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공식 진출로 국내 수입차 시장도 일본 빅3의 삼각 경쟁 구도가 이루어졌다. 삼색 개성을 뽐내는 토요타와 닛산, 그리고 혼다. 수입차 시장의 일대 변화는 이제 시작되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고급차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혼다가 어코드와 CR-V로 한 때 대중 메이커의 전성시대를 열어가는 듯 했지만, 경기불황과 환율의 여파로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야심차게 들어온 닛산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여전히 자리잡기 중이다. 그런데, 세계 1위 메이커인 토요타가 들어오면서 상황은 급반전 되고 있다. 캠리를 필두로 다시 한 번 수입차 대중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혼다와 닛산이 가격 인하와 각종 프로모션으로 가세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대 일본 메이커의 경쟁으로 대중적인 수입차의 영역 확대될 것인가? 3색 개성을 지닌 각각의 메이커 중 소비자는 어떤 메이커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일본차 삼국지에 앞서 각각의 메이커를 둘러본다.
토요타
브랜드 :
토요타는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선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다. 1년에 생산하는 차는 거의 1천만 대에 육박한다. 대표적인 다품종 다량 생산 하는 메이커로 경차부터 시작해 일본 황실 전용차로 쓰이는 센츄리에 이르기까지 수십종의 차를 만든다. 대중적인 차에 치우쳐서 스포츠카 등 개성을 살린 차가 없다는 불평도 나오기는 하지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고품질 대중차를 만드는 게 토요타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토요타 하면 하이브리드를 빼놓을 수 없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해 출력은 높이면서 연료 소모를 줄이는 기술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회사다. 하이브리드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프리우스는 1997년 첫 선을 보였고 현재 3세대까지 나와 있다. 이 밖에도 토요타는 여러 종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에 팔린 하이브리드의 80퍼센트가 토요타 제품이라고 하니 하이브리드 시장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차 :
토요타는 10월 20일 정식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들어온 모델은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RAV-4 등 모두 세 종류 네 개 모델이다. 캠리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중형 패밀리 세단으로 국내 시장 판도를 뒤 흔들어 놓을 모델로 꼽히고 있다. 2.5리터와 3.5리터 모델이 있지만 국내에는 2.5리터 모델만 들어오고, 3.5리터 자리는 하이브리드가 대신한다. 캠리 2.5는 가격이 3천500만 원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국산차와도 한 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우스는 알려진대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토요타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체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현재 모델은 3세대로 이전모델보다 엔진 배기량은 키우면서 연비는 높이는 등 전반적인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 RAV-4는 컴팩트급 SUV로 현대 투싼 등과 경쟁하게 된다.
앞으로 들여 왔으면 하는 차 3 :
iQ
iQ는 스마트 보다 겨우 30센티미터 밖에 길지 않지만 4인승으로 나온 공간활용영 경차다. 아이큐의 길이, 너비, 높이는 각각 2천985, 1천680, 1천500이고, 휠베이스는 2천 밀리미터 이다. 회전반경은 3.9미터에 불과하다. 트렁크 용량은 32리터로 상당히 작지만 뒷 시트 두 개를 모두 접으면 242리터의 공간이 생긴다. iQ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한 치라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가 다 동원되었다. 디퍼렌셜을 엔진 앞쪽으로 이동시키고 운전자의 다리 위치도 12센티미터 앞으로 옮겼다. 폭이 넓고 깊이가 얕은 연료 탱크는 2열 승객 발 아래 위치한다.앞좌석 등받이는 최대한 얇게 만들어서 뒷좌석 승객의 무릎 공간을 최대한 확보 했다. 국산 경차도 세 종류 밖에 안되고 공식적으로 들어오는 수입 경차는 전무한 이 때에 꼭 필요한 차다.
코롤라
캠리가 드러난 베스트셀러라면 코롤라는 숨은 베스트셀러다. 코롤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3천5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세대수로만 10세대. 소형 패밀리 세단으로 한길만을 걸어오며 꾸준하게 상품성을 높여온 결과다. 토요타가 한국에 진출하는 이유가 코롤라를 팔아먹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대중화의 폭발력을 지닌 차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아직도 고급 모델 위주로 팔리고 있다. 저가형 모델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수준. 대중적인 차들이 앞으로 더 많이 들어와야 하고, 코롤라도 그 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할 차다.
