부모가
'돌봄이 허술해서 아이를 죽게 했다'라면서
마음에 원한을 품을 수 있으므로
이내 사미에게 말하였다.
"너의 부모가 너를 생각하니
너는 집으로 돌아갔다가
여드레가 되는 날 아침에 오너라."
그러자 사미는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떠났다.
가던 길에서 큰 비를 만났는데
길바닥에 물이 괴며 세차게 흘러내렸다.
때마침 그 땅에는 개미구멍이 있었다.
그 흐르는 물이 들어가려 하므로
사미는 '나는 부처님의 제자다.
첫째는 인자한 마음을 내야하고
둘째는 중생을 살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빗물을 흙으로 막고
물길을 터서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하고난 후
사미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른 변화 없이 8일째 새벽에 절로 돌아오자
스승이 멀리서 그를 보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생각하였다.
'7일 만에 죽었어야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귀신으로 화현하여 오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비구는 곧 그가 개미를 구제하여
현세에서의 목숨이 늘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미가 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 쪽에 앉으므로 비구는 말하였다.
"너는 큰 공덕을 지었는데,
스스로가 알고 있느냐?"
사미는 말하였습니다.
"7일 동안 집에 있었으며,
다른 공덕은 없었습니다."
다시 스승이 말하였습니다.
"너의 수명은 다했는데,
엊그제 개미를 구제하였기 때문에
현세에서 수명이 80여 년 늘었느니라."
그러자 사미는 기뻐하면서
착한 일에는 과보(果報)가 있음을 믿고 더욱 부지런히 닦고,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미래의 모든 일이 다만 신(神)의 뜻에 달려 있다거나
이미 확고히 결정되어 있어서 전혀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자신의 노력이나 수행이 궁극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러므로 주어진 운명을 한탄할 일도 아니고,
모든 것을 신의 뜻에만 맡겨 놓을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꾸준한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마음을 고치고,
몸의 행위를 고치면 된다.
당신 마음의 주인은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 몸의 주인 또한 당신이다.
그러므로 당신 운명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