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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밖에 작은 문제가 생겼어요. 젊은 여성이 말하기를 급한 일이래요.”
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기사와 함께 건물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가 차에 다가가자, 한수의 새 여자인 노리코가 차안에서 손짓했다.
그가 차문을 열자 그 긴머리의 미녀는 손뼉을 쳤다. 그녀의 분홍색 진주 매니큐어가 손끝에서 반짝거렸다.
“아저씨 오셨다!” 그녀가 기분 좋게 소리쳤다.
“문제가 뭐야?” 한수가 물었다. “난 바빠.”
“없어요. 심심해요 그리고 아저씨가 보고싶었어요.” 그녀가 대답했다. “나랑 쇼핑가요. 이 차에서 너무 오래 그리고 참을성 있게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렸어요. 그리고 저 운전기사는 재미없어요. 긴자에 사는 친구가 이번주에 프랑스에서 귀여운 가방들이 도착했다고 말했어요.”
한수는 차문을 닫았다. 방탄유리 창문은 모든 빛을 차단했다. 멜세데스 세단의 실내등이 노리코의 달걀형 얼굴을 비추었다.
”쇼핑가고 싶어서 나를 이리로 불렀구나.“
”네, 아저씨.“” 작고 예쁜 손을 고양이의 발처럼 무릎위에 펼치면서 그녀는 상냥하게 말했다. 그녀의 부자 손님들은 그녀가 하는 변덕스런 조카놀이를 좋아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좋은 것을 사주고 싶어했다. 아저씨가 그녀의 하얀 면팬티를 벗기고 싶다면, 그는 계속해서 그녀가 원하는 프랑스에서 온 명품들을 많이 사주어야 할 것이다. 고한수는 노리코가 일하는 호스티스 바에서 가장 중요한 손님이었다; 노리코의 업주는 고한수가 새 여자들의 응석을 받아준다고 말했었다. 이것이 그들의 두 번째 점심 약속이었고, 첫 번째 데이트에서, 그는 식사전에 크리스챤 디올 지갑을 사주었다. 18살의 미인대회 참가자인 노리코는 차에서 기다리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그녀는 가장 비싼 복숭아색의 조젯 실크 드레스와 힐을 신고 마마상에게 빌린 진짜 진주 목걸이를 했다.
“너 고등학교는 다녔니?” 한수가 물었다.
“아뇨, 아저씨. 전 좋은 학생은 아니예요.”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아니지, 물론 아니겠지. 넌 어리석어. 난 어리석은 건 참을 수 없어.”
한수가 그녀의 얼굴을 세게 치자 그녀의 분홍빛 입술에서 피가 났다.
“아저씨, 아저씨!” 그녀가 소리쳤다. 그녀가 그의 두텁고 단단한 주먹을 쳤다.
그는 다시 또다시 그녀를 때렸고, 그녀가 조용해질 때까지 실내등에 그녀의 머리를 쿵쿵 박았다. 피가 그녀의 머리와 복숭아색 드레스의 앞섶을 덮었다. 목걸이에도 붉은 얼룩이 튀었다. 한수가 끝낼 때까지 운전수는 앞쪽에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나를 사무실에 내려주고, 그녀는 마마상에게 데려다줘. 마마상에게 말해. 난 여자가 얼마나 예쁜지는 신경 쓰지 않지만, 생각 없는 여자는 참을 수가 없다고. 난 장례식에 있었어. 난 이 교만한 것이 안 보일때 까지는 그 바에 다시 안 갈 거야.”
“죄송합니다. 그녀가 응급상황이라고 말했어요. 사장님께 말해야 할 것이 있다고, 아니면 소리 지르겠다고 했어요. 어떡해야 할지 몰랐어요.”
“어떤 창녀도 장례식보다 먼저일 수는 없어. 그녀가 아팠다면, 병원에 데려갔어야지. 아니면 미친 듯이 one’s head off 소리 지를 수도 있었고. 그게 무슨 문제야, 멍청아?”
여자는 아직 살아있었다. 값비싼 뒷 자석 구석에 부서진 나비처럼 반쯤 죽어 쓰러지듯 앉아있었다.
