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열기가 최고조인 8월 한 낮,
컨테이너하우스 방에서 보니 창을 타고 오른 창밖 푸른 잎이 장하고 아름답다.
비 한 방울 없이 무덥고 쨍쨍한 폭염에 조금도 굴하지 않은 싱그러운 기상.
처음엔 그냥 박주가리 덩쿨이 창을 타고 오르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길로 줄기를 더듬어 내려오다가 깜짝 놀랐다.
출발점이 없다! 다시한번 찬찬히 살펴봐도 이 푸른 생명의 출발점은 땅이 아니었다.
세상에나! 철제건물 창문의 실리콘 틈을 주소지로 삼았다.
물은 커녕 이슬 한 방울 마시기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두 달 가까이 비 한 방울 안 온 불볕에도 저토록 짙푸른 줄기와 잎이라니.
존경합니다 박주가리씨!
농장에 많이 보이는데 옆지기는 덩쿨이 예초기 날에 감긴다고 성가셔 한다.
연보라색 꽃은 향도 좋고 맛도 좋아 꽃차로 유용하다.
파르스름한 색깔에 길쭉한 열매를 더러 먹곤 했는데 따먹는 시기가 지나면 열매가 익어 벌어지면서
민들레 씨앗같은 박주가리 씨앗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화명 식물원 숲 해설가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무줄로 친친 매서 가지고 있던 게 생각난다.
명주솜 같은 바람씨로 예전엔 바늘쌈이나 베갯속을 만들기도 했다던가.
슬금슬금 올라와서 마루를 점령해 가는 한 녀석도 볼만 했는데 혼자 농장 간 옆지기가
확 걷어내버려 안타까웠다. 후우~ 한숨만 내쉬고 암 말도 안했다.
첫댓글 우와~~ 정말 대단하네요.....
저도 한가지 ..
치자모종판에
인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선인장이 자라고 있단 사실.^^
정말 신기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