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돈
미련의 돈
비련의 돈
애련의 돈
시련의 돈
단련의 돈
돌고 돌고 도는 광란의 돈
제자리에서만 도는 돈
난 매독녀다. 매일 독서하는 여자다. 만권이 넘는 책을 읽은 여자!! 매우 독서한 여자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샀다. 735페이지의 책이 6천 200원 이어서 망설임 없이 질렀다. 종이 값만 내면 되는 것이다. 다른 책 값의 3분의 1 가격이다. 작가가 저작권을 통크게 무료나눔했다. 가끔 유명인이 추천한 책을 사서 읽다 보면 돈 아까운 경우가 많았다. ( Microsoft 빌 ***씨, 피 같은 내 돈 내놓으시라.) 내 눈에도 거지 같은 책은 거지 같다. 뭔가를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을 선택하라면 난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을 것이다. 내게 생존과 실존을 가르쳐준 유일한 책이다.
삶이란 정글에서 도덕이나 철학 따위는 버려라! 너만의 돈철학을 깨우치고 날을 벼리라는 섬뜩한 경고의 글로 가득 차 있다. 서슴없이 날리는 육두문자마저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욕스승님으로 섬기기로 했다.) 오십 대에 십 대 불량소녀도 울고 갈 만큼 찰지게 욕하는 법을 사사받았다. 거울 보고 공들여 홀로 연습 중이다. 욕설로 가득한 랩뮤직속 엉덩이로 말하는 흑누나가 되기도한다. 빽빽한 밀림 속을 스스로 길라잡이를 자청하고 앞장선 거인의 잔소리였다. 그가 걸리적거리는 덩굴이나 나뭇가지를 치고 간 느낌이었다.
많은 꼰대들이 곰방대로 우리의 머리통을 때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입만 열면 거짓말하고 책 팔기에 혈안이 돼서 흡혈귀처럼 우리의 돈을 빨아들이는 일반 책들과는 아주 다르다. 양심이 있는 매우 드문 분이시다. 중국주식 10년이면 강남 아파트 산다고 떠들던 자 어디에 숨으셨는지? 중국주식 때문에 강남 아파트 판 사람이 더 많다. 많이 망했다. 집 팔아서 주식하라고 떠들던 그분은 어디가 아픈 듯싶다. 미국생활을 오래 하셔서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다. 지금의 커피 한잔도 미래의 주식만큼 중요하며 젊어서 주식한 자 대부분 늙어서 거지되었으며 젊어서 부동산에 투자한자는 늙어서 거부가 되거나 자자손손 까지도 칭찬받는다.
현재의 행복을 담보로 과도한 투자는 나를 갉아먹을 뿐이며 인생은 즐거운 여정 이어야 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내 어리숙한 자아를 끌과 정으로 때려 주었다. 다른 인문학책들이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면 이 책은 내 대갈통을 날리는 반성의 작두였다. 신내림 받아 작두 타는 늙은 무당이 된 기분이었다. 과거의 너는 단두대로 보낼지어다. 댕강!
돈이 많다고 해서 후회 없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살걸, 팔걸, 미련해서 날린 돈, 미련이 남는 돈, 미치도록 미운돈, 돈, 돈, 돌고 돈다면서 돌지 않는 돈 돈 돈, 돈 때문에 돌아버린 돈, 소용돌이처럼 한 곳에서만 돌고 돌고 돌고 도는 돈. 나를 돌게 만드는 비련의 돈, 돈, 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장 맞고 싶어 하는 벼락 1순위! 돈벼락! 나를 비참한 구렁텅이로 몰아넣던 돈, 시련의 돈, 나를 철들게 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단련의 돈.. 유달리 사랑하지만 자꾸만 도망가는 애련의 돈! 돈을 지독히도 사랑하지만 필요하지 않을 때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 돈, 돈, 돈. 조련의 돈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난 검은 연미복을 입은 돈 조련사! 단단히 채찍을 잡는다. 내가 널 휘두를 테다.
세이노는 음악을 사랑한다고 했다. 난 미술을 사랑한다. 음악은 들을수록 헷갈린다. 특히 클래식은 가사도 없고 거기서 거기다. 어떤 음악은 서러운 내 인생을 칼날로 저미듯 파고든다. 영혼까지 아프다. 듣고 있다 보면 가스 라이팅 당할 것 같다. 문자중독증인 난 남편과 둘이 풍경소리만 울리는 산사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숨소리마저 공기청정기에게 양보했다. 돈이란 게 노력이 중요하지만 시대적인 운도 따라줘야 한다. 적어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있는 건 분명하다. 난 세이노를 만났다.
세이노는 천억 부자이다. 그 정도의 돈은 일반인에게 있어서 천 개의 행성처럼 멀다. 이번 생, 어쩌면 다음생애에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천년을 윤회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내겐 쉬운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안 되는 것도 분명 존재하고 다른 이는 잘하지만 내가 도저히 못 따라가는 것도 있다. 쉽게 인생을 초월하거나 붙잡는 것도 재능이다. 그는 시대의 총아일 수도 있다. 물론 스스로가 준비한 총아이다.
반백년 넘게 살고서 알았다. 삶이건 돈이건 무엇에선 힘을 뺀 자가 고수이다. 심지어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도 힘을 빼야 빨라진다. 골프도 야구도 마찬가지이다. 고수는 힘을 줄 일 줄 안다. 잔소리의 고수는 목소리에 힘을 담지 않는다. 돈의 고수는 힘들여 돈을 따라가지 않는다. 힘 빼고 돈이 따라오게 만드는 자이다.
세상의 모든 끔찍함과 추잡함과 난잡함을 이미 다 겪은 내게 도덕군자처럼 떠들거나 자기 자랑 늘어놓는 에세이 따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돈을 가르쳐주는 세상, 돈은 또 하나의 신이 되어 나를 돌게 한다. 돈 때문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돌고 돌지 않는 돈만 욕하며 돌아버린 수많은 미친 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2026년 독자와의 공개 만남 자리에 꼭 지금보다 훨씬 더 자란 내가 되어 그를 만나고 싶다. 그는 상상보다 신사답고 멋진 남자일 거라는 내 맘대로의 생각도 해본다.
나보다 십수 년 더 살아온 당신은 <세이 NO>이지만 난 <세이 ON>이다. 우린 많이 비슷하지만 아주 다르다. 같지만 다른 길을 걸어온 그를 꼭 만나 보고 싶다. 코로나로 대학병원에 끌려갔을 때 임영웅을 모른다고 했더니 옆침대 어르신께서 대한민국사람 맞냐고 국적확인 하셨다. 맞다. I'm Korean! 난 방탄복들도 모른다. 연예인들 콘서트, 클럽 한번 못 가보고 청춘을 다 보냈다. 이제 늙어보니 알겠다. 다 가질 수 없는 인생을! 후회하진 않는다. 처음으로 3년을 준비해서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첫 바람이 신선한 충격이길 기대해 본다. 이 바람이 첫 바램의 완성작이 되기를! 나의 여정이 돈으로 인해 흐트러지거나 일그러지지 않을 각오로 단단히 덤빌 생각이다. 2026년 팬클럽 모임에 꼭 초대받기를 기대해 본다.
돈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여자 난 SAY ON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