FJ 크루저
FJ 크루저는 젊음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컬트적인 느낌을 풍기는 외모는 마니아들을 끌어 모으는 데 일조한다. FJ 크루저는 튜닝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혼다 시빅과 함께 대표적인 젊은이를 위한 튜닝용 차로 꼽히는 모델이다. 애프터마켓에는 FJ크루저만을 위한 각종 튜닝 용품이 넘쳐난다. 개성을 중시하면서 자신들만의 차를 꾸미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자동차다.
닛산
브랜드 :
토요타에 이어 일본 2위 자동차 메이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닛산은 토요타와 마찬가지로 수십 종의 차를 만들어내는 거대 기업에 속한다. 경차부터 시작해 스포츠카와 풀사이즈 SUV, 상용차까지 만들지 않는 차가 없다. 1914년 DAT 모델로 시작해 자동차 왕국을 이뤘던 닛산이 태평성대만 누렸던 것은 아니다. 무리한 풀라인업 구축과 해외 전략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면서 프랑스 르노 그룹 밑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카를로스 곤은 닛산 리바이벌 플랜을 내놓았고, 곧바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돌아섰다. 닛산은 대중적인 메이커이면서 개성이 강한 모델과 디자인을 중시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큐브와 무라노, 370Z와 GT-R 등이 대표적인 예.
현재 팔리고 있는 차 :
닛산은 중형 세단 알티마와 소형 SUV 로그, 중형 SUV 무라노, 스포츠카 370Z와 GT-R등 모두 5개 모델이 들어와있다. 알티마는 캠리, 어코드 등과 함께 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알티마는 4세대 모델로 2006년 풀모델 체인지 되었다. 국내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무라노는 스타일과 성능에 초점을 맞춘 SUV. 투구를 연상시키게 하는 커다란 크롬 그릴과 급격하게 경사져 내려가는 프런트가 독특한 마스크를 만든다. 미래적인 스타일과 함께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을 지녔다. 370Z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닛산 Z 스포츠카의 최신판. 최근에 세대교체를 거치며 닛산 스포츠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GT-R은 고성능 스포츠카로 유럽산 스포츠카 못지않은 강력한 성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앞으로 들여 왔으면 하는 차 3 :
마이크라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얼굴과 아담한 몸매는 대중적인 소형차라기 보다는 패션카에 가깝다. 미니나 폭스바겐 비틀에 전혀 밀릴 게 없다. 마이크라는 해치백을 기본으로 하드톱 컨버터블인 C+C, 고성능 버전인 160SR도 있다. 국내 패션카 시장은 같은 얼굴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뉴 페이스의 유입이 절실한 때. 마이크라는 패션카 시장 선택의 폭을 넓힐 충분한 자격이 있다.
맥시마
사실 알티마 보다는 이 차가 먼저 들어왔어야 했다. FX50에서 보여준 넙적한 그릴을 떠올리게 하는 그릴과 낚시 바늘 같은 램프, 매끈하고 커다란 차체는 예전의 맥시마가 아니다. 독특한 보디 라인은 '리퀴드 모션'이라는 컨셉트로 파도 물결을 형상화 했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닛산의 정책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모델. 꼭 들어와야 할, '강력 추천차' 중 하나다.
엘그란드
국내 미니밴 시장은 팍 죽어버렸다. 국산 미니밴과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가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미니밴 시장이 이런데 고급 미니밴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엘그란드는 조금 과장해 달리는 궁전이 떠오를 만큼 상당히 고급스러운 미니밴이다. 퍼스트클래스 미니밴 컨셉트로 만들었다고 하니 그 수준을 알만하다. 연예인들이 주로 탄다는 스타크래프트 밴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된다. 뒷좌석도 편안하고 아늑하지만 운전석 또한 화려하고 첨단 장비로 가득하다. 고급 대형 세단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고급 미니밴이 전무한 국내 시장에 한 대쯤은 있으면 좋을 그런 모델.