자신도 벌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운전기사도 겁에 질렸다. 그는 술집 여자나 그녀의 이야기를 절대로 듣지 말았어야 했다. 그가 아는 한 장교는 훨씬 어리고 수습일 때, 고한수의 아파트 밖에서 손님들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지 못해서 약지 일부를 잃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닥쳐, 사무실로 가.” 한수는 눈을 감고 가죽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한수를 내려주고, 기사는 노리코가 일하는 바로 갔다. 겁에 질린 마마상은 그녀를 병원에 데려갔고, 의사가 수술을 한 후에도, 노리코의 코는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노리코는 망했다. 마마상은 비용을 회수하지 못해서 노리코를 도루코로 보냈고, 거기서 그녀는 너무 나이가 많아 그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 나체로 남자들의 목욕 시중을 들 것이다.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는 뜨거운 물에서 6년 정도는 버틸 것이다. 그 후에는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일주일에 6일, 선자는 손주를 학교에 데려가고 데려왔다. 솔로몬은 오직 영어만 하는 예비 국제학교를 다녔다. 학교에서, 그는 영어를, 집에서는 일본어를 했다. 선자는 그에게 한국어로 말했고, 그는 한국어를 단어 몇 개를 섞어서 일본어로 대답했다. 그는 학교를 너무나 좋아했고, 모자수는 그가 몰입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선생님들과 선배들을 기쁘게 하고 싶은 쾌활한 아이였다. 어디를 가든, 그의 엄마의 죽음에 대한 소식이 앞서, 일종의 보호벽이 그를 감쌌다. 선생님들과 친구들 엄마는 그를 대신해서 조심했다. 솔로몬은 천국에서 어머니를 만날거라 확신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알아 볼거라 믿었다. 엄마는 꿈에 나왔고, 그를 놓쳤다고 말했다.
모자수가 식사 후 바로 일하러 돌아가야 했지만, 저녁마다 할머니, 아버지, 아들은 함께 밥을 먹었다. 두 번씩은 모자수의 친구인 하루키가 오사카에서 그들을 보러왔고, 한 번씩은, 그들은 가족들을 보러 오사카에 갔다. 요셉이 너무 약해서 여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학교가 거의 끝날 시간에, 선자는 아이들을 데러러 온 친절한 서양 엄마들과 착한 필리핀 유모들과 함께 학교 밖에서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선자는 그들에게 말은 못했지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늘 그렇듯 솔로몬이 가장 먼저 뛰어나왔다. 선생님들께 인사하고는 뛰어나와 할머니 가슴에 안긴후, 모퉁이 사탕가게로 다른 아이들과 달려갔다. 선자는 그를 따라가려 노력했다. 그녀는 차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한수의 존재를 망각했다.
선자는 검은색 모직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비싸지 않았지만, 초라해 보이지도 않았다. 코트는 기성품 같았다. 그녀는 매우 나이 들어 보였고, 한수는 미안함을 느꼈다. 갓 쉰을 넘겼는데, 그녀는 훨씬 더 나이 들어 보였다. 소녀였을 때, 그녀는 빛이 나고 팽팽해서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풍만함과 생기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햇볕 아래에서 보낸 세월이 그녀의 얼굴을 검게 만들었고 그녀의 손에 옅은 갈색점이 덮였다. 작은 돌기들이 한때 매끄러웠던 그녀의 이마에 생겼다. 처녀의 짙고 빛나던 땋은 머리 대신에, 그녀는 이제 짧은 머리를 하고 그마저 거의 희어졌다. 복부도 두터워졌다. 한수는 그녀의 큰 가슴과 사랑스러운 분홍빛 젖꼭지를 기억했다. 함께 보낸 시간이 몇 시간을 넘지 않았고, 하루에 한 번 이상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 것도 항상 그였다. 그는 많은 여자와 소녀들을 만났지만, 그녀의 순수와 믿음은 기꺼이 무엇이든 하는 가장 섹시한 창녀보다 더 그를 흥분시켰다.
그녀의 예쁜 눈은 아직 똑같았다. 강가의 돌처럼 밝고 단단했다. 눈동자에 빛이 났다. 그는 열정을 다해, 나이 든 남자가 자신의 젊음과 생기를 되돌려줄 젊은 여자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일종의 감사함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다른 어떤 여자보다도 그녀를 사랑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원했다. 숲에서 그녀를 안던 기억이 종종 그를 흥분시켰고, 차에 혼자 있었다면, 그는 오랜만의 발기에 기뻐하며 자위를 했을 것이다.
하루에 여러 번 한수는 그녀를 생각했다. 이 순간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녀는 괜찮은가? 그녀는 그를 생각할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는 만큼 자주 그의 마음은 그녀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