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하루 사이로 생일을 맞은 안선생님과 두철이 일정 때문에 함께 만나지 못한채 또다른 한주를 맞았는데 늦은 합동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저녁약속을 잡았다.
당초 동산초까지 뛰어서 가려고까지 했었는데 이러저런 곡절 끝에 송천동 농수산물시장으로 장소가 바뀌었다.
차를 놓고 가는 것이 선행이 되어야 겠기에 안선생님과 둘이 함께 달려서 가기로 하고 전주천 산책로를 이용한다.
하가휴먼빌아파트를 출발해 이편한세상을 돌고 홍산교를 건너 서곡공원 아래서 안선생님과 합류, 이후부터는 지난번에 가봤던 새로 뚫린 산책로를 따라서 하류 방향으로~
이쪽은 가로등도 없고 바닥조명 또한 있을리 없지만 멀리서 비치는 건물의 불빛과 슈퍼문 보름달의 광명 덕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그나저나 안선생님은 지금 달려도 되냐며 놀라는 눈치.
"이 정도의 생활달리기를 하는덴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이 됐지유."
서곡교, 추천교를 지난 뒤 송천동 신풍교를 앞둔 지점에서 인도로 올라가고 이후에 다리를 건넌 뒤부턴 온전히 생활공간을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데 둘다 혹한기 생활복장이기 때문에 신호에 걸려 멈추거나 할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목적지를 500미터쯤 남겨둔 무렵엔 파카를 벗고 손에 들고 움직이며 미리 땀을 말리는 생활의 지혜를 발휘한다. 그대로 식당에 들어가면 이미 젖은 데다가 갑자기 올라간 실내온도 때문에 감당이 힘들 상황이 될게 뻔하기 때문.
지난달 두철을 만나러 갈때 시간이 늦었음에도 잠시도 달릴수가 없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7.3Km를 달려서 이르렀으니 그것만으로도 술맛이 다르다.
방어를 한마리 잡아서 상을 차렸는데 그 맛이 또한 감동스럽다.
와이키키부러더스의 한장면을 보듯 하나둘씩 순차적으로 다 떨어져 나가고 끝내 남은 몇이서 쓸쓸하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만나서 웃고 떠들며 추억을 함께 나눌수 있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