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material] 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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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 권장량의 2.3배… 어란은 진상품 숭어는 농어목 숭어과로 전세계적으로 온대와 열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산강 수역에서 잡히는 것을 고급 숭어로 여긴다. 수어(水魚), 수어(秀魚), 출세어라고도 하며 어릴 때에는 모챙이라고 불린다. 또한 숭어의 맛은 계절마다 다르다. 봄·겨울 숭어는 달고, 여름 숭어는 밍밍하며, 가을 숭어는 기름이 올라서 고소하다. 전남 지방에서는 경사스러운 혼배상에 밤과 대추를 물린 숭어 두 마리를 올렸다고 할 정도로 가장 먼저 제상에 오른 물고기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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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영양소 숭어는 단백질과 지질이 풍부하며 기능성 성분인 EPA와 DHA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650㎎)의 2.3배나 된다. 특히 숭어알젓은 지방함량이 28.8%로 대단히 높아 EPA와 DHA의 함량이 하루 섭취 권장량의 8배 이상이나 된다. 또한 비타민 B1과 니아신이 많고, 비타민 A가 많아 소화 흡수율이 높다. 다른 생선에 비해 철분 함량도 많아 조혈작용이 우수하고 빈혈을 방지해준다.
어울리는 요리 제철에는 싱싱한 횟감으로 가장 좋다. 살이 쫀득쫀득하여 어만두, 어선, 어채 등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예로부터 궁중 음식에 가장 많이 쓰인 식재료 중에 하나다. 숭어찜은 살이 많고 기름기가 적어서 양념이 잘 밴다. 고기소를 넣고 찌면 감칠맛이 뛰어나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동강숭어탕은 소고기 국물과 맛이 잘 어울려 소고기를 갖은 양념에 재웠다가 볶으면서 물을 부어 탕국을 만든다. 숭어만으로 끓인 것보다 한결 달고 맛이 좋아진다.
제철과 선택법 숭어는 산란기인 5월 이전에 맛이 좋다. 특히 1~2월의 추운 겨울에 가장 맛이 뛰어나다. 회귀성 어종인 숭어는 산란기가 되면 강 하류나 포구로 되돌아오는 습성이 있고 봄철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3월 중순에서 6월 초순에 많이 잡혀 대표적인 봄철 횟감 중 하나이고, 다른 생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효용 숭어에 많이 들어 있는 EPA와 DHA는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 치매 및 당뇨병 예방, 암 발생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 또한 숭어 껍질은 피부와 점막의 장애를 예방한다. 진품으로 취급되는 숭어 어란은 위와 비장을 비롯한 오장을 편안하게 다스리며 장복하면 몸에 살이 붙고 튼튼해진다.
약효 숭어는 예로부터 약재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숭어에 대해 “맛이 달고 평하며 무독하고, 위를 열고 오장을 통리(通利)하며 오래 먹으면 사람을 비건(肥健)하게 한다”고 하였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도 양생서를 인용하여 “숭어는 진흙을 먹어 토기가 있으므로 비위를 보한다”고 한다.
조리 포인트 숭어알을 염장하여 말린 것을 ‘치자’라 한다. 어란 중에서 가장 뛰어난데, 특히 영암 어란은 궁중의 진상품으로 취급되었다. 체중의 5분의 1에 달하는 두개의 커다란 알집을 가공해서 어란을 만든다. 값이 비싸 일반인들은 맛보기조차 힘든 숭어 어란은 최고의 술안주감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뒷면이 비칠 정도로 얇게 썰어 혓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그윽한 향기와 녹아 드는 단맛이 일품이다.
글 : 황지희 | 청강문화산업대학 푸드스타일리스트학과장. 성신여대 박사과정 수료. 일본 아베노 츠지 조리학교 졸업. ‘몸에 좋은 음식물 고르기’ ‘똑똑하게 먹는 50가지 방법’ 외 다수의 음식 서적을 펴낸 식품영양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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