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된 동두천 "가계약 해지"..해제된 창원 "갭투자 활활"
머니투데이 | 2021.08.28
[규제지역 지정 동두천 "집값 떨어질 일만 남았다" 문의..일부만 해제 창원 "1억 미만 아파트 나오면 싹쓸이"]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의 모습. 2021.8.20/뉴스1
"(조정대상지역 지정)발표된지 20분만에 벌써 어떻게 된거냐 문의전화가 온다. 10개월 전부터 서울 사람들이 갭투자로 많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저평가됐는데 조금 올랐다고 규제해 버리니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경기도 동두천 A공인중개사)
"공시가격 1억원 안되는 매물 어제 내놨는데 전화가 어제부터 수십통이 온다. 갭투자로 6000만원만 내면 매수할 수 있다보니까 서울 사람들이 계속 투자를 한다. 솔직히 투기과열지구 해제 안돼도 살 사람은 다 산다."(창원시 팔용동 B 공인중개사)
정부가 27일 동두천 6개동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창원시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규제지역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뜨거웠던 동두천 지역은 발표 직후부터 "가계약 물량은 계약해지가 될 것 같다"며 집값 하락을 전망한 공인중개사들이 많았다. 반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창원 의창구의 경우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은 대부분 해제 대상에서 빠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도리어 지난해 말 규제지역 지정 후 잠잠했던 창원의 공시가격 1억원 '갭투자'가 지난달부터 고개를 들면서 집값이 뛰고 있다.
6개동 조정대상지역 된 동두천.."이제 집값 떨어질 일만 남았다".."대출규제 강화돼 계약해지 잇따를듯"
28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동두천 송내동·지행동·생연동·보산동·동두천동·상패동 등 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주담대를 받으면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다. 양도세와 분양권 전매제한 등 규제도 강화된다. 정부가 지난 6월 "일부 과열지역은 모니터링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혀 동두천은 조정대상 지역 지정 1순위로 꼽혀 왔다. 이 지역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노선 호재 등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고 거래량도 대폭 늘었다.
동두천 인근 중개업소는 서울 거주 외지인들의 매수 수요가 앞으로 크게 줄것으로 내다봤다. C 중개업소 관계자는 "며칠전에 가계약금 일부 500만원 들어간 집이 있는데 이제 대출 규제가 생기니 아마 방법이 없어서 계약해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가계약금이 들어갔거나, 잔금이 남은 계약 같은 경우 계약해지되거나 배액배상되는 곳도 더러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D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는 6개 동만 묶겠다고 했지만 사실 동두천에서 아파트가 있는 곳이 그 6개동 뿐이어서 전체를 묶은거나 다름없다. 생연동 지행동 일부 아파트 빼면 아직 1억 미만 단지도 수두룩 한데 규제로 묶는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은 지역 위주로 대단지 아파트가 형성됐기 때문에 사실상 동두천 전체를 규제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동두천 아파트값은 지난 23일 기준(한국부동산원) 주간 상승률이 0.63%를 기록해 경기도 의왕(0.69%) 군포(0.66%)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지역 주민들은 "비규제지역 하나만 보고 동두천에 투기꾼들이 몰려들어 집값이 올랐다"며 "이제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 거래량이 줄고 집값도 하락할 걸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규제 해제된 창원 의창구 "대단지 아파트는 다 빠져 영향미미" "공시가격 1억원 갭투자, 7월부터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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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일부 지역이 해제된 창원 의창구는 규제지역 조정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번에 의창구 북면과 동급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최근 3개월 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이 0.20%로 규제지역 중 가장 낮은 지역이다. 하지만 북면 중에서도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은 감계·무동지구는 투기과열지구가 유지된다. 결국 대단지 아파트는 해제되지 않고 전과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된다. 감계지구 소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고 보통 투기과열지구 지정 2년 정도가 되면 규제지역 해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해제가 안됐다고 크게 신경을 쓰진 않는다"며 "지방에 세수가 줄기 때문에 언젠가 규제지역 해제를 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잠잠했던 창원은 도리어 최근 다시 외지인의 갭투자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창원 의창구 북면 감계지구에는 1665가구 규모의 창원감계힐스테이트4차 등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에 규제지역이 지정되고 나서 거래량이 줄긴 했지만 7월부터 도청 방향으로 도로가 개통되고 '스타필드'가 곧 들어설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매수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다주택자는 대출이 안나오지만 어차피 대부분은 대출을 안끼고 '갭투자'로 한다. 잔금일에 맞춰서 전세계약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규제영향을 크게 안 받는다"고 말했다.
역시 규제지역 해제에서 빠진 창원 성산구 팔용동 부동산업계도 규제지역 해제 여부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 지역은 공시가격 1억원 이하 '갭투자'가 지난달부터 다시 고개들 들기 시작했다. 성산구 팔용동 소재 극동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총 1059가구가 들어섰으며 지은지 30년 가까운(27년) 아파트인데 전용 49.9㎡(26평)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외지인이 싹쓸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근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 1억 미만에 매매가격 1억6000만원인 매물이 어제 나왔는데 하루만에 10명도 넘는 사람들이 연락이 왔다"며 "전세 1억원을 끼고 6000만원만 있으면 갭투자가 가능하니 외지인 다주택자들이 쉴 틈 없이 연락이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실거래 가격 1억5000만원을 기록하다가 규제지역 지정이후 잠잠했던 아파트값이 7월부터 다시 올랐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은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용으로 계속 주목 받는다. 집을 팔라고 해도 안 내놔서 매물이 귀하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면 지난 5월 중순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창원 의창구 아파트값이 두달전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23일 기준 주간 상승률 0.10%를 기록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상승반전한 창원 성산구는 0.43%로 올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핫'한 지역으로 재등극했다.
권화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