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은 온몸의 피와 수분이 빠져나가시는 고통 속에 목이 말라오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목마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흔히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부르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말씀 중에서 다섯 번째로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고통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가상칠언 중에서 예수님께서 육신적 고통을 표현하신 것은 이 한마디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목마르다고 하시니, 사람들이 신포도주를 해면(海綿)에 적셔 우슬초(Hyssop)에 매어 예수님의 입에 대었습니다. 마태복음 27:34에서는 “쓸개 탄 포도주를 예수께 주어 마시게 하려 하였더니 예수께서 맛보시고 마시고자 하지 아니하시더라”라고 기록하여 “쓸개 탄 포도주”를 예수님께 주었으나 예수님은 마시고자 하지 않으셨다고 기록하고 있고, 마가복음 15:23에서도 “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으나 예수께서 받지 아니하시니라”라고 기록하여 “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지만 받지 않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태나 마가의 기록은 아마 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쓸개를 타거나, 몰약을 타는 것은 고통을 잊게 하는 마취제 기능이 있어서 십자가에 달린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하는 것인데, 예수님은 우리의 죄악으로 인한 고통을 고스란히 다 당하시기 위해 그것을 거부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본문에 나온 신 포도주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서 기록한 쓸개나 몰약을 탄 포도주와는 다른 상황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편 69:21의 말씀을 이루신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모든 일을 이룬 줄 아시고(28절) 이룬 줄 아시고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 후에 돌아가셨습니다. 28절에 나오는 “이루어진”이라는 단어와 30절에 나오는 “다 이루었다”는 표현은 헬라어로 모두 테텔레스타이(Τετέλεσται)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테텔레스타이라는 단어는 “성취하다”, “끝내다”, “완료하다” 등의 의미가 있는데,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빚을) 갚다”는 뜻입니다. “지불하다”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말한다면 “Paid in full”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다 지불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죄의 값을 다 대신 지불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자들은 그 모든 죄를 탕감(蕩減)받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 우리 모든 사람들의 죄의 값을 대신 갚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는 더 이상 죄에 대하여 묻지 않게 된 것입니다. 고난일인 오늘은 예수님께서 우리 모든 자들의 죄의 값을 다 치르시고, 우리를 죄에서 벗어나게 하신 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의 값을 치르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주님의 은혜를 받은 자들입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그 모진 고통을 다 받으시고, 십자가 위에 못 박히셔서 엄청난 고통 속에서 돌아가신 주님의 희생을 깊이 묵상하며,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예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리는 복된 날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