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6 (토) 윤석열, 네덜란드서 김기현에…“불출마” 거듭 압박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에도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명의 여권 핵심 인사들은 12월 14일 한겨레에 김기현 전 대표가 거취를 고민하며 잠행하고 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직접 연락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전 대표에게 ‘대표직은 유지하되, 울산에 불출마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 12월 12일부터 이틀 동안 국회와 서울 자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일부 인사들만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출국 전날인 지난 12월 10일 김기현 전 대표를 직접 만난 사실도 알려졌다. 지난 12월 8일 김기현 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불러 오찬한 지 이틀 만에 다시 그를 만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기현 전 대표에게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고 가되, 당과 언론에서 요구가 있으니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어떻겠냐’, ‘통상 당대표는 지역구를 희생해왔으니 출마하지 말고 전국구 선거를 지휘하는 게 어떻겠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울산 출마 의지가 강한 김기현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불출마 요구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11일 네덜란드로 출국하기 직전에도 김기현 전 대표에게 “이번주까지 정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들은 “장제원 의원까지 나서 ‘2차 설득’을 했음에도 김기현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접지 않자 윤석열 대통령이 더 화가 났다”고 했다.
여당, 비대위 전환에 내홍… “비열한 초선, 비겁한 중진”
집권여당 수장이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후폭풍이 거세다. 당 지도부가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후 공천관리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총선 체제로 돌입하기로 했지만 당내 책임론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어서다. 수도권 위기를 자초한 중진은 물론 ‘연판장 시즌2 사태’를 야기한 일부 초선 의원들도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나오는 등 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2월 14일 오전 당내 3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에 이어 최고위원회의를 연달아 열어 당 대표 공백상황에 따른 향후 당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을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12월 15일 열리는 당 소속 국회의원이 모두 참석하는 비상 의원총회에서는 비대위 전환과 총선 기구인 공관위, 선대위 조기 발족 등 후속 대책에 대한 중지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15일 열리는 비상 의총에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의견,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체 111명 중 31명인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일부 의원들은 현 사태를 두고 초선들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를 선출했던 3·8 전당대회에서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며 연판장에 서명했던 초선의원들이 그 대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연판장으로 흥해서 연판장으로 망한 것”이라며 “김기현 체제를 만들기 위해 패악질을 했던 일부 의원들이 결국 당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결국 수도권 위기론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출신 한 의원은 “친윤의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에 이어 김기현 전 대표가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당내에서 친윤이나 비윤을 떠나 비주류 중진들도 똑같이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59명으로 전체 의원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던 50여명의 초선 의원 중 일부는 이번에도 김기현 대표의 사퇴 결단을 촉구한 중진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이 모인 텔레그램방에서 서병수(5선)·하태경(3선) 등을 겨냥해 ‘자살 특공대’, ‘퇴출대상자’, ‘엑스맨’, ‘내부 총질’ 등 수위 높은 공격적 발언을 했다. 이런 집단 행보에 대해 연판장 사태의 재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야 열 발짝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는데 결국 정치적 의미를 담은 연판장으로 이름이 붙여져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나경원 전 의원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최근 텔레그램방에서 10여명의 의원이 김기현 대표를 옹호하며 당 중진을 비판한 것은 전체적인 여론이나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 한 의원은 “중진들이 연판장 사태를 겪으면서 초선에게 쓴소리를 하지 않고 방관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한 석이 아쉬운 당으로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본인들의 목적에 따라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일부 초선이 더 큰 문제다. 한마디로 비열한 초선, 비겁한 중진”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비상 의총에서 비대위원장 후보의 자질과 역할론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비대위원장 하마평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숨은 책사’로 불리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현 정부 1기 내각부터 참여한 스타 장관 출신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된다. 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등도 꼽힌다.
고사상 ‘돼지머리’에 돈 꽂은… 국회의원 검찰 송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인 구자근 의원이 지역 행사장에서 돼지머리에 돈을 꽂았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두 차례 무혐의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재수사를 요청했다. 12월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구자근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에 대해 재수사 필요성이 있다”며 사건을 지난 8월 구미경찰서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혐의 없음 의견을 두 차례 냈는데, 검찰이 거듭 재수사 요청을 하자 지난달 구 의원을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지난 1월 1일 구자근 의원은 경북 구미시 구미시민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3 구미 마라톤 동호인 시주제’ 행사에 참석해 돼지머리에 절을 하면서 현금 5만원을 꽂는 방법으로 기부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구자근 의원은 해당 동호회 회원이자 구미시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지난 3월 구자근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고, 이후 6월 경찰은 혐의가 없다며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돼지머리에 돈을 꽂고 기부 행위를 한 것은 인정되지만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처분에 반발한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했고,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구자근 의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도 2번이나 무혐의로 검찰에 의견을 제출한 만큼,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현금 기부 행위는 액수를 불문하고 금지돼 있다. 2012년엔 경기도 양주 시의회의 한 의원이 안전 기원제에서 돼지 머리에 5만원권을 꽂았다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 벌금 80만원이 확정된 바 있다.
12월 중순에 폭설로 내리는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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