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은 7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30개의 삼진으로 메이저리그 구원투수 가운데 조엘 피네이로(시애틀)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병현이 17이닝을 던진 데 비해 롱릴피프 피네이로는 26이닝에서 기록한 개수. 3위는 24개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세인트루이스)이다.
김병현이 잡은 삼진은 웬만한 선발투수를 능가한다. 300명이 넘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37위. 선발투수가 150여명, 3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는 롱릴리프만 해도 30∼40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수치다.
팀내 선발 중에서도 전체 투수 탈삼진 1, 2위인 커트 실링(75개)과 랜디 존슨(69개)만이 김병현보다 삼진수가 많다. 릭 헬링(30개)만이 김병현과 겨우 타이를 이뤘을 정도. 이밖에 '떠오르는 에이스' 프레디 가르시아(시애틀)와 제프 다미코(뉴욕 메츠), 데릭 로(보스턴·이상 29개), 앤디 애시비(LA다저스·28개) 등 정상급 선발들도 김병현의 삼진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완투를 기준으로 경기당 삼진수를 의미하는 9이닝당 삼진수는 15.88개로 전체 1위다. 2위는 뉴욕 메츠의 구원 케인 데이비스로 14.73개. 신시내티 마무리 스콧 윌리엄슨이 14.34개로 3위, 샌디에이고 트레버 호프먼이 14.25개로 4위다.
김병현이 수그러들지 않는 삼진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것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구위, 지난해에 비해 2∼3㎞ 빨라진 직구 평균구속 등의 영향이 크다. 공끝의 움직임이 심한 직구와 업슛, 슬라이더, 커브의 기본 메뉴 외에 왼손타자용으로 새로 꺼내든 서클체인지업도 삼진 사냥의 큰 효자 노릇을 했다.
김병현은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공에 힘이 더 붙고, 스피드도 빨라지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김병현은 타자를 압도하는 삼진 퍼레이드로 99년 데뷔 후 최고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8차례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성공시킨 것은 애리조나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게 한 밑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