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줄줄이 상한가....3분기 호실적에 새정부 지원 강화 기대감 솔솔
31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86% 오르면서 1900선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는 대외적으로 미국 대선과 중국의 정권이양 이벤트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3분기 어닝쇼크까지 겹쳐 최근 크게 출렁 거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제약주는 강세를 보이며 선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약주는 경기 방어주 성격이 강하다 보니 불황에 대표적인 '대안주'로 꼽힌다. 더욱이 최근까지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제네릭 제약사인 테바(Teva)의 국내 진출설이 나오면서 중소형 제약사 주가가 들썩 거리고 있다. 테바는 매출 1000억원 이상 중소형사를 대상으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펄펄 나는 제약주=이날 오전장에서 의약품(제약주) 업종 주가가 3.78%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대비로는 4배 이상 웃돌았다. 같은 시각 전기전자가 0.52%, 운송장비가 0.95%, 화학이 1.73%에 그쳤다는 점에서도 제약주 선방이 두드러진다.
종목별로 근화제약 (46,400원 6050 15.0%), 명문제약 (3,420원 445 15.0%), 우리들제약 (2,560원 330 14.8%), 유유제약 (7,540원 980 14.9%), 한독약품 (17,350원 2250 14.9%)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국제약품 (2,810원 365 14.9%)이 11%대 강세고, 삼진제약은 12% 대로 뛰어 올랐다.
대형사 가운데 한미약품 (110,500원 5500 5.2%)은 4.76% 급등했고, 종근당 (34,700원 1700 5.2%)도 3.48% 올랐다. 동아제약 (113,000원 5000 4.6%), 유한양행 (188,500원 9000 5.0%)은 각각 3.70%, 4.74% 강세고 녹십자 (158,000원 5500 3.6%)도 강보합세다. 특히 근화제약, 한독약품, 우리들제약, 삼진제약, 종근당은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이달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는 중에도 제약주 주가는 연일 들썩거리고 있다. 상장사들의 '어닝쇼크'에도 불구, 제약주들의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형 제약사(컨센서스 추정 증권사 3곳 이상이 상장사) 가운데 유한양행은 3분기 영업이익이 132억3000만원으로 컨센서스(120억1700만원) 대비 10.09% 웃돌았다.
종근당도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10.29% 초과했고, 대웅제약 (48,100원 1650 3.5%)과 동아제약은 각각 18.29%, 40.16% 웃돌았다. 다음주 실적을 발표할 한미약품 역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악재 다 반영, 내년이 더 기대"=제약주들은 지난 4월 일괄적인 약가 인하 발표 이후 크게 흔들렸다. 실적은 최저점을 통과해 현재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규제 공백기 진입, 경기 방어주 특성까지 부각되고 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역성장을 보였던 제약업종이 내년과 내후년에는 기저효과와 이익성장 기대감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상위 제약사의 긍정적 전망에 힘입어 중소형사도 뒤따라가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곧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제약산업의 상대적인 고성장이 내년에도 부각될 것이란 낙관도 나온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되면 복지정책이 강화되면서 의약품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건강보험 흑자가 4조1000억원에 달하고 장기 정부규제가 마무리돼 내년부터는 제약사에 대한 지원정책이 강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 제약주는 현재 벨류에이션 부담이 있지만 제약산업의 상대적 고성장, 신약개발 부문의 진전 등으로 내년에도 시장 평균 대비 초과수익률을 나타낼 것"이라며 제약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특히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신약개발 모멘텀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동아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유망하며,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