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민문자
우리가 어릴 때는 휠체어를 구경도 못했지
그 시절 잘 걸을 수 없던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이삼십 년 전부터 어쩌다 거리에서
휠체어를 만나면 신기해서 한 번 더 바라보았지
이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우리 집 가장이 일주일에 3회 병원에
드나들기 시작하던 16년 전에는 병원에서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에 부쩍 휠체어 환자가 많은 것은
대부분 노인이 휠체어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니
의료과학의 발전으로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인가 보다
가장이 신장 투석하느라 일주일에 3회 찾아가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안내 센터에는 매일 아침
휠체어가 8시부터 80여 대나 준비되어 있다
택시에서 내려 현관 앞에서 6층 투석실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어느 날은 사용하려던 휠체어가 한 대도 없어서
사용 후 되돌아오기를 한참 기다려야만 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환자는 대부분 부부 동행으로 보이는데
어쩌다 젊은 아들이나 딸로 보이는 자식의 도움을 받는
늙은 환자의 모습을 보면 어쩐지 더 애처로워 보인다
늙은 몸이지만 바쁜 젊은 자식들의 시간 빼앗지 않고
환자가 된 배우자 수발하는 것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 늙어 갈수록 더욱 실감하네
(2024. 5. 24)
첫댓글 그러네요. 바쁜 자식들 손을 빌려야 한다면 얼마나 마음 불편할까요.
함께라서 참 좋습니다. 두 분 오래오래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즈음은 부부가 나란히 걸어가는 건강한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