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회장 취임-컨트롤타워 복원’ 이사회서 논의 가능성
이사회 내부선 필요성 공감대
“성장동력 위한 의사결정 필요”
재계 “내달 1일 창립기념일 기점
회장 직에 오를 가능성” 관측도
오늘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도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연내 회장 취임 가능성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2주기 추도식, 27일 정기 이사회, 다음 달 1일 창립기념일 등의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창립기념일인 다음 달 1일을 기점으로 이 부회장이 회장 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올해 3분기(7∼9월) 실적 및 현안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갈 경우 이 부회장의 연내 회장 취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은 이사회의 별도 승인 절차 없이 가능하다. 등기이사 복귀와 달리 회장 취임의 경우 이사회에 공식 안건으로 오르지 않아도 사장단 추대 등 내부 결정을 거쳐 공표하면 된다. 이건희 회장 역시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작고한 뒤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다만 회사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는 게 회장 취임에 대한 대내외적 명분을 높일 수 있어 이사회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내부에선 그룹 차원에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기점으로 그룹 내 컨트롤타워를 복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25일 이건희 회장 추도식 때는 이 부회장 등 유족과 일부 사장단이 경기 수원시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삼성의 원로 사장단 등으로 참석자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추도식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날 ‘뉴 삼성’ 관련 별도의 메시지는 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12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앞서 위원회를 방문해 이찬희 위원장 및 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회장 취임을 앞두고 사전에 준법감시위원회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음 달 19일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 12월 정기 인사 등도 회장 취임 가능한 시점으로 거론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및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결심’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장 취임을 전후해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을 이끌어 갈 미래 산업에 대한 어떤 청사진을 공개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 부문, 이 부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육성 중인 바이오, 성장 가능성 높은 배터리 등 BBC 산업 육성 방안과 6세대(G) 통신 등이 점쳐진다.
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