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에 원주에 사시는 카페회원 한창석님께서 가까이 사는 회원분들을 초대하셨다.
20년 넘게 친환경으로 농사해 오시고 몇년전부터는 토종돼지도 키우시는데
사료도 만들어서 먹일 정도로 철저히 친환경을 고집 하시는 분이다.
이번에 체험민박겸 토종돼지 매장도 내셔서 가까이 사는 우리들에게도
한턱 내신다고 자리를 마련 하셨는데 시간이 맞는 분들이 많아서
여러분이 함께 자리를 같이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모두들 일이 끝나고 좀 늦게 모였는데 마침 춘천으로 머리손질을 하러 와 있던
홍대언니와 흰민들레님도 합세를 하고 내친구 올리비아도 원주에 사는 밤비와
만날 일이 있어 와 있던 참이라 카페 번개처럼 되어서 서로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
자리를 제공해 주신 한창석님과 인사 중~
나와는 마이스터대학에 재학중 만났지만 뜻이 잘 통하고
하시는 일이 좋아서 여러번 방문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많은 농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맛있는 토종돼지에 푸짐한 밥상을 받은 사람들의 표정이 즐겁다.
고기를 굽기도 하고 삶기도 하고 볶기도 했는데 그 나름으로
다 맛있어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었다.
이 토종돼지는 기름이 굳지를 않는다.
우리가 여러실험을 해 보았는데 돼지고기 이지만
불포화지방산이라 몸에도 여러가지로 좋다고 한다.
앞으로 잘 되셔서 제발하고 돈 좀 버는 농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생긴 번개모임인데 연락 되신 분들이 거의 다 참석을 했다.
며칠전 혼자 유럽여행을 무사히 잘 다녀온 옙분님
친구 경애내외, 나눔의기쁨님, 춘천의 행복한사람님 부부 우리내외
희망님과 강선생님 일단은 자주 모이는 분들이 거의 다 왔다.
그리고 졸지에 참석한 홍대언니와 흰민들레님 그리고 올리비아~
늦은 시간까지 푸짐히 먹고 가까운 분들은 집으로 돌아 가고
거리가 먼 우리와 서울팀 그리고 올리비아는 황토방을 내 주셔서
역시 졸지에 민박을 하게 되고 ......
밤이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아침이 되어 헤어지려니 영 섭섭했다.
우리는 여주로 밭을 매러 갈 채비를 차리는데 이 세분은 영 아쉽다고
같이 놀았으면 좋겠다고 타령인데 농삿일이라는게 때가 있는 거라서
놀 수가 없다.
궁리를 하다가 올리비아가 어릴적 이야기를 해서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어린시절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나는 늘 집에와서 일을 해야 했다.
동생을 돌보는 일은 기본이고 감자를 캔다거나 물을 이어다 놓는 일
밭을 매는 일등을 해야 하니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 때 친구들이 내가 할 일을 같이 일을 후딱 해 치우고
엄마에게 허락을 얻어 놀고 오면 늦게 들어와도 야단을 맞지 않고
당당히 놀았던 기억에서 착안 한 것이다.
그리하여 일을 같이 하기로 했다.
원주에서 여주는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니 가까운 거리다.
모두들 여주로 이동을 해서 같이 일을 하고 오후에는 같이 놀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는 일이라 일 복도 없고 더구나 썬크림도 없는데
한낮엔 32도까지 올라가는 더위와 불볕 같은 태양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더구나 홍대언니는 아래 위 모두 하얀옷을 입었다.
옷은 내 외출복을 입기로 하고 모자도 급조하여 차에서 찾아내고......
썬크림 타령을 하다가 생각하니 며칠전 내 야학친구가 나에게 바르라는
무슨 썬크림 생각이 나서 가방을 뒤져 보니 젤 같이 생긴 것이 나와서
뒷좌석으로 넘겪더니 팔에다 바르다말고 야단이 났다.
썬크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금자가 어쩐일로 썬크림을 다 챙겨 다니나 했다~>
홍대언니가 어이없어 하면서 말했다.
나는 화장품에 별 관심이 없다.
더구나 썬크림은 더해서 그걸 바르면 피부가 숨을 못 쉬고
헐떡 거리는 느낌이다.
화장품이나 이런 것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고하면 지난번에는
정말 어이없는 일이 있었다.
작년에 인도에 갔다가 최고급호텔에서 하루 묵게 되었는데
화장대에 있는 예쁘고 작은 화장품샘플이 있기에 가져가도 되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괜찮다고 해서 가지고 왔다.
그게 뭔지도 안 보고 내동 스킨정도 되는 줄 알고
가지고 다니면서 어디 여행가면 그것을 스킨으로 발랐다.
나는 화장을 해도 뭐 여러가지를 바르는게 아니라
스킨이나 로션 하나 바르고 그 위에 화운데이션과 파우다만
바르고 입술만 바르면 끝~
좀 잘 하면 눈화장 약간 하고 역시 끝~
그러니까 늘 5분도 안 걸린다.
