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로가 체질은 가벼워 보이면서 무겁기도 하고
시니컬해 보이면서 따뜻하기도 한 특유의 대사 느낌이 있음
재밌고 인상적이었던 대사들 매우 주관적으로 모아 봤음
참고로 이 글은 정주행 후 여운 느끼기용이고
배우들의 연기+목소리로 보고 듣는 게 오백배 더 좋으므로
아직 드라마를 안 봤다면 꼭 드라마 속 장면으로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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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꽃길은 사실 비포장도로야.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데…
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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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는 마음엔 총량에 제한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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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왜요? 라고 물어보려던 입을 다물고 생각했다.
이걸 뜻밖의 기회라 생각지 말자. 수많은 시간을 준비해왔으니까.
다만 책임감 따위의 진지한 감정이 밀려왔는데 그건 아마, 생애 처음, 정식이라 여겨질만한 기회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왠지 어른이 된 것만 같아서. 서른인데, 이제야.
지금껏 살아오며 내가 내뱉은 그 수많은 말들도, 곱씹어 생각하면 다소 정제되지 않은 낯부끄러운 표현들도 얼핏, 아니 선명히 뇌리를 스쳐갔다.
지금 이 순간, 이 사회가 인정하는 어른의 모습으로서 그에 걸맞는 대답을 해야겠다. 어설픔 없는 말투와 매끄럽게 정제된 어른의 단어로.

"얼마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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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에, 안 한다는 말 더 신중해야하는 거 아닌가? 기회라는 게 그렇잖아. 주름이 다 뺏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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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 같은 거 안 해요."
"왜요?"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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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사랑이 없다고 믿는 게 아니라 있다는 걸 알아서 괴로워하는 사람 같네요."
"그걸 아는 사람이 좋아한다는 사람 감정 쉽게 다루고 그러지 마요."
"제가요? 다미 말하는 거예요? 영양사?"
"네. 귀여운 사람이더만."
"나쁘게 하려고 했던 거 아니에요. 그냥 평소에 친분 있던 애가 막 훅 들어오니까…."

"또 상대 핑계. 세상엔 가벼운 고백 없고, 내가 싫다고 해서 상대방 마음에 책임이 없는 건 아니에요.
어쨌든 그 마음이 움직인 이유는 당신이니까."
"아직도 힘들까요?"
"그럼요. 이루지 못한 건 평생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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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건 어마어마한 기회거든.
기회를 놓치면 어때요? 당연히 아프지. 뼈가 저리다고.
이런 걸로 사람 놀리기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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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랑은 자동차 소모품 같은 거야. 소모가 덜 됐으면 굴러가고, 다 됐으면 안 굴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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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힘드려고 애쓰니.
그만해, 사랑하는 사람이랑 떨어져 있는 거.
스타니 매니저니 그딴 생각하지 마.
세상에 대단한 사람 따로 없고, 모자란 사람 따로 없어.
심지어 내 눈엔 민준 씨가 더 대단해 보여.
멋지고, 위트 있고, 늠름해.

그 마음이 하루 갈지 천 년 갈지 그것도 생각하지 마.
마음이 천 년 갈 준비 돼 있어도 몸이 못 따라주는 게 인간이야.
시간 아깝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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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행동을 해요. 제가 그것까지 좋아해주지 못했어요.
술을 마셔요. 마실 수 있지. 근데 꼭 밤을 새야 돼.
그러고 들어왔으면 곱게 자든가. 왜 또 남자한테서 전화가 와.
내가, 화가 많이 나. 그래서 미워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잠시도 미움받는 걸 못 견뎌. 나는 미워 죽겠는데, 사랑을 요구하죠.
그래서 조금 이상하지만 애써 사랑이라 생각하는 것을 줘요.
근데 미움 섞인 애정에 그 사람은 만족하지 못하고 심지어 외로워해요. 심지어… 역으로 날 미워해. 그래서 또, 또 미운 행동을 해요."
"답답했겠다."

"고슴도치 두 마리가 복잡한 미로를 헤매면서 서로를 푹푹 찔러대고 이젠 막 피가 철철 나요.
그러다 견디기 힘들어 미로에 불을 지르고 탈출해버리네. 서로의 공간은 사라지고 그러고 눈을 떴는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여기가 어디냐면요, 보통의 고슴도치가 사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고슴도치는 어쨌든 또 고슴도치를 만나야 돼요.
고양이를 만날 순 없잖아.
질리지 않고, 다치지 않는 법을 찾게 될 거예요."
"실장님은… 찾았어요?"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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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누가 누구한테 비싼 밥 사주지 못한 거 후회해야할 건 아니야. 나도 너한테 이런 음식 못 사준 건 똑같아. 너 미워하고 욕하고, 그래, 최근까지 그랬던 거 맞아.
나도 당연히 후회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근데 지금은 조금 달라.
앞으로 올 시간에 대한 기대가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앞질렀달까.
그때 우린, 그때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한 거야. 지난 시간은 그냥 두자.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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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연 있어요? 뭐 아리고도 먹먹한 종류의 지난 사연."
"멀쩡한 놈이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꼭 사연 있는 줄 알더라."
"멀쩡하지 않아보여서 물은 건데."
"사연이 있지. 나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서 유년시절 행복하게 보내고,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고, 성공했어."
"끝이에요? 아리고 먹먹해 그게?"
"그치."

"여기 애들 사연 한 번 들어나 볼까?
내 사연이 이것 뿐인 게 얼마나 아리고 먹먹한 건지 알아?
하여튼 애들 괴롭히는 어른 새끼들 싹 다 잡아다가 갈아마셔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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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할 때 우린 사실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 채 시작한다. 몰랐던 사실 중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겠지만, 좋은 점이 더 많은 경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심지어 나쁜 것들은 대개 모양새도 화려해서 눈에 더 잘 띈다는 당연한 진리. 실망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
타협, 결렬, 타협, 결렬. 격렬하게 결렬되는 과정의 연속.
상대를 알아간다는 것 또한 어쩌면 변수의 연속.
사랑은 결국 변수와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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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몰라서 헤맸는데, 지금은 모른척하다 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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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너지고 싶어서 강한 척 하는 것 같더라고. 조금 무너져도 무리 없겠지, 싶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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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생각해보니까 우리 나이가 너무 좋은 것 같애.
뭔가를 다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 중엔 제일 노련하고,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엔 좀 애매한 나이중엔 제일 민첩하고."
"아, 갑자기 생기 돈다. 우리 어리고 똑똑한 거구나?
근데 너네랑 있을 땐 똑똑하기 싫어.
수다는 조금 모자란 맛이 있어야 재밌고, 난 너네랑 죽을 때까지 수다 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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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 남배우나 감독 얘기는 자제해줬으면 좋겠어!
문제시 재빠른 수정...
첫댓글 요즘 정주행하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네요~
저 드라마 보다보면 엄청 폐미스럽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남자들은 죄다 비이성적이고 능력도 없고 사차원 또라이거나 사고만 치는 가해자로 나옵니다.
여자들은 모두 능력이 있거나 잠재력이 있지만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식으로 표현이 됩니다.
기득권에 의해서 또는 성차별로 인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식으로요.
또 항상 피해자이며 문제를 해결하고 용서하는 역할로 나옵니다.
그나마 약간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 남자 2명이 나옵니다.
남동생은 어느정도 정상으로 나오지만 동성애자죠.
친구의 아이로 나오는 남자아이는 가끔 의젓하게 나오지만 동성애자와 여자들의 도움의 손길이 없으면
홀로 자라기 힘든 철없는 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