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을 논한다. 3
국립국어원에 “외래어에 대한 올바를 정의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책에서 ‘외래어는 국어 어휘이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데 외래어가 국어 어휘입니까?”라는 요지의
질문을 했던 일이 있다.
그런데 답변을 보니 놀랍게도 두산 대백과사전에 “외래어에는
① 귀화어, ② 차용어, ③ 외래어의 3단계가 있으며,
① 단계는 국어 어휘라 할 수 있고, ②, ③단계는 국어 어휘라
할 수 없으며, 그 책에서 국어 어휘라고 지칭한 것은 ① 단계에
속하는 어휘임”이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 현재 언어학계에서도 이 이론이 정설로 되어
있다고 했다.
필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서
생각해 보았으나 필자 같은 아둔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답변에 열거한 대로 큰 원을 외래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귀화어”, “차용어” 및 “외래어” 세 단계를 집어넣고 보니 큰 원
안의 “외래어”라는 용어 속에 또다시 작은 원의 “외래어”라는
용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 외래어는 국어 어휘라고 한 것은 어느 쪽을 지칭하는
것이냐? 또, 외래어라는 개념이 어떻게 다시 외래어라는 개념
속에 들어가야 하는가? 모순이 아닌가?”라고 질의를 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아리송한 답변에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가장 광의의 외래어와 협의의 외래어가 서로 의미 영역이
다른데도 같은 '외래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혼동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편의상 광의의 외래어(귀화어+차용어+외래어)를 '외래어_1'
이라고 하고, 협의의 외래어 중 차용어 다음에 나오는 외래어를
'외래어_2'라고 하고, '외래어/외국어' 구분에서의 외래어를
'외래어_3'이라고 표시하기로 하면 귀하의 질문이 성립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왜냐하면
(1) 귀하의 질문이 '외래어_1', '외래어_2', '외래어_3'을 통틀어서
모두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당연히 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굳이 답을 한다면 국어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국어인 것과
아닌 것이 섞여 있는 것도 있다고 해야 합니다.
(2) 귀하의 질문이 '외래어_1'이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외래어_1'에는 국어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답하게 됩니다.
(3) 귀하의 질문의 '외래어_2'가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국어가 아니라고 답하게 됩니다.
(4) 귀하의 질문이 '외래어_3'이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국어라고 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귀하의 질문 '외래어는 국어냐 아니냐'는 그 내용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답할 수 없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필자의 우둔한 머리로 위의 《》안의 의미를 정리해 보겠다.
《그림에서 가장 큰 원 안의 “외래어”와 작은 원안의 “외래어”가
서로 의미 영역이 다른데도 같은 '외래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혼동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이 논리 자체가 성립하는가? “달걀” 이라는 개념 속에 또 다른
의미의 “달걀”이 있다?
어째서 똑 같은 용어가 서로 다른 의미를 나타내야 하는가?
그렇다면 “외래어는 국어 어휘다.”라고 해서는 더 더욱 안 되는
일이고 “광의의 외래어 중에는 일부는 국어 어휘도 있다.”라고
해야 되지 않는가?
“광의 외래어”와 “협의의 외래어”가 따로 있다면 그것을 구별해서
백성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
《편의상 큰 원 안의 외래어(귀화어+차용어+외래어)를 '외래어_1'
이라고 하고, 작은 원 안의 외래어를 '외래어_2'라고 하고,
'외래어/외국어' 구분에서의 외래어를 '외래어_3'이라고 표시하기
로 하면 귀하의 질문이 성립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집니다.
(머리가 아둔해서인지 갑자기 뚱딴지처럼 외래어/외국어' 구분에서
의 외래어를 '외래어_3'이라는 논리는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새로운 학설이 탄생하는 중이다.)
왜냐하면
(1) 귀하의 질문이 큰 원과 작은 원의 차용어, 작은 원의 외래어를
통틀어서 모두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당연히 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굳이 답을 한다면 국어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국어인 것과 아닌 것이 섞여 있는 것도 있다고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는지 여러분 좀 도와주시구려!)
(2) 귀하의 질문이 큰 원의 외래어가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
면 큰 원 안에는 국어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답하게 됩니다.
(3) 귀하의 질문의 작은 원의 외래어가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
면 국어가 아니라고 답하게 됩니다.
(4) 귀하의 질문이 '외래어_3'이 국어냐 아니냐는 내용이라면
국어라고 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외래어/외국어' 구분에서의 외래어를 '외래어_3'가 국어라?
여러분 이해됩니까?
이 사람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축 새
학설 탄생!”
이 논리를 따른다면 큰 원안에 또다시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분
하는 외래어라는 작은 원을 그려 넣어야 하나?]
따라서 귀하의 질문 '외래어는 국어냐 아니냐'는 그 내용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답할 수 없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이해가 되십니까? 필자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백성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이런 애매모호한 용어 하나도 올바로
정의를 해 놓지 않고 나랏말 정책 당국자들이나 학자들은
도대체 뭘 하는 인간들인가?
이처럼 <외래어>라는 용어의 정의가 애매모호하니 그 범위도
정해지지 않는다.
어떤 것은 <외래어(?)>가 되고, 어떤 것은 국어 어휘가 되니까
구분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일본은 아무리 자기네 말 속에서 차별 없이 쓰는 말이라도
외래어는 무조건 가따까나(カタカナ)라는 글체로 써서 자기네
말과 반드시 구별하고 있다.
그들의 주체성을 잘 표현하는 행위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외래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마치
“계란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계란은 계란이다.”라는
답변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계란 안에 또 계란이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식의 답변이라면 “계란”이 무어냐고 물은 사람은 “닭이
낳은 알”이라는 사실을 평생 동안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형국이다.
논술고사를 앞둔 수험생 여러분들은 조금도 걱정하지 말지어다!
논술 문제로 “XXX에 대하여 논하라.”고 나왔다면, “XXX는
XXX이다.”라고 하면 되니까(?)..
천동설(天動說)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에 지동설(地動說)을 주장
했던 사람이 결국은 종교재판을 받고 고초를 겪은 역사가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천동설(天動說)이란 학설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는가?
우주는 하늘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돌고 있다는 사실이
진리가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나랏말 학계가 바로 천동설(天動說)을
옹호하는 꼬락서니이다.
백과사전이나 언어학계의 어설픈 학설을 진리인양 맹신하는
풍조는 이 나라 나랏말의 앞날을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당나라 때의 대학자 한유는 한 편지 글에서 “時俗人有耳(시속인유이),
不自聞其過(부자문기과)”라, 즉 옹졸한 사람들은 귀가 있어도 제
잘못은 들으려하지 않는다.
우리 같은 무지렁이 백성들이 주장하는 이론은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옹졸한 정책 당국자
들이나 나랏말 학계의 사람들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나랏말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백성들이여!
힘을 모아 늪에 빠져든 나랏말을 건져내는 역군이 되자!
한글 연구회
최성철
알림 : 한글로 풀이된「어제 훈민정음」과 「훈민정음해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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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좋은자료참고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