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맥 매카시의 동명소설을 코엔형제가 영화화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 는 사막에 버려진 2백만 달러가 든 가방을 우연히 주운 한 사냥꾼(르웰린 모스)이 이를 되찾기 위해 고용된 킬러(안톤 쉬거)에 쫒기는 스릴러물이다. 킬러는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보안관이나 자동차 운전자들을 별다른 이유 없이 죽이고, 끈질기게 사냥꾼을 추적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베테랑 보안관(에드 톰 벨)이 이 킬러를 따라가지만, 번번히 그를 놓치고 만다.
영화의 배경음악이 거의 깔리지 않는 삭막한 분위기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어찌 보면 삶과 죽음마저도 동전던지기와 같은 한 순간의 우연으로 치부하는 그에 대해 관객들은 '죽음' 의 공포를 느끼고, 현대의 비정한 세태를 탓하기도 한다. 결국 쫓겨 다니던 사냥꾼은 의외의 갱단에 의해 살해되고 별도로 피신중이던 그의 와이프만 킬러에 희생된다. 돈가방의 행방은 오리무중으로 남긴채~
영화의 말미에 이 불사신같은 사이코패스를 잡는데 실패한 보안관은 이렇게 한탄한다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이 옛 세대의 지혜와 가치를 의미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혼돈의 세상에는 그러한 것들이 필요없다는 뜻일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노인들이 그 흐름에 적응하는 것은 벅차지 않겠는가? 쫓는 자, 쫓기는 자, 무기력한 방관자 모두 뒤엉킨 혼란스런 세상을 암시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주제에 포함된 알송달송한 은유와 스릴넘치는 구성으로 2008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무더운 한여름밤에 문득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은 웬일일까~
'모든 것은 정해진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