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7.26~8.11)에서 보여준 충격적이고 획기적인 축하공연과 개회식이 논쟁과 시비의 중심에 서 있다. 지금까지 전야제로서 올림픽 개회식은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해 왔다. 이번 2024 파리올림픽은 센강에서 각국 선수단이 선박에 승선 입장하면서 강 주변의 유서 깊은 장소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축하공연을 해서 ‘문화대국 다운’ 프랑스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회식은 일종의 퀴어축제처럼, LGBTQ 성평등 이데올로기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행사였다. 문화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 PC(Political Correctness) 주의의 이념에 따라 그리스 신화 속의 ‘디오니소스(Dionysos)’를 묘사하여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했다. 성전환자, 동성애자들을 부각하여 특정 종교를 비방하는 PC 주의의 의도된 연출이라며 개막식부터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개막식에서 프랑스 배우겸 가수인 ‘필리프 카테린느’는 온몸을 프른 색으로 칠한 반나체의 몸으로 그의 신곡 '벌거벗은(Nu)'을 노래했다. 뒤에 있던 사람들은 노래에 맞춰 느린 속도로 춤을 추기도 했다. 올림픽 공식 계정은 “그리스 신 디오니소스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폭력의 부조리를 깨닫게 한다”며 해당 공연의 해석을 덧붙였다. 그의 주변에서 춤을 추던 공연자 중 성기노출 시비를 불러일으킨 남성 댄서도 등장했다.
개막식 축하공연에서 참수된 마리 앙투아네트의 머리를 들고 있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실로 충격적이었다. 기요틴에 참수된 왕비의 머리는 프랑스 시민혁명(1789)의 상징으로 알려졌다.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d'Autriche, 1755년~1793)는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의 왕비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왕비의 무지와 함께 왕실의 부패와 비리를 과장되게 부풀려서 혁명의 당위성을 주장하고자 한 당대의 혁명 세력들 혹은 후대 사가들에 의해 조작된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번 2024 파리올림픽의 특징이 ‘저탄소 친환경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프랑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했다.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였다. 고강도 훈련과 컨디션 조절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영국 BBC의 보도로 선수촌 식당의 식량부족, 특히 달걀과 닭고기 부족 사태가 속출하면서 영국 올림픽 위원회 최고 책임자 앤디 앤슨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달걀, 닭고기는 물론 탄수화물조차 턱없이 부족하여 이른 시일 안에 극적인 개선이 없다면, 대회 지속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저탄소 친환경의 에너지 정책으로 냉방 장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선수촌 숙소나 이동 버스 안은 사우나 같은 찜통더위로 불면증과 탈진의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특히 저탄소 골판지 침대를 선수촌에 일괄 제공함으로써 선수들의 불만은 더욱 컸다고 한다. 결국 친환경 정책도 인간을 위한 것인데, 정책이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을 소외시킨 결과를 초래하여 본말이 전도된 이데올로기의 횡포를 볼 수 있었다.
기후 변화 논쟁에서 기후 변화 회의론자들은 기후 친환경론자 과학자들이 연구비 획득이라는 이해관계와 환경주의와 진보적 정치 성향이라는 이념성에 영향을 받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과장하고, 산업화가 기후 변화의 원인이라는 불확실한 주장을 펼친다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올림픽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진실인 것처럼 반영되었다고 본다.
요컨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이념은 무엇이든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입장에 반론을 제기하면 소위 ‘혐오 발언’으로 맹공하는 PC 주의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엿볼 수 있어서 경기를 관람하는 즐거움이 줄어들기도 했다.
성숙한 사회는 어떠한 반대의견도 ‘DEI’의 이념으로 동일하고도 공정하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성숙의 불씨를 마감하고 싶다.
<성숙사회가꾸기모임>의 ‘성숙의 불씨’ 901호(2024.08.27) 원고
첫댓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이념은 무엇이든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입장에 반론을 제기하면 소위 ‘혐오 발언’으로 맹공하는 PC 주의는 적반하장과 "내로남불"의 궤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