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교수, 제도혁신과 체질혁신, 뭐가 다른가?
- 제도혁신과 체질혁신은 영어수학 두 과목 시험이 아니라, 영어로 출제된 수학 시험
2015. 9. 8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 조국 교수는 8일 제도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안철수의 주장에 대해 "(제도혁신과 체질혁신은)역할이 다르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영어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그날 와서 수학 숙제를 안 했냐'고 얘기하면 약간 이상한 것 아니냐"는 비유를 들며, "영어와 수학 모두 중요하다. 서로 역할이 있으니 서로 각각의 역할을 갖고 제도혁신과 체질혁신을 같이 힘을 모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교수는 혁신안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확정된 제도혁신 자체를 실천하지 않으면서 다른 것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체질혁신에 관해 "체질혁신 문제는 장기적 과제"라며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물론 문재인 지도부가 스스로 실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국 교수는 아울러 체질혁신과 관련해 "혁신위원들은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혁신위에 그런(체질혁신) 힘 자체가 없다. 문재인, 안철수 이런 분들이 실천을 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 4.29 재보선 참패 후 혁신위가 출범할 당시, 혁신위는 당을 개혁하여 이기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에서 혁신위의 활동 범위나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언제 제한을 둔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 조국 교수가 말하는 제도 혁신은 자신들의 몫이고, 체질 혁신은 당의 몫이라는 구분에 대하여 필자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혁신위가 출범한 목적은 바로 정당을 개혁하고 정치혁신안을 마련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며, 이와 관련된 모든 사안은 혁신위가 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도 혁신만 자신들의 몫이고, 체질 혁신은 당의 몫이라는 발언은 달리 해석하면, "우리 혁신위는 시스템만 만들면 되는 것이고 이기는 것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마치 회사 개혁을 맡은 외주 용역회사가 회사 개혁안만 만들어주면 끝이며, 그 이후는 우리와 상관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제도혁신과 체질혁신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체질을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를 혁신하는 것이며, 이 제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체질을 혁신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제도와 체질 모두 혁신이 되어 내년 총선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국교수의 혁신위가 만들었다는 혁신안이 당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제도의 혁신이었을까요?
당장 문재인 당대표가 직접 임명을 하는 평가위원 인선을 놓고 계파 간 공정성 시비가 없어질까요?
평가위의 결과는 비공개로 한 채 공천 탈락자만 발표한다면, 탈락자가 결과에 승복하고 납득을 할까요? 당장 정청래를 막말로 탈락시켰다고 가정한다면, 그가 결과에 승복하면서 당 내부에 당대포를 쏘지 않을까요?
문재인 당대표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당대표의 전략공천에 대하여 반발과 논란이 없이 계파 모두가 승복을 할까요? 비례대표 공천에서 아무런 잡음이 없을까요?
지금 조국 교수의 혁신안이라는 공천제도는 그저 "문재인 당대표의 공정성을 믿어라!"입니다. 2012년 친노 한명숙, 문성근, 이해찬, 문재인에 의한 비노 학살을 목도했던 비노가 과연 이것을 믿을 수가 있을까요?
미안하지만 조국 교수의 혁신위는 제도 혁신도 이루어내지 못하였습니다. 혁신위의 혁신안을 모두 당에서 수용하고 실천한다고, 내년 총선 공천에서 계파 간 갈등이 사라지고 정당이 개혁되었다고 국민의 공감을 얻어 지지율을 회복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까?
그동안 약 3개월이 넘는 혁신위의 활동과 10차에 걸친 혁신안 발표에도 국민의 아무런 관심과 공감을 받지 못한 채, 정당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혁신위의 목적이었던 정당개혁이 국민의 관심조차 얻지 못한 채 실패하였음을 말하는 것이며, 내년 총선 승리라는 핵심에 혁신위가 전혀 접근을 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제도 혁신과 체질 혁신은 영어와 수학이 각각 다른 과목의 시험이 아니라, 영어로 출제된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영어와 수학을 동시에 모두 잘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조국교수가 이런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가 혁신위 출범 이전 JTBC종편에 출연하여 혁신위를 공천기구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며, 조국 교수가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핵심은 망각한 채, 문재인 당대표 결사 옹호만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위의 혁신안이 정치혁신안 제시와 정당개혁을 통한 내년 총선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 채, 결국 '문재인의 진정성과 공정성을 무조건 믿으라!'라는 종교가 되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안철수는 지금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국 교수!
정당 개혁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제도 혁신과 체질 혁신은 영어와 수학 각각의 두 과목 시험이 아니라, 영어로 출제된 수학문제를 푸는 종합예술입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