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 차원이건 아니면 간에 뜻을 모아 보려고 어젠다(의제)를 올립니다. 전문지에 근무하는 동문들이 예컨대 <전문기자의 길> 이라는 책을 한 권 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의미-책 한 권 내는 것은 동문회나 고려기자아카데미 양측에 큰 도움이 됩니다. 홍보는 물론 우리의 역량 축적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도 합니다. 전문기자의 힘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죠.
자주 드는 사례기는 합니다만 재론하면, 펜션업계 선두주자인 렛츠고펜션은 이학순 사장이 책을 내면서 동시에 홍보를 했습니다. 그래서 펜션이라는 개념이 일반에 알려졌고, 그 책을 읽고 문의하는 경우가 급증해 지금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히게 됐습니다.
*가능성-우리 동문회는 이제 1년을 넘어섰고 아카데미도 5년을 넘었습니다. 그만큼 특수 영역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많아 쫀쫀한 글감은 분명 넘쳐날 겁니다. 또 아카데미 졸업생들도 1천명이 넘습니다. 이 정도면 맨파워는 상당수 구축되었다고 봅니다.
또 전문기자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수요 시장도 형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일간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패션, 명품, 출판, 의약, 산업, 스포츠, 여행, 시사, 종교, 문예 등 나름의 전문 영역에서 일하는 기자를 선호하는 층이 분명 있다고 봅니다. 그들의 정보욕구에 우리들의 인적 네트워크가 합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맨파워와 수요층 성숙 여기에 적절한 마케팅이 합쳐져야죠.
*형식-만약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지면 나름의 4,5명 정도의 기획팀이 꾸려져야 겠지요. 그리고 이들 중심으로 편집방향이 정해지고 각 분야를 맡아 글을 쓰는 사람과 형식도 나눠지겠지요. 이 과정에 여러 동문의 적극적인 참여는 필수 입니다.
기획과 작성은 우리 동문회와 아카데미가 주체가 되어 추진하고 인쇄와 판매는 아마 기존의 전국 총판망을 가진 출판사를 모색해야 할 겁니다. 어차피 우리는 가족잔치를 위해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팔릴 수 있는 책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장밋빛 전망-책이 전문화된 정보를 요구하는 책 시장의 수요와 맞물려서 잘 팔린다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는 것은 물론 전문기자로서 자기의 필명을 알릴 좋은 기회입니다. 우리들 개개인은 이른바 저자로서의 브랜드 구축이 되는 것이죠. 전문기자 간의 인력망은 지금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책을 통해 찰지게 결속될 수 있습니다.
*회색빛 전망-책이 잘 못만들어질 경우, 그야말로 집안 잔치로 전락하고 비용을 우리가 떠안아야 합니다. 물론 자긍심은 남겠지요. 아직은 그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회색빛 시나리오는 여러가지겠지요. 우선 기획팀 구성원들이 한 방향으로 책을 이끌지 못할 경우, 둘째 기획팀과 글 제공자간 유기적 연결이 안될 경우(여러분 졸업작품집 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더구나 이젠 현직에서 뺑이 치고들 있는 사람들입니다), 출판의 3T 원칙, 즉 타임, 타깃, 타이틀에서 실패해 내용은 좋으나 판매가 부실할 경우가 있겠지요. 이밖에 어긋날 변수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결론- 가능성은 있어 보이나 방향은 안 보입니다. 후배 제현들의 멋진 아이디어를 들을까 합니다. 그러니 이런 물음 다발은 어떻습니까.
과연 책을 낼 시기는 무르익은 걸까요?
책을 만들 역량이 우리에게 있는 걸까요?
책을 파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까요?
우리는 책을 통해 무얼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우리는 열심히 또 치열하게 살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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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시답잖은 제 생일에 글까지 올려준 후배들께 감사합니다. 괜히 팔푼이가 된듯한 민망함도 드네요. 그나저나 이달 말 날 잡아 한번 보도록 하지요.