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저도 컷오프 되었습니다.>
240223_제224차 최고위원회 회의
정청래 최고위원: 8년 전 저도 컷오프되었습니다. 6일이 지난 2016년 3월 16일 저의 백의종군 선언문을 다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당은 저를 버렸지만, 저는 당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저 정청래 기꺼이 제물이 되겠습니다.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저는 위대한 국민만 보고, 국민만 믿고 가겠습니다.
쓰러져있는 저라도 당이 필요하다면 헌신하겠습니다.
우리 당 후보들이 원한다면 지원유세도 하겠습니다.
우리는 총선에서 이겨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총선 전쟁 중입니다. 당 대표에 대한 비판은 일단 멈춰주시고, 총선승리를 위해 뛰어주십시오.
전국각지에서 분에 넘치게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합니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합니다. 국민과 정관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승리합니다. 총선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드림
그리고 곧바로 저는 컷오프된 아픈 사람들을 모아 더컸유세단을 만들어, 공천 떨어진 사람들이 공천받은 후보를 지원유세하기 위해 다녔습니다.
정당사에 일찍이 볼 수 없던 광경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8년 전 컷오프가 되었던 날을 어찌 잊겠습니까.
그날의 심정을 어찌 말로다 형언할 수 있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잿빛 하늘이 기억납니다.
‘이제 무얼 하지, 이제 어떻게 하지, 가족들은 어떻게 보지, 당원과 지지자들, 보좌진들은 어떤 표정으로 만나지’, 머릿속은 하얗고, 세상은 깜깜하고, 심장은 벌렁거리다 멈추고, 멈췄다가 다시 벌렁거리던 그 시간. 암흑 속에서 숨만 쉬었습니다.
너무나 큰 충격에 빠지면 분노도 없고 슬픔도 없습니다. 눈물도 메말라 버립니다. 사나흘이 지나서야 기사도 보고, SNS 응원 글도 보았습니다.
‘99%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정청래 컷오프로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정신이 더 바짝 들었습니다. 선당후사의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더컸유세단은 이때 제 마음속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총선승리를 저들에게 내줄 수 없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국을 지원 유세하러 미친 듯이 돌아다녔습니다. 춤도 췄습니다.
총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컷오프된 사람들을 봅니다. 억울하지 않은 컷오프는 없습니다. 요즘 동료들의 컷오프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8년 전 제 심정과 똑같을 겁니다. 그 마음, 그 심정 제가 압니다. 무슨 말을 하든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위로하고 또 위로합니다.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이 들어오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위로합니다.
8년 전 그날을 생각하며 말씀드립니다.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참기 힘든 모멸감이 들 겁니다. 모든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위로합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릅니다. 오늘 다 끝나고 멈춰버리지 않습니다.
마음 아프신 분들 진정으로 위로하고 또 위로합니다. 그래도 건강 잘 챙기시고 힘내십시오. 요즘 제 마음도 너무 아픕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함께 갑시다.
총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되지 못해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