그렇게 한참을 쓰다가 어느 여행길에서 누가 스킨을 달라길래 주었더니
그게 샴푸와 린스였다고 나에게 말해 주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홍대언니가 또 어이없어 하는게 당연~
<금자는 다 믿어도 좋은데 화장품에 관해서는 의심을 해 봐야돼~>
모두들 덕분에 깔깔 거리고 웃어 댄다.
여주에서 밭까지 가는데 트럭이라 모두 다 못 타니
서울 멋쟁이들께서 졸지에 트럭 짐칸에 타고 팔려 가는 신세가 되었다.
옷은 그런데로 괜찮은데 이 멋쟁이 신발들은 어찌할꼬~
이 신발에 다는 장식을 도시사람들은 멋으로 하고 다닌다고
홍대언니가 지난번에 아무렴과 나에게도 보내 주었는데
농사 하는데도 저 신발을 신으니 나는 벌써 두번이나 잃어 버렸다가
찾아서 아예 한샘이에게 주어 버렸다.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이 해야지 그야말로 개 발에 편자나 마찬가지 .......
그런데도 남편은 이번에 더 추가해 주니 좋다고 잘 하고 다닌다.
감자밭 고랑에서 잊어 버리면 찾지도 못할 판인데도 말이다.
오늘 일은 지난 4월 말에 심은 감자밭을 매주고
그 고랑에 부직포나 천을 까는 일이다.
부직포를 파는 것도 있지만 예전에 햇사레님이 어디 공장에서
안 쓰는 천을 보내 준것이 있어서 그것을 잘라 쓸 판이다.
이런 일은 역시나 시간은 많이 걸리고 도시사람들도 얼마든지
도와 줄 수가 있는 일이라서 오늘의 일꾼으로 딱 맞는 일이다.
길이를 맞추어 가위로 자른다음 두루마리로 말아 가지고
밭고랑에 깔았다.
일부는 위에다 흙을 떠 부어서 고정을 하고
일부는 이렇게 디귿자 로 생긴 핀 같은 것으로 고정을 한다.
이것은 농자재 파는 곳에서 파는데 가격이 만만치는 않다.
저 위에 올리비아와 홍대언니가 들고 가는 것 한롤에 4만5천원 정도 하는데
적은 가격은 아니지만 제초제 없이 농사하는 방법 중에 한 방법으로
쓸 수가 있다.
더구나 이런것은 서너번은 재활용이 가능하니 활용해 보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딱 고정이 되고 물기는 통하면서
풀은 더이상 고개를 들지 못한다.
모두들 애써준 덕에 오늘의 미션 완료~
빨간골, 하얀골, 검은골 완성~
내친김에 고구마밭까지 풀을 뽑아 주고 ......
밭을 빌려 준 어르신은 또 칭찬일색에 부러움 만발이다.
어디서 만날 저렇게 일도 잘하고 이쁜 일꾼들을 얻어 오느냐고 ~
뙤약볕에 모두들 애를 써서 점심 때가 좀 넘어 일이 끝났다.
어깨도 주물러 주고 ......
남편과 나 둘이 했으면 종일 해도 다 못할 일이었다.
예쁜 레이스 옷 입고 차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있는 모습들이
참 편해 보인다.
누군가 말했다.
언젠가 내가 쓴 일기중에 일 끝내고 남편이 운전하는 트랙터
뒤에 타고 오면서도 부잣집 사모님이 리무진을 탄 것 마냥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이런 기분이었을 거라고 ......
늦은 점심을 먹고 가까운 영릉으로 놀러 갔다.
여주에는 조선 4대 임금인 세종대왕릉과 17대왕인 효종대왕릉이
같이 붙어 있다.
입장료도 500원 밖에 안해서 그냥 산책을 해도 좋은 곳이다.
능 안으로 들어 가서 잔디밭도 걷고 숲길도 걸었다.
오래 된 나무들도 구경하고
능도 돌아 보았다.
능 앞을 지키는 문인석과 무인석~
세종대왕 능에서 효종대왕 능으로 넘어가는 산책길이 생겨서
그 길도 걸어 보았다.
오래 된 나무들이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고 온갖 산새들 소리도 정겹다.
슬리퍼를 신고 가도 무리가 아닌 길~
길을 걷다가 뒤돌아 보기도 하고
나무에 기대어 사진도 찍어 보면서
그 나무들의 키도 가늠해 보았다.
이 나무들은 능이라서 가능하게 오랜 세월을 이곳에 있었으리~
졸지에 만나 일도 하고 함께 노는 방법도 찾아 내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과 추억은 내 스스로 관리하고 만들어 가는 것
잘 사는 방법이다.
첫댓글 후다닥 함께 일하공
능도 구경하고
일석이조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