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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제주 올레 15코스
하늘바다 추천 0 조회 125 10.03.22 17:13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 올레 15코스

 

 

코스는 한림의 바다에서 출발해 중산간의 마을과 밭, 오름을 돌아 다시 고내의 바다에 이르는 올레다.

 

바다를 떠난 길은 다시 하늘을 만난 바다에서 끝난다.

 

 

 

오늘은 2010년 3월 11일이다.

한림항, 손오공의 여의봉을 쭉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비양도로 떠나는 선착장에서 올레를 시작한다.

바다로 떠나는 도항선은 시간을 기다리며 멈추어 서 있고

나는 하늘을 만나러 길을 떠난다.

10시 반이다.

 

 

 

한림항 곁의 평수포구, 이제 길을 따라  방향을 틀면 바다를 멀리서만 볼 수 있다.

두 친구가 내가 떠날 그 길을 향해 바다를 등지고 서 있다.

 

 

하늘은 맑다.

바람은 아직도 찬 기운을 가슴에 안고 있다.

봄인데... 미련이 많은가 보다...

그 미련을 닮아 나 또한 뒤돌아서서 오던 길을 돌아 본다.

 

 

 

올레, 그 길 위에는 두 가지 색의 리본과 화살표가 길을 일러준다.

파란색은 순방향, 주홍색은 역방향이다.

 

 

 

이제 안으로 들어섰다.

옹기종기 낮은 지붕과 돌담길이 있는 마을

그 마을에는 마을의 시간만큼 오래된 팽나무들이 가지 하나에 마을 사람 하나를 기억하며 서 있다.

저 넘어 시선이 머무는 곳에 아련히 오름들이 아지랑이 처럼 피어오른다.

 

 

 

동백이다. 빠알간 꽃송이들이 송두리 채 떨어져 있다.

가난한 지붕에 화려한 그림을 그린다.

 

 

 

여기가 성로동인가 보다.

아직 올레길을 걷는 이들과 마주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

마주치는 눈빛이 어슬프다. 겸연쩍다.

한 때는 집안에서 제일 귀한 자리를 차지한던 소파들이

늙었다는 이유로 세월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팽나무 아래서 하늘을 이고 있다.

 

 

 

아, 제주에도 연탄을 때는구나!

돌담의 잿빛 현무암과 연탄, 그 연탄을 나르는 아저씨도 많이 닮은 것 같다???

 

 

 

해가 머리 꼭대기에 있다.

올레, 저 길의 끝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느긋하게 쉬자, 길을 멈추고!

햇빛을 마주받아 발갛게 얼굴을 물든인 동백에게

시원하라고(?) 물을 뿌려주고 사진 한장 찰칵!

 

 

 

선운정사 앞이다. 염불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는 듯하다...

백년초, 선인장 열매다. 제주의 백년초는 색이 짙다.

밭길 한귀퉁이에 주렁주렁 혹처럼 달려있다.

혹부리 아저씨와 도깨비 이야기가 얼핏 스쳐간다.

 

 

 

올레길 15는 사시사철 푸른 밭 사이를 걷는다.

양배추, 마늘, 브로콜리

내 눈에는 이 세 작물만 들어온다.

간혹 양배추를 수확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귤밭 울타리 안을 기웃거리던 낮선 나를 보더니

오랜만에 임자 만났다고 요란하게 짖다가

그래도 반가운지 과수원을 뛰쳐나와

가까이는 오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에 멈춰 길 떠나는 나를 부러운 듯 ...!!!

 

 

올레 15길에서는 오른쪽으로 멀리 한라산이 길동무로 따라온다.

왼편으로 간혹, 어쩌다 보이는 바다와는 달리...

오늘의 한라산은 하얀 눈을 모자로 쓰고 있다.

 

 

 

 

 

 

조금 전 천천히 걷고 있는 나를

저기 저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 같았다-이 앞질러 간다.

안녕하세요, 밝은 인사를 나누고...

 

오늘 처음 만난 올레꾼이다.

그리고 뒤이어 한 남자가 또 지나갔다.

이 길이 끝나기까지 올레꾼은 이 때 만난 세 사람 밖에 없었다.

 

 

세 사람을 앞서 보내며 쉬고 있던 곳이다.

이 높은 담장은 뭘까?

그 안에는 몇 기의 묘가 있었습니다.

 

 

 

남읍숲길을 지나 들어선 마을

한 할머니가 따뜻한 볕에 하얀 무를 썰어 말리고 있다.

 

제주도의 옛날 대문은 기둥과 서너 개의 나무 토막으로 이루어저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이 기둥을 정주먹이라고하고, 나무 토막을 정낭이라고 부릅니다

정낭은 정주먹 사이에 가로로 길게 걸쳐 놓은 나무 토막입니다.

정주먹에 걸처진 정낭이 몇 개인지에 따라 집주인이 찾아온 사람에게 알려주는 내용이 서로 다릅니다.

