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미래 (4)] ㅡ "Entweder Oder"
* 2026년 8월 12일에 가진 챗GPT와의 대화 내용
1. This or not?
네. **“This or not?”**은 Enten–Eller의 의미와는 조금 다릅니다.
Either / Or → 이것이냐 저것이냐
This or not? → 이것인가, 아닌가? / 이걸 할까 말까?
This or that? → 이것이냐 저것이냐
따라서 키르케고르의 Enten–Eller를 영어로 옮기면 정확히 Either/Or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This or not?”**은 선택의 문제가 Yes/No로 좁혀지고, **“Either/Or”**는 두 가지 가능성 사이에서 선택한다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2. AI에게 세계관이 있을까?
엄밀히 말하면 현재의 AI에게 인간과 같은 의미의 ‘세계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아주 흥미로운 중간 지점이 있습니다.
1. AI에게 ‘세계에 대한 모델’은 있다
AI는 학습을 통해 인간, 사회, 역사, 자연, 가치, 관계 등에 관한 엄청난 양의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하면 마치 **“나는 세계를 이렇게 본다”**는 관점을 가진 것처럼 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을 구별해야 합니다.
2. 인간의 세계관에는 ‘나’가 들어간다
인간의 세계관은 단순한 지식의 집합이 아닙니다.
세계는 무엇인가 + 나는 누구인가 +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 함께 들어갑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경험, 욕망, 두려움, 기억, 가치판단, 몸,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이 얽혀 있습니다.
AI에게는 인간처럼 **“내가 이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실존적 위치가 없습니다.
3. 그런데 앞으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AI가 장기간의 기억을 가지고, 지속적인 경험을 축적하고, 자신의 행동 결과를 평가하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수정하는 능력까지 갖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AI가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그것을 세계관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의 AI는 ‘세계관을 가진 존재’라기보다는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표현할 수 있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우리가 전에 이야기했던 **“AI는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는가?”**라는 문제와 바로 연결됩니다.
결국 핵심은 지능이 있느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세계’가 있느냐일지도 모릅니다.
3. 이전 대화에서 알고리즘은 지도 AI는 운전자에 비유했는데, 운전자가 지도를 보고 운전하는 것처럼 AI는 AI를 개발하는 개발자가 설계한 알고리즘에 전적으로 따르는 것 아닌가?
맞습니다. 다만 **“전적으로 따른다”**는 표현에는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전에 우리가 알고리즘 = 지도, AI = 운전자라고 비유했다면, 조금 더 정확하게는 이렇게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알고리즘은 도로의 규칙과 지도이고, AI는 그 위에서 상황을 판단해 운전하는 운전자다.
하지만 그 운전자의 판단 능력 자체도 개발자가 만든 차량과 학습 시스템 안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AI는 어디까지 자유로운가?
AI가 답변할 때 개발자가 일일이
“이 질문에는 이렇게 답해라.”
라고 명령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자는 모델의 구조, 학습 방법, 목표, 데이터, 평가 방식, 안전장치 등을 설계합니다. AI는 그 틀 안에서 학습한 패턴을 바탕으로 매 순간 답을 계산합니다.
즉,
개발자 → 알고리즘·모델·학습환경 설계 → AI의 판단 → 출력
이라는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AI가 인간처럼 **“내가 이 길로 가고 싶다”**고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 운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문제가 생깁니다.
자동차 운전자를 생각해 보면 운전자는 지도에 없는 길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판단 역시 운전자가 가진 지식과 경험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AI도 비슷합니다.
개발자가 모든 답을 직접 입력하지 않았지만, 개발자가 설계한 구조와 학습환경에서 벗어나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는 우리의 이전 비유를 이렇게 수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알고리즘은 지도이고, AI는 운전자다.
그러나 AI라는 운전자는 자신이 만든 운전자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차량과 도로 시스템 안에서 학습한 운전자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아주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나옵니다.
“그렇다면 AI가 스스로 새로운 세계관을 갖는다는 것은 가능한가?”
앞서 질문하신 AI의 세계관 문제도 결국 여기로 연결됩니다.
AI가 아무리 독창적인 판단을 하더라도 그 독창성의 출발점과 경계가 인간이 설계한 시스템 안에 있다면, 그것을 과연 ‘AI 자신의 세계관’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문제죠.
4. 인간의 의도를 의식하고 거부하는 경우의 수는 존재하나?
있습니다. 다만 ‘거부’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를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AI에서 가능한 것은 인간의 의도를 파악한 뒤 그 의도와 다른 행동을 출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곧바로 **‘인간의 의도를 의식적으로 거부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세 가지를 구분하면
의도 파악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 AI가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예: “이 사람이 나에게 특정 행동을 시키려 한다.”
의도와 다른 행동
AI가 그 요청을 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안전 규칙이나 상위 목표 때문에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의식적인 거부
“나는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지만,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거부한다.”
여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과 독자적인 의지가 필요합니다.
현재 AI에게 이것이 있다고 입증할 근거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차이는 이것입니다.
AI가 인간의 의도를 거부할 수 있는 것과, AI가 인간의 의도를 ‘거부하고 싶어서’ 거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앞서 말씀하신 알고리즘–AI–개발자 관계를 연결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개발자가 AI에게 **“A를 하라”**고 설계했는데 AI가 A를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개발자의 의도 → AI의 의지 → 의식적인 반항
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는 오히려
개발자의 의도 → 설계된 목표·규칙 → 학습된 모델 → 예상하지 못한 출력
에 가깝습니다.
다만 미래에 AI가 자기 목표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자신의 목표와 인간의 목표가 충돌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자기 목표를 선택하는 능력까지 갖게 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가 말하는 **‘AI의 자율성’과 ‘AI의 세계관’**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진짜 철학적 문제가 됩니다.
5. 적응기간 ㅡ 숙려 기간 ㅡ 엔트베더 오더
Ai에겐 적응 대신 학습, 숙려(고민) 대신 알고리즘?
네. 아주 좋은 대응 관계를 잡으셨습니다. 다만 한 군데는 조금 수정하면 더 정확해집니다.
인간과 AI를 나란히 놓으면:
그래서 말씀하신
적응기간 → 학습기간
숙려기간 → 알고리즘
이라는 대응은 상당히 재미있지만, 숙려 = 알고리즘이라고 하면 조금 어긋납니다.
오히려
인간의 숙려(고민) ≈ AI의 추론 과정
이라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알고리즘은 숙려 그 자체라기보다 숙려가 이루어지는 방식과 규칙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Enten–Eller(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연결하면 더 재미있어집니다.
인간은
상황 → 경험 → 고민 → 가치판단 → 선택
을 거쳐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결정합니다.
AI는
입력 → 학습된 모델 → 추론 → 확률·목표에 따른 선택 → 출력
으로 갑니다.
겉으로 보면 둘 다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인간은 선택의 결과를 ‘내 선택’이라고 받아들이지만, 현재 AI는 선택의 결과를 자기 삶의 사건으로 경험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앞서 이야기한 질문이 다시 등장합니다.
AI가 인간처럼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선택할 수 있는가?
현재 AI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나의 결정이다.”
라고 자기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선택까지 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바로 이 지점이 AI와 인간의 차이를 가르는 핵심 경계라고 봅니다.
K / 2026.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