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임원들….'
최근 주가가 상승한 일부 기업의 대표이사 및 임원들이 자사주를 취득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취득은 주가가 하락해 추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나타난다.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찾기 어려운 사례다.
증시 전문가들은 임원들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을 투자자들에게 보이는 것"이라며 자사주 취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승주 삼진제약 회장은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자사주 10만8230주를 취득했다. 매수 단가는 1만1299원. 이성우 사장도 같은 기간 총 5차례에 걸쳐 자사주 13만7140주를 취득했다. 매수 평균 단가는 1만1314원이다.
삼진제약 주가는 지난 9월 9500원대에서 10월 1만2000원대로 올라섰다. 삼진제약은 이날 전날보다 9%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5월 2만7000원대에서 4만5000원대로 상승한 LG생명과학의 정일재 사장 역시 자사주 4200주를 지난 달 29일 취득했다. 취득 단가는 현 주가와 비슷한 4만4900원이다.
김경호 메리츠종금증권 상무보는 지난 달 26일 1만750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취득했다. 평균 단가는 1168원이다. 지난 달 1000원대를 기록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1300원대로 급등했다.
이지영 대원강업 상무도 지난 달 25일과 30일 960주와 700주 등 총 1660주를 7260원과 7070원에 매수했다. 대원강업의 주가는 지난 7월부터 5500원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7500원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종근당과 KG이니시스 등의 임원들도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자사주 취득 시점이 '고점매도'가 아닌 '고점매수'라는 점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고규영 KG이니시스 대표이사는 지난 달 29일 1만500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연일 신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는 종근당 오대규 이사는 70주를 3만150원에 사들인 이후에도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고점에 매수 하는 것에 대해 의아스럽다는 분위기다.
모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한 기업들의 면모를 보면 모멘텀(주가상승)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것 같으나 증시 환경이 좋지 않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