정낭이 한개일 경우,집주인이 가까운 곳에 있어,금방 갔다 돌아온다는 뜻이고,

정낭이 두개일 경우, 주금 먼 곳에 가 있어 얼마 뒤에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정낭이 세개일 경우, 집주인이 아주 먼 곳에 가 있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집에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정낭이 한개도 걸쳐저 있지 안으면 집안에 사람이 있으니 들어와도 좋다는 뜻입니다.

 

정낭과 정주먹이 있는 집이라

할머니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하고 싶어 가까이 갔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단어 조차도 알아 듣지 못하는 제가 답답하셨는지

할머니는 빨리 가라고 칼을 든 손으로 손사래를 치셨다.

 

 

감춰진 난대림 숲, 금산 공원이다.

빽빽이 들어 선 나무들이 장관이다.

동백나무도 있었지만 후박나무의 높이와 짙기는 더더욱...!!!

 

  

 

올려다본 후박나무 가지와 잎들이

어쩌다 눈길이 마주친 내게 추파를 던진다.

하트를 날리며...!

어찌하오리까?

 

 

 

꿈과 사랑이 영그는 학교, 남읍초등학교다.

수업이 끝난 오후 아이들 몇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고목으로 담장을 대신한 초등학교는 평화롭다.

 

 

 

 

 

 

 

 

 

올레 15코스 중에서

먀냥 머무르고 싶었던 곳이다.

 

 

여기 나무 의자에 앉아 저 멀리 한라산과 오름들을 번갈아 보며 마냥 머무르고 싶었다.

 

 

 

 

 

 

 

 

 

 

 

이 길만 돌아서 내려가면 고내포구다.

저기 바다가 보인다.

이 길을 돌아서면 해지는 바닷가 마을을 만난다고 했으니...

이 시간에 맞춰오려고 쉬며 놀며 왔는데...

그 기다람과 만남을 마주하고 가슴이 뛴다!

 

 

이제 등 뒤로 한라산과 오른과 그 하늘을 남겨둔다.

 

 

 

 

아~~~~~!!!

이 길의 끝에 드디어 터져나오는 한마디!

아~~~~~~!!!

 

 

 

 

아~~~~!!!

 

 

 

아~~~~!!!!

 

 

 

 

 

 

 

또 다른 만남, 무인 카페 산책

아름다운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을 만났다.

 

 

 

 

 

총 19km, 6~7시간 소요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 ? 평수포구(0.7km) ? 대림안길 입구(2.5km) ? 영새생물(2.8km) ? 사거리(3.8km) ? 성로동 농산물집하장(4.7km) ? 귀덕농로(5.5km) ? 선운정사(6.5km) ? 버들못농로(7.6km) ? 혜린교회(8.9km) ? 납읍숲길(9.3km) ? 납읍초등학교 금산공원 입구(10.5km) ? 납읍리사무소(11.3km) ? 백일홍길 입구(12.1km) ? 과오름 입구(12.5 km) ? 도새기숲길(13.8km) ? 고내봉 입구(14.9km) ? 고내봉 정상(16km) ? 하르방당(16.5km) ? 고내촌(16.9km) ?고내봉 아래 하가리 갈림길(17.6km) ? 고내교차로(18.5km) ? 배염골 올레(18.6km) ? 고내포구(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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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3.22 21:56

    첫댓글 신부님~~아름다운 제주 올레길 소개 감사합니다...사진을 통해 본 아름다운 곳에서 정겨운 사람들을 만나며 걷고싶습니다...^^다른 코스들도 다 걸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네요 ㅎㅎ

  • 10.03.22 23:46

    신부님 소개하시는 대로 따라 마음으로 걷다 보니, 너무나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네요. 저도 다음에 제주에 가면 저 길을 꼭 한 번 걷고 오고싶어요. 신부님 책에 써주셨던 그 글씨체.... 반갑네요. ^^

  • 10.03.22 23:52

    올해는 제주 올레길 꼭 한번 돌고 싶은 욕심을 가져봅니다..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리라~~ㅎㅎㅎ~~제주올레길..

  • 10.03.23 13:32

    꼭 이루어지실 겁니다. 꿈은 이루어지니까~^^

  • 10.03.23 00:48

    제주 산간쪽의 올레길이 궁금했는데, 신부님께서 보여 주신 올레길 15코스 꼭 가 볼께요!~

  • 10.03.23 13:37

    감사합니다.

  • 10.03.23 14:36

    구경,넘넘^^잘하구갑니다

  • 10.03.23 14:45

    신부님, 구경 잘 했습니다!!! 정선된 신부님의 시각으로 저희도 보는 게 너무 행복했어요.^^

  • 10.03.24 12:36

    신부님! 멋진곳을 다녀오셨네요. 이왕이면 비양도까지 다녀오셨으면 더욱 좋으셨을텐데요. ㅎ 이번에 16코스가 개장하는데 경치가 정말 표현하기 어려울정도랍니다.해안가를 끼고서 솔향기에 취해 걷다가 길까페에서 커피한잔 사서 마시는 그맛을 어찌표현해야하는지요. 저는 미리 16코스 답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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