혼다
브랜드 :
1946년 자전거용 보조 엔진을 만들던 혼다는 1962년부터 자동차를 만들었고 짧은 시간 내에 세계적인 메이커의 반열에 올라섰다. 혼다의 첫 차는 경트럭이었고 승용차로는 스포츠카인 S500이다. 혼다는 기술력을 중시하는 메이커로 “레이싱이 없으면 기술 발전도 없다”라는 목표로 모터스포츠를 중시했다. 1962년 스즈카에 국제 규격 서킷을 만들었고, 이듬해에는 F1에 출전하기도 했다. CVCC 엔진은 미국 대기환경 보전법을 통과한 최초의 엔진이었고, 흡배기 캠을 두 개로 나누어 회전수에 상관없이 고른 출력을 내는 V텍 기술도 개발해냈다. 휴먼 로봇 아시모는 혼다의 기술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혼다는 시빅과 어코드 등 굵직한 베스트셀러 모델을 배출해냈다. 혼다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모터사이클, 항공기, 선박 등 엔진이 들어가는 이동수단 전반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
현재 팔리고 있는 차 :
혼다는 중형세단 어코드와 준중형 세단 시빅, 소형 SUV CR-V 등 네 개 모델을 팔고 있다. 어코드는 미국 시장에서 캠리와 함께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인기 차종. 출시 초기 일본차 돌풍을 일으키며 수입차 대중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인기가 한풀 꺾인 상태. CR-V도 수입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지키며 혼다의 판매량 확대에 일조했다. 최근에는 모양을 살짝 바꾼 페이스 리프트 버전을 내놓았다. 시빅은 대중적인 준중형차로 2천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엔트리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리터당 23킬로미터가 넘는 연비로 국내에서 팔리는 차 중 연비가 가장 높다. 레전드는 혼다의 기함이지만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앞으로 들여 왔으면 하는 차 3 :
피트
혼다의 소형차로 일본과 미국에서는 피트, 기타 시장에서는 재즈로 팔린다. 1세대 피트는 2001년에, 현재 모델인 2세대 피트는 2008년에 일본 카 오브 더 이어에 뽑힌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소형차다운 당찬 스타일과 뛰어난 경제성이 인기 비결. 2003년에는 30년 동안 일본 내수 판매 1위를 지켜오던 토요타 코롤라를 밀치고 일본 내수 판매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중적인 소형차가 부족한 우리 시장에 필요한 차다.
인사이트
토요타에 프리우스가 있다면 혼다에는 인사이트가 있다. 시빅 하이브리드가 있지만 원래 있는 세단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차다. 이에 반해 인사이트는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이다. 신형 인사이트는 이전에 나온 하이브리드보다 싸고 더 편안하다. 노즈는 깔끔하게 다듬었고, 뭉툭하면서도 정교하다. 옆구리에는 섬세한 어깨선의 흔적이 스며있다. 인사이트의 실내는 소재가 일본식으로 현대적이고 깔끔하게 잘 짜맞췄다. 계기판은 경제 운전을 하면 배경은 녹색이 된다. 그런데 점차 멋대로 속도를 올리면 바탕색은 청록색을 거쳐 남색으로 바뀌어 최고의 연비를 낼 수 있게 도와준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도 현대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 토요타 프리우스의 등장으로 점차 대중화될 전망이다. 이 대열에 꼭 끼어야 할 차가 인사이트다.
오디세이
국내 미니밴 시장은 국산 카니발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입 미니밴은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와 푸조 807이 있었지만 807이 물러나면서 그랜드 보이저만이 외롭게 시장을 지키고 있다. 수요가 적은 데다 미니밴을 보유한 메이커들마저 들여오지를 않아 죽어버린 시장이 되었다. 일본 메이커들은 미니밴을 하나이상씩은 보유하고 있다. 시장은 작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의 취향과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미니밴 시장도 점차 살아나야 한다. 오디세이도 그 역할을 해야 할 모델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