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마이너들을 위한 유쾌한 응원가
사랑으로 받은 상처, 사랑으로 치유하라!
(실버라이닝 : 구름의 가장자리에서 퍼져 나오는 빛)
So always look for the silver lining.
And try to find the sunny side of life.
구름 뒤에는 항상 빛이 있어요. 인생에서 빛을 찾으세요.
_쳇 베이커
이 작품은 할리우드의 가장 핫한 배우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를 비롯해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또한 아카데미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작품에서 티파니 역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는 메릴 스트립을 제치고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거머쥐었다. 게다가 이 작품은 평론가 및 네티즌이 뽑은 2013년 가장 기대되는 영화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는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매튜 퀵’이라는 놀라운 신예 작가와 영화의 원작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 ‘매튜 퀵’의 눈부신 데뷔작
동명의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사랑에 대한 깊이와 통찰이 돋보인다. 원작 소설은 그 이상으로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독특하고 진정성 있게 잘 엮어 냈다. 작가는 집필한 소설의 절반이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에 판권이 팔린 신예 작가 ‘매튜 퀵’이다. 그는 미국의 평론가들에 따르면 ‘영혼을 울리며, 웃기고, 재미있고, 놀랄 만큼 감동적’인 스토리를 엮어 내는 작가이다. 이 소설은 그의 데뷔작으로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시종일관 단순하고 유쾌한 남자 주인공 팻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사랑 때문에 상처를 입은 팻을 통해서 남성 심리가 잘 드러나서, 여성 독자라면 마초 기질이 있는 남자의 마음을 엿보는 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남자가 상처를 어떻게 다스리고 극복해 내는지도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에는 영화보다 주인공의 상처와 그 극복기가 더욱 내밀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근사한 일인지, 또 그 사랑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아픔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는 방법을 두 매력적인 주인공을 통해 산뜻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
깊은 상처, ‘가볍지 않게 그러나 명랑하게’ 치유하기
팻은 아내의 외도를 목격하고 한 순간 감정이 폭발해 ‘사고’를 치고 만다. 이 사건 때문에 그는 아내, 직장, 집은 물론, 정신까지 잃는다. 가족들은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서 감정을 조절하게 하고 사고 직후 생긴 기억상실증을 치료받게 한다. 4년 후 팻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현실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자신이 도대체 병원에 몇 년이나 있었는지, 병원에 있는 동안 가족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파악하지 못한다.
이런 그에게 유일한 낙은 ‘운동’이다. 팻은 다시 아내와 재회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으며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미친 듯이 운동에 매달린다. 마침 한 동네에 사는 이상한 여자 티파니가 팻의 인생에 끼어든다. 티파니는 말도 없이 팻을 졸졸 쫓아다닌다. 팻의 조깅 코스에 불쑥 나타나는가 하면 함께 자도 된다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 낸다. 팻은 티파니가 자신보다 더 근사한 남자를 만나도 될 만큼 예쁜데다가 이상하게 ‘저렴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별로 달갑지 않다. 게다가 소문에 따르면 티파니는 몇 년 전에 남편과 사별한 뒤로 섹스 중독자가 되었단다. 그런데 팻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이야 어떻건 간에 티파니의 고장 난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티파니는 팻에게 뜻밖의(사귀자는 말이 아닌 묘한) 제안을 한다. 티파니는 팻이 그토록 갈망하는 아내와 재회를 도와주겠다고 하며 그 대신 댄스 대회에 함께 출전해 달라고 요구한다. 티파니의 속셈을 알 수 없지만 팻은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댄스 대회 준비에 온 몸과 마음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연애소설 역사상 가장 시크하고 엉뚱한 캐릭터!
지나간 사랑에 집착하며 전 아내에게 다시 사랑받고 말겠다며 갖은 노력을 하는 팻과 이별 후유증에 이 남자 저 남자 아무나 집적대는 당돌한 티파니의 캐릭터는 이 소설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팻은 미식축구를 좋아하고 여자들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 데 몇 초가 걸리는 전형적인 ‘마초’이다. 티파니 역시 화장이 진한데다가 입도 거칠고 여자들의 특기인 남들 앞에서 행복한 척하는 연기 따위는 못하는 ‘시크녀’이다. 하지만 이 둘은 자신이 가진 상처가 크기 때문에 누구보다 남의 아픔을 잘 공감한다. 특히 팻은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보다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 또 여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잘 소통하기 위해 무지하게 애를 쓴다. 이들이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모습과 서로에 대한 연민은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웃음을 안겨 줄 것이다.
영화보다 깊이 있고, 생동감 있고, 매력적이다!
영화로 각색된〈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해피엔딩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할리우드식 엔딩이 단순하고 식상하다고 느낀다면 원작의 깊이 있는 엔딩에 더욱 매력을 느낄 것이다. 원작에서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게 상처를 껴안는 두 주인공의 마음에 포커스를 맞추어, 영화 같은 엔딩보다는 현실적인 해피엔딩을 보여 준다. 삶이 먹구름이 낀 것처럼 답답할 때, 사랑에 상처받았을 때 독자들은 작품의 제목처럼 ‘실버라이닝(밝은 희망)’을 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